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년 만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 이인선 사회복지사는 초반에는 걱정인형 마냥 온갖 걱정을 안고 살았지만 5개월여가 지난 지금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년 만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 이인선 사회복지사는 초반에는 걱정인형 마냥 온갖 걱정을 안고 살았지만 5개월여가 지난 지금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방관식

관련사진보기


8일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이인선(48) 사회복지사는 "늦은 나이에 취업한 것이 무슨 자랑이냐?"며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표정에는 행복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비로소 인생이란 무대에 주인공으로 섰기 때문인 것 같았다.

여성에게 있어 엄마의 역할은 끝이 없다. 어렸을 때는 어린대로 커서는 또 큰 만큼 손길이 필요한 탓이다. 오랜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온 이 사회복지사가 세상을 향해 나올 때도 고2와 중2의 아이들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아이들이 한창 공부할 때라 남편과도 갈등이 좀 있었어요. '아이들이 대학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면 어떻겠느냐?'는 문제였는데 고민 끝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내 인생을 주인공처럼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지금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28일 요양원에 입사했으니 한참 새내기지만, 이 사회복지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참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평생학습센터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웃음운동, 치매예방교육 등 평상 시 관심 있던 노인 관련 분야를 꾸준히 공부했고, 2년 전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향한 마지막 문턱은 예상외로 높았다. 경력 중단 기간이 너무 길었던 탓이다.

이때 서산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직업교육과 상당을 통해 앞으로 가야할 길을 콕 집어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취업알선까지 일사천리로 해결, 의젓한 직장인이 될 수 있었다.

이 사회복지사는 일을 시작한 후 아이들과의 교류도 더 많아졌다고 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엄마와는 다른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제가 치매노인 관련 프로그램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엄마 하는 일이 이런 거야?' 하고 궁금해 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사나 노인, 치매 같은, 전에는 하지 않았던 대화를 하게 되더군요.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매일 치매노인과 마주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사회복지사는 지금 이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가족과 직장 동료들의 도움으로 요양원에서 제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것도 그렇고,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노인들의 웃음에서는 도리어 힘을 얻고 있다.

이 사회복지사는 경력중단여성들에게 "두려워 말라"고 했다. 스스로가 변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할 겁니다. 사회복지사로도 아내로도 엄마로도 마음만 먹으면 모두 다 잘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와 같은 처지의 경력중단여성들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역 소식을 생생하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 언론의 중앙화를 막아보고 싶은 마음에 문을 두드립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