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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초등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 발표에 반발한 돌봄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일부터 시 교육청 중앙현관 상부에서 농성을 1주일째 이어가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초등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 발표에 반발한 돌봄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일부터 시 교육청 중앙현관 상부에서 농성을 1주일째 이어가고 있다.
ⓒ 학비노조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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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돌봄교실 확대를 놓고 부산시 교육청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돌봄 계획 발표에 반발해 시작된 학비 노동자들의 시 교육청 본관 입구 농성은 15일로 일주일을 넘어섰다.  (관련기사: 돌봄교실 확대했지만 노조 "압축노동" 반발, 왜?http://omn.kr/1wdye)

이들이 교육감 돌봄개선 발표에 반발한 까닭은
 
 
김진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장 등 조합원 3명은 지난 9일 부산시 교육청 본관 시설물 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김석준 교육감의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 발표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출입이 막히자 기습적으로 본관 위로 올라갔다. 이들은 "부실 돌봄이 없도록 김 교육감이 제대로 된 협의를 해야 한다"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문제로 삼는 것은 김 교육감의 발표 내용이다. 이날 김 교육감은 초등 돌봄 교실을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방학까지 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마다 1명 이상씩 전일제(8시간) 돌봄 전담사 배치, 돌봄 교실 2022년 32곳 추가 등을 약속했다. 돌봄 교실을 기존 530실에서 562실로 확대하고, 부산형 돌봄 모델인 우리 동네 자람터를 12실 더 추가해 돌봄 수용률을 최대한 1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비노조는 이는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윤미경 전국학비노조 부산지부 사무처장은 "초등돌봄은 짧은 시간 안에 청소와 간식, 돌봄에 행정업무까지 해야 하는 압축노동의 형태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전일제 도입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가 설명한 것처럼 별도의 행정업무를 볼 시간이 필요한데도, 기존 5시간 돌봄에 대한 개선안은 빠져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시 교육청은 교육부가 발표한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에 따라 돌봄 확대 계획을 수립해왔다.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내건 문재인 정부는 지난 8월 정부종합청사에서 관련 계획을 공식화했다. 주된 내용은 초등 돌봄 교실을 연 700실 확충해 3500실까지 늘리고, 운영시간도 2시간 더 확대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돌봄시간 6시간+1~2시간 행정업무' 등 돌봄전담사의 적정한 노동시간도 확보하기로 했다.

부산시 교육청의 이번 발표도 이러한 방안의 연장선이다. 다만, 전일제 돌봄전담사를 확대하지만 시간제 돌봄전담사를 유지하는 등 일부 개선에 그쳤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전남, 경남, 대전, 울산교육청 등이 모든 초등 돌봄전담사를 상시 전일제로 전환키로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 경기, 제주교육청도 노조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해법을 논의 중이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이 9일 시교육청에서 ‘부산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이 9일 시교육청에서 ‘부산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부산시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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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남·대전·울산은 추진, 부산은 어렵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돌봄 논란을 해결하려면 갖가지 업무에 치이는 전담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가 작용했다. 윤미경 사무처장은 부산 또한 이들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산시 교육청은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개선방안을 내놨고, 노조의 '전체 돌봄전담사 전일제'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당장 저녁 돌봄 수요가 크지 않아 점진적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 교육청의 입장이다.

본관 농성 과정에서 대화가 끊겼지만, 그나마 협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정란 시 교육청 노사협력팀 사무관은 "모든 전담사 선생님들을 상대로 근무시간 변경 희망조사를 진행 중이고, 이를 취합해 노조와 17일 만나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공문을 노조로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농성에는 지난해 암 수술을 받은 조합원까지 포함돼 있어 빠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성자 중 한 명인 김재희 전국학비노조 돌봄전담사 분과장은 지난해 암수술을 받고 계속 치료를 이어왔다. 교육감의 발표에 분노한 김 분과장은 건강을 생각할 겨를이 없이 교육청 현관 위를 향했다. 지금은 텐트 하나에 의지해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즉각 협상을 촉구한 김선양 부산학부모연대 상임대표는 "한파가 몰아치는데 건강이 너무 걱정스럽다. 이들을 이렇게 본관 캐노피 위로 내몬 것은 시 교육청의 책임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단체도 부산시 교육청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장선화 부산여성회 대표는 "코로나 확산 상황에서 아이들을 학교에서 온전히 지켜냈던 곳이 돌봄교실이었고, 그곳에는 돌봄전담사들이 있었다"라며 "사회 필수노동이 된 소중한 초등돌봄을 반쪽, 부실 돌봄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지역 20여개 단체가 모여있는 부산민중행동 준비위와 진보당 부산시당·부산여성비정규노동센터도 각각 기자회견, 집회 등을 통해 대화를 압박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등으로 꾸려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역시 부산을 주목하고 있다. 전국학비연대회의 관계자는 "현재 17개 시도 교육청 집단교섭도 부산 등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 타결이 안 되고 있다"라며 "22일 부산시 교육청 앞으로 모여 심판 투쟁에 나선다. 그리고 이날까지 농성이 지속된다면 이 부분도 집중적으로 규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초등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 발표에 반발한 돌봄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일부터 시 교육청 중앙현관 상부 위에서 농성을 1주일째 이어가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초등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 발표에 반발한 돌봄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일부터 시 교육청 중앙현관 상부 위에서 농성을 1주일째 이어가고 있다.
ⓒ 학비노조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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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부산시 교육청, #김석준, #학비노조, #학비연대회의, #초등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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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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