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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흐린 탓에 노을 색이 밝지 못하다
▲ 노을 지려는 해변 바닷가 날이 흐린 탓에 노을 색이 밝지 못하다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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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 해가 저물가고 있다. 며칠이 지나면 새해다. 연말이 되면서 딸들은 아빠 엄마에게 무척 관심을 가지며 자주 연락을 한다. 행여 아프지 않을까, 밖에 나가지 못하는 시간을 우울하게 보내지 않을까, 매번 전화로 우리 부부의 근황을 물어본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남편은 싫지 않은 눈치다. 전화하는 목소리가 밝고, 웃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말수가 줄어들고 외롭다. 만날 사람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드물다. 

누가 재미를 만들어 주는 건 아니다. 자기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만들고 행복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나와 남편은 성향이 다르다. 남편은 조용히 삶을 관조하는 사람이고 나는 스스로 즐거움을 찾고 만들며 잘 살아는 스타일이다. 조용하고 평온한 가운데서 내 삶의 즐거움은 항상 내가 만든다.

서울에 살고 있는 둘째 딸에게 반가운 소식이 왔다. "엄마 나 신시도 자연휴양림 예약 대기 2번 받고 대기 중이 었는데 예약되었어요." 딸이 예약한 군산 신시도 자연 휴양림이 요즈음 핫 플레이스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새로운 자연 휴양림이라서 예약이 어려운데 예악 됐어요." 딸의 목소리가 한껏 들떠 있다. 기분 좋아하는 딸 전화에 나도 기분이 올라간다.  

사람은 한 자리 한 곳에만 머물면 지루하고 답답하다.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새로움을 충전해야 삶이 즐겁다.

"엄마 나 금요일 군산 내려가요, 아빠 엄마랑 같이 점심 먹고 신시도 휴양림 숙소로 가서 오후 3시에 입실하면 돼요. 새로 신설한 곳이라서 준비해야 할 것은 집에서 해가야 하고 밥해 먹을 준비도 해야 해요."

일단 전화를 받으니 기분은 좋다. 겨울이라 춥기는 해도 추우면 얼마나 추울까 걱정을 내려놓는다. 나는 군산 가까이 살아도 소식을 모르는데 멀리 있는 사람이 더 잘 안다. 언제 휴양림이 생겼을까, 참 소식이 감감한 체 모르고 사는 게 많다.

원래 군산이란 도시 이름은 무리 군자에다 뫼산 자를 쓴다. 산들이 모여 있는 곳이 군산이라는 이름이지만 사실은 군산은 섬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래서 예부터 고군산 군도라고 불렀다 한다. 군산은 6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다. 63개의 섬 중에 사람이 사는 유인도는 16개이며 무인도는 47개이다.

새만금 방조제를 축조하고서 도시와 섬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지금 차만 타면 군산의 유인도 섬과 연결이 되어 아무 때나 방문을 할 수가 있다. 섬들은 산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곳이 많다. 지금은 코로나로 주춤하지만 따뜻한 봄이 오면 많은 관광객과 낚시꾼이 고군산 관광을 많이 오고 있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신시도에 대한 안내문을 보니 이렇게 적혀있다.

"고군산도의 24개 섬 중 가장 크고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대각산 정상 전망대는 고 군산산 군도와 새만금 방조제의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등산코스로 유명하며 가을 신시도 앞바다를 지날 때면 한 폭의 그림 같은 월명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국립 신시도 자연 휴양림은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하는 힐링하는 휴양림으로 '해' '달' 그리고 별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지어진 휴양시설과 해안 탐방로 태양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신시도 근거리에 있는 다른 섬들도 탐방해 볼 수 있는  여행지이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금요일, 서울에서 내려온 둘째 딸과 사위와 점심을 먹고 곧바로 신시도로 향했다. 아침부터 하늘은 어두 컴컴하고 눈이라도 올 것 같은 날씨였는데 드디어 하얀 눈이 오기 시작한다. 아니 눈이 온다고 하기보다는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휘몰아쳐 운전하는 차창 밖이 보이질 않는다. 아주 깊은 겨울 속으로 들어온 날씨다.

새만금 바다 위를  달리고 있지만 양옆 바다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이런 날 여행이라니 느낌이 색다르다. 하늘 아래 보이는 자연은 침묵하는 듯하다. 신시도 휴양림은 군산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어제까지도 포근한 날이었는데 하루 사이 날씨가 변하여 밖에 서있기 조차 힘든다. 

곧바로 신시도 휴양림에 도착을 하니 언제 만들어 놓았는지, 방문자 안내 센터 건물이 있다. 딸은 안내 센터에 들려 숙소 키를 받고 숙소를 찾아 입소부터 했다. 날씨가 워낙 춥고 바람이 불어 꼼짝 할 수가 없다.

일단 숙소에 들어오니 커다란 방이 따뜻하게 데워져 있고 유리창 밖 베란다를 넘어 보이는 풍경에 시선이 쏠린다. 눈보라가 치는데 밖에 보이는 소나무는 사정없이 흔들이고 바다가 보이는데 파도 소리가 엄청나다. 

어찌나 바람소리가 요란한지 방 천정에 환기구에서도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함께 방 안으로 들어온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사람조차 날릴 기세다. 바닷가라서 바람이 더 요란하다. 바람이 많이 부니 철석이는 파도 소리조차 요란하다. 

밤이 오고  파도 소리 바람 소리가 더 명료히 들린다. 원래 소리란 태곳적 우주의 신비한 자연의 소리다. 바다는 생명의 어머니 품속 같은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도 춥기는 하지만 바람은 멎었다. 소복이 쌓인 눈을 밟고 태양 전망대에 올랐다. 신시도는 바다로 둘러 쌓인 곳이다. 전망대에서 선유도 방축도 무녀도 명도 말도 등 많은 섬들이 눈앞에 보인다. 잘 보지 않은 초록 등대가 보인다. 띨은 등대 색깔에 따라 의미가 있다고 말해 준다. 초록 등대는 주변에 보이지 않는 암초가 있으니 근처에 절대 접근하지 말라는 표시라고 한다. 

이곳 자연 휴양림은 숙소가 많았다. 숲 속에 커다란 휴양관이 2동 있고 띄엄띄엄 단독 숙소가 있다. 커뮤니티 시설과 각종 체험관도 갖추어있다. 지금은 겨울이라서 코로나로 운영을 하지 않고 휴관이다.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봄이 오면 숲 체험도 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즐기며 보낼 수 있는 재미있을 것 같다. 겨울이라서 마음껏 못 누렸던 시간들은 다음으로 미룬다.

겨울 여행은 쉼이고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우리는 힘든 코로나와 맞서 무탈하게 일 년을 잘 살아냈다. 삶이란 때때로 불가 항력적인 순간도 오겠지만 이제는 고이 접어 한편에 묻어두고 내일도 잘 살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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