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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체결한 한시적 통화스와프계약이 예정대로 이달 31일 계약만기 일에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힌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방지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체결한 한시적 통화스와프계약이 예정대로 이달 31일 계약만기 일에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힌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방지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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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의 '무제한 돈풀기'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세계 각국의 부채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었다. 국내 가계부채에도 '역대 최다' 꼬리표가 붙었다. 전문가들은 제로금리 시대의 종말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러올 각종 긍·부정적인 미래를 전망하는 기사도 쏟아졌다. 

2021년 말과 똑 닮아 있는 이 상황은, 지난 2015년 연말의 이야기다. 그해 12월 17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10여년 계속 돼왔던 제로금리 시대를 끝냈다. 이후 2018년 4분기에 이르까지 총 9차례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상기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개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현재의 2배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FOMC 위원의 과반은 내년에 금리가 3차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연준의 결정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각에선 미국의 경기 정상화가 대미 수출 증가로 이어져 국내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반면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비관론도 파다하다. 막대하게 풀렸던 달러 유동성이 금리 인상으로 미국으로 다시 흘러들어가는 과정에서 신흥국 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금리 인상기였던 2015~2016년에는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까.  

여파 컸던 2016년

실제 2015년 연말부터 시작된 과거 금리 인상기는 지금과 닮은 점이 많다. 먼저 미국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비정상"이라고 지적할 만큼 이례적이었던 제로 금리를 수년간 유지해 왔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같은 해 12월 금리를 사실상 '0%'(0~0.25%)로 인하하면서 제로 금리 시대를 열었다. 제로 금리는 이후 약 7년간 유지됐다.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에 따라 시중엔 막대한 돈이 풀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자산은 2008년 48조6000억달러에서 2016년 166조500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3월 6547.05까지 떨어졌던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2015년 17603.87으로 마감해 6년간 약 3배 가깝게 성장했다. 

2015년 기준 미국의 실업률도 연준이 세워둔 완전고용 목표인 4.9%에 가까운 5%대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미국은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며 2015년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금리인상의 여파는 거셌다. 2016년 첫 일주일 동안 세계 경제는 '패닉의 한 주'를 보냈다. 세계 주요 증시와 국제유가, 각국의 환율이 요동쳤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건 증시였다. 당시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6년 1월 3일 약 64조4483억 달러였던 세계 증시의 시가 총액은 불과 5일 만인 8일, 60조252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거센 후폭풍 맞은 신흥국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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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을 이끈 건 중국 증시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8%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9872억 달러가 증발했다.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 역시 6.2%가 떨어지면서 시장에서 1조2855억 달러가 사라졌다. 세계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 총액 규모만 놓고 보면 여느 금융위기 못지 않았다. 반면 코스피는 3.4% 떨어지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신흥국과 선진국 간 자금 양극화 현상도 심화됐다. 연준이 2016년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금리 인상은 한 차례만 이루어졌다. 하지만 연말께 2017년 세 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통화 가치가 2015년 대비 2016년에 20% 가량 떨어졌고 특히 신흥국 통화는 '강달러' 앞에 맥을 못 췄다.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머니무브'(Money Move, 자금 이동)도 가속화됐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특히 2016년 11월, 25개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유출 규모는 총 242억 달러에 육박했다. 인도나 태국, 대만 등에서 158억 달러, 남미 24억 달러, 신흥 유럽 39억 달러, 중동 및 아프리카 21억 달러 등이 각각 빠져나갔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등이 겹치면서 2016년 1분기 세계 무역량은 증가세를 멈췄고 2분기엔 0.8% 감소했다. 또 2016년 전세계 화물교역량은 1.7% 증가한 수준에 머물러,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시 도래한 금리인상기, 2022년엔?

현재 국내 상황도 2015년 말과 비슷한 양상이다. 우선 2015년 말 당시 자산 가격 상승과 더불어 가계부채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1200조원에 이르렀다. 가계부채 증가율도 가팔라, 2015년과 2016년 각각 10.9%와 11.6% 등 두 자릿수로 상승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세계 각국 정부가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막대한 유동성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 부채 증가가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2022년은 2016년의 재판이 될까. 불확실성이 큰 탓에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세계 1, 2위인 미국과 중국의 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 행보가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물가 폭등을 막기 위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겠다고 한 미국과 달리, 최근 중국은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등의 영향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존 연 3.85%에서 연 3.8%로  0.05%p 내렸다. 지난 6일에는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해 은행이 민간 대출을 더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22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5.3%로 예상했는데, 이 전망치가 현실화 할 경우 중국으로선 코로나19 여파가 덮친 지난해를 제외하고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처럼 세계 각 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자산 가격 조정, 중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내년 증시에 대한 비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와 관련해 "과거 2016년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2014~2015년과 달리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며 "2022년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도 한 자릿수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2022년은 2016년과는 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 당시 신흥국 주식시장은 선진국 통화정책 긴축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현재 신흥국 주식시장 가격 조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선진국 대비 신흥국 주식시장 상대 주가수익비율(PER)은 0.65배로 2015년 위안화 평가절하 당시보다 낮다"고 말했다. 이미 가격 조정이 이루어진만큼 급락 위험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2015년 기준금리 인상 당시, (경기선행성 지표인) ISM 제조업 지수는 기준선에 못 미치는 침체 영역이었지만, 현재 중국 경상수지 규모는 4개 분기 누적으로 계산했을 때 2015년 말 당시보다 27.9%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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