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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에 참석,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에 참석,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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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전에 누구나 정의로움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게 하겠다. 이것이 제 가슴에 새긴 사명이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게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다. 저는 그 뜻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법을 집행하면서 위축되지 말라는 격려로 생각해왔다. (…) 국민들께서 그동안 제가 공정과 법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다 보셨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출마선언을 하며 외친 말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윤석열은 건국 이래 최대의 권력형 피해자다. 그러나 전직 법무부장관을 기소하고 법무부의 징계에 반발하여 소송을 걸었으며 국회에 출석해서는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직원이 아니다"며 국회의원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특수통 출신 검사로 검찰 조직을 특수통 중심으로 바꿔 청와대든 국정원이든 기무사든 가릴 것 없이 강제수사의 칼을 들이댔던 윤석열은 검찰을 건국 이래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의 수장이었다.

검찰이 비선출 권력으로서 경험해보지 못한 권력을 만들어갈 때 국민으로부터 선택된 선출직 권력 청와대의 그것은 비례하여 왜소해졌다. 수차례에 걸쳐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해야 했고 관련도 없는 사건의 공소장에 대통령의 이름이 수십 번 오르내리기까지 했다. 이렇듯 윤석열 체제의 검찰에서 윤석열은 대통령을 능가하는 권력을 누렸다.

그러나 비선출 권력이 선출권력을 압도하는, 국민의 주권행사로 통해 창출된 권력이 검찰 엘리트 권력에 의해 능욕당하는 민주주의가 역전되는, 공정과 법치가 무너져가는 상황의 주인공 윤석열은 "국민들께서 그동안 제가 공정과 법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다 보셨다"며 스스로 권력형 피해자라 주장했다.

그렇다. 윤석열은 법무부장관의 찍어내기에 의해 직무가 정지되고 무려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은 권력형 피해자일 수 있다. 그리고 직무정지와 징계에 반발하여 가처분을 내고 연이어 취소소송을 제기한 그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수호한 투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윤석열이 지키고자 했던 정의는 권력에 당당히 맞서는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써의 검찰이었을 것이다.

윤석열의 결정적 모순

하지만 윤석열은 검찰을 지키기보다는 그가 자신을 억압했다 주장했던 그 권력을 얻겠다며 검찰총장직을 던져버렸다.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이 정의를 위협하니 차라리 내가 대통령이 되어 정의를 세우겠다"는 그의 행동은 충분히 지지받을 일이다. 그러나 그의 말과 행동에는 결정적인 모순이 있다. 자신에 대한 억압의 상징이었던 직무정지와 징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어떠한 처분이 부당하다면 그것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처분에 의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예상된다면 가처분을 통해 효력을 정지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부당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추구하겠다는, 스스로가 "공정과 법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억압을 당한 검찰총장이라는 그가 직무 정지가 위법하다며 취소소송을 제기해 놓고 검찰총장직을 관두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부정이다.

그동안 윤석열은 임기가 남은 검찰총장직을 던지고 대권에 도전한 것을 자신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징계에서 그 정당성을 찾아왔다. 검찰총장직을 던진 것이 아닌 권력에 의해 쫓겨난 것이고, 이렇듯 문재인 정부의 최대 피해자인 자신이 정권을 교체해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10일 법원은 더 이상 검찰총장이 아닌 윤석열이 검찰총장 직무 정지에 대한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며 그가 제기한 검찰총장 직무 정지 취소소송을 각하했다. 직무 정지의 취소 여부를 판단해 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측 소송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법무부의 직무집행정지 처분이) 옳다는 판단도, 틀렸다는 판단도 아니다"라며 "소의 이익이 없다고 각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욕망의 발현이었나

자신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면 그렇기에 이를 취소해 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다면 윤석열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렸어야 했다. 그가 말하듯 이번 각하 판결이 소의 이익이 없다는 판단에 불과하다면 스스로 검찰총장을 그만둬 자신의 청구를 각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끝끝내 검찰총장직을 유지해 취소 판결을 받아냈어야 했다.

불의에 대항하겠다던 그는 스스로 그것이 정의인지 불의인지 판단 받을 기회를 없애버렸다. 이번 각하 판결은 그가 자초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그의 말에 따를 때) 정의를 바로 세울 기회를 스스로 휴지통에 버려버렸다. 결국, 이번 각하 판단은 순전히 윤석열의 잘못이며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물론 지난 10월 2개월의 정직 처분이 오히려 가볍다면 윤석열이 제기한 취소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에 따를 때 그가 검찰총장직을 유지했다고 해도 직무정지 취소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가 검찰총장직을 던져버린 것은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함이 아닌 검찰이라는 비선출 권력을 통해 선출 권력에 대항했던 그가 스스로 선출권력이 되고자는 욕망의 발현이었을 것이다.

만약 윤석열이 스스로의 표현과 같이 권력에 맞서 싸우다 핍박받은 피해자라면 끝까지 검찰총장으로 남아 자신의 명예를 다시 세워주는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냈어야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비록 법원이 자신의 손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최소한 소신을 지킨 검찰총장으로는 기억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법원의 판단 기회를 저버린 그는 권력에 의한 피해자가 아닌 권력에 기웃거리는 정치검찰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윤석열 검찰 체제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수사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심지어 이들 중에는 현직 검사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판단 받을 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세상을 등져야 했다. 반면 윤석열은 그 기회를 스스로 버려버렸다.

백번 양보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게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다. 저는 그 뜻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법을 집행하면서 위축되지 말라는 격려로 생각해왔다. (…) 국민들께서 그동안 제가 공정과 법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다 보셨다"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윤석열은 최소한 그의 총장 재직시절 수사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고인들에게 고개라도 숙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 출신들로 선대위를 구성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됐을 때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법원의 각하결정은 윤석열의 대선후보 자격에 대한 각하결정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광민은 법률사무소 사람사이 대표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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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사람사이 대표 변호사다. 민변 부천지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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