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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잇단 실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12월 22일 전북 지역 청년과 만난 자리에서는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를 못한다"고 했고, 다음날인 12월 23일 전남지역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선 "민주화운동 중에는,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운동을 한 분도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국민과 민주화운동을 깎아내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윤 후보는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려야 한다는 이야기", "민주화 이후에도 이념에 사로잡힌 운동권에 사회가 발목 잡혔다는 것" 등 해명을 내놨지만, 여론의 뭇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 행보나 발언이 시시각각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정책 못지않게 후보 발언도 주요 검증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윤 후보는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들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7월 19일 매일경제 인터뷰),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9월 13일 안동대 간담회) 등 차별적 시각을 반복해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도 가볍게 넘길 내용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논란이 된 발언을 보도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논란 발언 쏙 빼고 보도한 한국경제

윤 후보 발언으로 빈곤층 비하 논란이 일자 방송 저녁종합뉴스는 당일, 신문은 다음날 해당 발언을 즉각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 <윤석열 "극빈 생활에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르고 필요성 자체를 못 느껴">(12월 23일 조문희 기자), 동아일보 <윤 "극빈하고 배운것 없는 사람 자유가 뭔지도 몰라" 발언 논란>(12월 23일 윤다빈 기자), JTBC <"극빈하고 배운 게 없으면 자유 몰라"…또 실언 논란>(12월 22일 채승기 기자) 등은 윤 후보 문제 발언을 제목에서 언급하며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유력 대선 후보가 차별적 시각을 내포한 문제 발언을 반복해온 점을 감안해 12월 22일 발언도 비중 있게 다룬 것입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빈곤층 비하 논란 발언을 보도하지 않은 한국경제(12/2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빈곤층 비하 논란 발언을 보도하지 않은 한국경제(12/23)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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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언론이 윤 후보의 문제 발언을 즉각 보도하고 비판했지만, 한국경제는 해당 발언은커녕 논란이 있다는 사실조차 전하지 않았습니다. <윤, 다시 호남행…"전북, 수소산업 거점으로 육성">(12월 23일 성상훈 기자)은 "청년 실업률이 높아 젊은 세대의 불안감이 높다. 이 때문에 2030세대가 정권교체에 더욱 큰 관심을 갖는다" 등 윤 후보가 전북지역 청년과 만남에서 한 이야기를 상세히 전했지만, 문제가 된 빈곤층 비하 발언은 싣지 않았습니다. 해당 발언 이틀 후인 12월 24일 <이 와중에 겹악재…윤 잇단 실언·장모 실형까지>(12월 24일 이동훈 기자)에서 "구설에 올랐다"며 윤 후보 발언을 짧게 언급한 게 전부입니다.

논란 발언 연달아 무보도, 의도성 의심할 수밖에

한국경제가 윤 후보 논란 발언을 빠뜨린 행태는 다음날에도 이어졌습니다. 윤 후보는 극빈층 비하 논란 발언을 한 다음날인 12월 23일 전남지역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80년대 민주화운동 중에는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운동을 한 분들도 있다"고 말했고, '수입된 이념'을 묻는 취재기자 질문에 "80년대 이념투쟁에 사용된 그 이념들, 예를 들어서 남미의 종속이론도 있을 테고, 북한에서 수입된 주사파 주체사상 이론들도 있을 테고"라고 답했습니다. 윤 후보 발언이 나오자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80년대 많은 이들을 고통 받게 한 색깔론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날 문제가 된 발언 역시 한국경제만 외면했습니다.

윤 후보의 극빈층 비하 발언,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모두 현장에서 취재기자의 재질문이 나올 정도로 논란의 여지가 컸습니다. 그럼에도 윤 후보의 논란 발언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극빈층 비하 발언, 문제의식 없이 '받아쓰기'만

극빈층 비하 논란 발언 보도를 했더라도, 논란이 어떤 내용인지 설명 없이 문제 발언과 해명만 언급한 경우가 있습니다. TV조선 <윤 "청 수석·제2부속실 폐지할 것"…호남 찾아 5·18 열사 추모>(12월 22일 홍연주 기자)는 윤 후보의 호남 행보 소식을 전한 뒤, 문제 발언과 함께 "논란의 소지가 있는 답변을 했다"고만 짧게 붙였습니다. 조선일보 <호남 방문한 윤, 586운동권 출신 함운경씨 만나>(12월 23일 노석조 기자)는 소제목에 '발언 논란'이라고 적었지만, 이 발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짚지 않고 윤 후보 발언만 적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빈곤층 비하 발언을 보도한 신문 지면(12/23) 및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기사(12/22) 제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빈곤층 비하 발언을 보도한 신문 지면(12/23) 및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기사(12/22) 제목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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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향 적극 비판...정치인 문제 발언 더 예의주시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극빈한 사람 자유 몰라” 발언을 비판한 동아일보 사설(12/2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극빈한 사람 자유 몰라” 발언을 비판한 동아일보 사설(12/23)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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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등 일부 언론과 달리 윤 후보 발언의 내용뿐 아니라 발언 맥락을 적극 보도하고 비판한 언론도 있습니다. 중앙일보 <윤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몰라" 논란>(12월 23일 윤성민 기자), 한겨레 <윤석열 "극빈하고 못 배우면 자유 몰라" 빈곤층 비하 논란>(12월 23일 김해정 기자) 등은 제목에 윤 후보의 발언을 싣고, 발언이 나온 맥락과 윤 후보 해명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동아일보 <사설/윤 "극빈한 사람 자유 몰라"… 유력 대선후보 발언 맞나>(12월 24일)는 윤 후보 발언의 맥락이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가난하다고 해서 자유를 모르고 그 필요도 못 느낀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어려운 사람일수록 더욱 자유를 간절하게 느낀다"고 비판했고, "자유란 마치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베푸는 시혜적인 가치인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 <사설/윤석열, '극빈층은 자유 모른다'더니 민주화운동도 폄훼하나>(12월 23일)는 "극빈층을 폄훼할 의도는 없는 '실언'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으로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짚었습니다. 또 윤 후보의 잇단 실언에 대해선 "대선 후보의 발언은 곧 그의 인식과 사유를 보여준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으로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외교안보 석상에서 말실수를 하면 그 파장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윤 후보의 자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언급했듯, 정치인의 발언은 평소 생각과 철학을 드러냅니다. 언론이 이를 보도하고 그 맥락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은 후보의 철학과 가치관을 검증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특히 문제 소지가 있는 대선 후보 발언은 더 예의주시해서 살펴보고 유권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런데도 문제 발언만 빼고 보도하는 행태는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고, 발언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행태는 후보 검증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1년 12월 22~2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12월 23~2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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