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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뒷편에도 스크린을 터치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교실 뒷편에도 스크린을 터치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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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초(교장 이종성, 부여군 부여읍) 교실로 들어섰다. 6학년 4반이다. 칠판, 책걸상, 사물함... 여기까지는 낯익다.

칠판 옆 큰 스피커, 여러 개의 전등, 큰 커피머신, 수많은 기계장치... 여기서부터는 흔히 봐오던 교실 풍경이 아니다.

음악과 조명까지 수업 교재로 활용

"학생들이 다양하게 생각하며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어 여러 기계 장치를 수업에 활용하고 있어요. 제가 새로운 기계 제품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요."

정선구 교사(연구실습부장)가 수업을 시연하기 시작했다.

"남과 북이 헤어져 산 지 70여 년이 넘어섰어요. 그동안 말과 글, 역사를 보는 시각도 조금씩 달라졌죠."

정 교사의 설명을 시작하자 무거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운영, 남북한 공동응원단 구성 등으로 한 민족의 동질감과 통일의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교실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열자 이 반 학생들이 만든 수십 개의 통일 상품과 판매 현황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은 수익금 중 일부를 새터민을 돕거나 통일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기부하고 있다.
 교실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열자 이 반 학생들이 만든 수십 개의 통일 상품과 판매 현황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은 수익금 중 일부를 새터민을 돕거나 통일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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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초 6학년 학생들이 만든 통일 컵과 통일 초
 부여초 6학년 학생들이 만든 통일 컵과 통일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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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배경 음악이 경쾌한 리듬으로 바뀌었다.

"물론 분단의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있어요. 그래도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통일이 필요하겠죠."

다시 잔잔한 풍으로 리듬이 변했다. 천정에 설치해 놓은 조명등에도 불이 켜졌다. 순식간에 교실 분위기가 은은한 카페 분위기로 전환됐다. 설치해 놓은 음향기기를 빠르게 조정하며 상황에 맞는 음악을 선곡해 수업에 활용했다. 디제이(DJ)는 이 학교의 연구실습부장이자 6학년 4반 담임인 정 교사다.

통일컵+통일초 교내 경매 통해 학생·학부모 참여 유도

최근 학생들은 통일 수업의 하나로 통일 컵과 통일 초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직접 통일을 생각하며 디자인했다. 글씨 또는 그림으로 다양한 생각을 표현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만든 통일 컵과 통일 초를 경매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경매시장은 인터넷 사이트다. 학생들이 받고 싶은 가격을 매겨 사진과 함께 올려놓았다. 친구들과 후배 학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 지역민이 경매에 참여한다. 교실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열자 이 반 학생들이 만든 수십 개의 통일 상품과 판매 현황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이 수익금 중 일부는 새터민을 돕거나 통일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기부하고 있어요."
 
부여초에서 개최한 통일수업과 통일행사
 부여초에서 개최한 통일수업과 통일행사
ⓒ 부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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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수업을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한 경매와 연결해 학생들의 흥미와 경제 활동에 대한 통합 교육까지 연결했다.

"'통일'하면 일단 거부감이나 거리낌을 갖는 학생들이 있어요. 우선 단어 자체를 즐겁고 친근하게 느낄 수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즐겁게 만들고 이익도 얻고 나누는 활동을 체험하게 한 거죠"

통일운동회, 스마트폰 NFC 활용한 정보화교육까지

부여초 학생들이 한데 모여 뛰고 응원하는 '통일 운동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교사의 정보화 기기를 활용한 수업은 통일교실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책상마다 스마트폰 NFC 태그 표시가 붙어 있다. NFC 태그는 스마트폰으로 교통카드 또는 쿠폰 등을 사용할 때 사용하는 무선통신 기능이다.

부여초 6학년 4반의 정보시스템 활용 정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수업시간표와 급식메뉴는 물론 하루 동안 할 일, 개별 공지사항, 나의 걱정까지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담겨 있었다.
 
학생들의 책상마다 핸드폰 NFC 태그 표시가 붙어 있다. 수업시간표와 급식메뉴는 물론 하루 동안 할 일, 개별 공지사항, 나의 걱정까지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담겨 있었다.
 학생들의 책상마다 핸드폰 NFC 태그 표시가 붙어 있다. 수업시간표와 급식메뉴는 물론 하루 동안 할 일, 개별 공지사항, 나의 걱정까지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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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모의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행복은행'도 운영 중이다. 화면을 클릭하자 학생별 투자금 현황과 수익률, 신용등급이 확인됐다. 수익금으로 부여초등학교 내에서 각종 아이템도 구매 가능하다. 구매 메뉴를 누르자 일반 아이템, 학습형 아이템, 교실형 아이템, 카페 아이템, 기술 아이템 등이 나온다. 교실형 아이템을 선택하자 학습문구, 선생님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티켓, 음악 쿠폰 등 가격 메뉴가 열렸다.

통장용 프린터도 있다. 정 교사가 만든 '바른 인성 통장'인데 통장입출금 명세에는 일일학습 완료 여부, 실험관찰 과제 등이 수록돼 있다. 정 교사가 상황에 따라 격려 카드나 감정 카드를 지급한 내용도 담겨있다. 때론 이자 대신 벌점을 지급한 기록도 있다. 
 
학교생활과 수업에 활용 중인 '행복통장'(윗쪽)과 영수증에 인쇄한 과제안내장.(사진 아래 왼쪽). 정 교사가 학생별 투자금 현황과 수익률,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있다.(아래 오른쪽 사진) 수익금으로 부여초등학교 내에서 각종 아이템도 구매 가능하다.
 학교생활과 수업에 활용 중인 "행복통장"(윗쪽)과 영수증에 인쇄한 과제안내장.(사진 아래 왼쪽). 정 교사가 학생별 투자금 현황과 수익률,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있다.(아래 오른쪽 사진) 수익금으로 부여초등학교 내에서 각종 아이템도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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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110주년(1911년 개교)을 맞은 부여초등학교 전경
 개교 110주년(1911년 개교)을 맞은 부여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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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다고만 하면 학생들이 실감도 못 하고 활용도 잘하지 못하거든요. 정보화 발달의 정도를 게임만이 아닌 실생활에서 느끼고 활용하게 하고 싶었어요. 급식메뉴나 수업시간표, 학부모 공지사항 등 일부 기능은 학부모들도 볼 수 있어요. 학교에서도 적극 돕고 있습니다."

백제왕도 한복판에 자리잡은 부여초는 1911년 개교, 올해 110째를 맞고 있다. 현재 27개 학급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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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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