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생각을 빼앗긴 세계>표지
 <생각을 빼앗긴 세계>표지
ⓒ 반비

관련사진보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 당시였다. 구글은 세계를 정복할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구글은 검색엔진, 유튜브, 인공지능, 자율 주행, 로봇, 심지어 우주 개발까지 하고 있다.

다른 테크기업들도 비슷하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고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사업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해나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자율 주행 자동차는 이들에게도 화두다. 이들 기업이 가진 가장 무서운 힘은, 이른바 "독점"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테크기업에 대한 의존도도 매우 높아졌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이 지닌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최근에는 SNS 유명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가 등장했고 이들은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므로, 인플루언서가 지닌 힘도 막강해졌다.

뉴스를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이제 누구도 종이신문에 의존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유튜브, 팟캐스트, SNS나 인플루언서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맞춤형 광고나 데이터를 제공하며 친숙하고 익숙한 브랜드가 되었다. 그러나 독점의 무서움은 어느덧 이들이 소비자의 취향과 생각마저 조종한다는 사실이다.

쉽고 간편하게 제공되는 정보의 함정 

우리나라만 해도 포털의 검색어 순위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언론의 고유 권한인 "아젠다 세팅"을 주도하곤 한다. 포털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고 포털의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일은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이 되었다.

사회 이슈마저 언론의 힘보다 포털의 영향력이 더 강해졌다. 사람들은 각 언론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뉴스를 보기보다 포털이 제시하는 뉴스를 보고 그 뉴스들을 퍼나른다. 이러한 일은 전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지만, 이들이 특정 정보를 골라준다면 그것만큼 편한 일이 없다. 그러나 반대로 특정 정보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확증편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정보들은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집단에게 퍼지고 개인은 집단이 정해주는 뉴스를 보고 집단의 생각에 휩쓸린다.

내가 직접 수많은 정보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어내는 대신, 타인이 정해주는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위에는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거는 뉴스피드가 페이스북을 "개인용 맞춤 뉴스"로 탈바꿈시켰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이는 좋은 의미로 들리지만, 사실상 알고리즘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과거처럼 도서관에 앉아 어떤 정보를 찾고 공부하는 사람은 없다. 그로 말미암아 인터넷이 만능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으며 해당 정보를 타인에게 의존하는 일이 일반화되었다. 지식마저 타인에게서 찾으려 하는 경향이 짙어졌고 '지식의 아웃소싱'도 일반화되었다. 맞춤형 광고나 맞춤형 데이터의 제공은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하지만, 알고리즘이 정해주지 않는 정보는 무시되고, 결국은 알고리즘의 틀안에서 제한된 사고를 하게 된다.

인터넷 정보를 분별해서 수용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우리에게는 너무 많은 정보가 있고, 이 많은 정보들을 분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노력을 아웃소싱하는 대신,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게 되고,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생각을 조종할 수 있는 위치에 이르렀다.

이 알고리즘은 거대 테크 기업의 의도에 따라 움직일 수 있고, 이들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 인터넷이 만능이란 믿음 속에 맞춤형 데이터 서비스에 강한 신뢰를 보내지만, 우리가 인식도 하지 못하는 사이 이들 기업이 우리의 뇌에 군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인터넷 정보의 신뢰는 얼마나 위험한가. 지그문트 바우만은 <친애하는 빅브라더>를 통해 과거의 감시는 감시자의 존재가 명확했지만, 현재의 감시는 누가 어떻게 감시하고 있는지 감시자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감시가 일반화되었다고 말한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사람들은 텔레스크린, 도청장치, 사상경찰의 감시를 받지만, 현재의 우리는 감시받는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거대 테크 기업의 서비스에 의존하며 그들에게 순순히 감시 권한을 넘겨주었다. 이 정보를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 테크기업이 사람들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치고 조종할 때 이들이야말로 우리를 위협하는 "빅브라더"이다.

생각을 빼앗긴 세계 - 거대 테크 기업들은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가

프랭클린 포어 (지은이), 박상현, 이승연 (옮긴이), 반비(2019)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상가 입니다. 블로그 "사소한 공상의 세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