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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코앞에 위기가 닥쳐있습니다. 전국 시군구 10곳 중 4곳이 소멸위험지역이라니, 과장된 말도 아닌 거죠. 단박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방소멸' 앞에 기회를 발견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사라지는 '소멸'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고, 재해석하고, 삶의 터전을 일굽니다. 희망제작소는 청년의 지역살이를 살펴보는 '로컬다이버' 인터뷰 시리즈를 전합니다. [기자말]
김슬기 충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전문가위원
 김슬기 충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전문가위원
ⓒ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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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청년'인 시절을 통과한다. 그 시절을 통과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어떤 일에 몰두할 수도, 현실에 자족하며 나만의 속도로 인생을 즐기기도 한다. 여기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자신에게만 투영하기보다 '우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청년'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이가 있다. 충남 서산에서 활동하는 김슬기 충남청년정책조정위원회 전문가위원이다. 김 위원은 솔직한 입담과 진솔한 태도로 지역에서 청년 활동가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했다. 

– 어제 뭐하셨나요.
"청년활력공간 랩에서 맹정호 서산시장님과 서산청년들과의 간담회를 했어요. 시장님이 청년정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직접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데요. 간담회에서는 당초에 필요한 청년 정책이 무엇인지, 특히나 서산에서 청년으로서 살아갈 때 어려운 점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이야기했어요."

– 간담회는 잘 마무리했나요.
"간담회 전에 서산에서 청년 경청회를 연 적이 있어요. 청년이 패널로 나서 의제 별로 발제를 하면 시장님과 관련 부서 공무원 등 많은 분들이 경청, 말 그대로 듣는 자리였죠.

행사 성격이 경청회인 만큼 행정의 답변을 듣는 자리는 아니었는데, 이번 간담회는 청년이 던진 질문마다 답변을 해주니까 좀 더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연령별, 직종별, 신혼부부부터 육아 중인 청년 등 다양한 구성이 모인지라 질문도 다양했거든요. 간담회나 경청회 모두 청년에게 너무 필요한 시간이었죠."

– 서산에서 주로 청년 활동을 하고 계신데, 어떻게 서산에 정착했나요.
"고향이 서산이에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서산으로 '유턴'한 경우죠. 본업은 따로 있지만, 서산에서 우연찮게 기회가 닿아 청년 활동을 시작했어요. 첫 시작이 '청춘을_해봄'이었죠."

– 우연히 기회가 닿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청년 활동으로 연결됐나요.
"고향에 돌아오니까 지인들과 연이 닿잖아요. 그중 한 친구가 '청춘을_해봄'에서 총무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유학을 떠나면서 제가 그 총무 역할을 맡게 됐고요. 어쩌다가 '청춘을_해봄' 대표도 맡았죠. 의도치 않게 감투를 쓴 거죠.(웃음) 그때만 해도 서울로 바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열심히 친구 몫까지 일하다 보니 지금 이렇게 서산에 정착해 살고 있네요."

– 예상치 못한 결과네요. 첫 단추인 '청춘을_해봄'은 어떤 곳인가요.
"'청춘을_해봄'은 2018년에 생긴 청년문화기획팀인데요. 당시 서산에 축구, 공방, 독서모임 등 크고 작은 소모임이 있었고, 그 청년들이 모이다 보니 20~30명 정도의 규모가 됐던 거죠. 이왕 이렇게 모인 거 뭔가를 좀 더 해보면 좋겠다 싶어 탄생한 게 '청춘을_해봄'이죠.

저는 고향 서산에 와서 지내다가 문화기획 쪽으로 중간에 합류했고요. '청춘을_해봄'은 서산시 문화도시사업단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원도심 내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청년들에게 유휴공간을 내주면서 문화기획 사업을 진행했어요. 현재 '청춘을_해봄' 활동을 하고 있지 않지만, 이 때 문화기획 활동이 청년 정책으로 이어진 징검다리 역할을 했죠."

"청년의제를 다룰 때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살펴야"
 
충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활동 현장
 충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활동 현장
ⓒ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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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충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잖아요. 문화기획에서 청년정책 활동을 한 계기가 있나요.
"문화기획이든 사업이든 무엇을 하든지 조례가 중요하더라고요. 작년에 청년 활동하면서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각 시군구별 청년이 모인 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시적인 담론이 대부분이었어요.

오히려 서산 내 청년 수, 분포도, 역할 등을 훑어보니까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본격적으로 청년 정책 활동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산시 내 조례나 정책 부문에서 청년의 권한과 범위를 넓히는 게 제 역할이 아닐까 싶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서산에서 청년 정책과 활동은 어떤 상황인가요.
"서산은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해요. 탐스럽지 않은 곳인지 청년들이 들여다보지 않은 도시죠. 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게 많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어요. 서산은 대학교가 하나 뿐이고 타지 대학생이 많거든요. 그만큼 젊은 도시가 아니다 보니, 충남도에서 서산 청년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참에 서산 내 청년의 위상을 우리 세대부터 노출하고 싶다는 미션이 생겼죠."

– 나를 위한 일이지만, 동시에 타인을 위한 청년 활동이잖아요. 원동력이 있나요.
"불안감이요. 서산에 청년 활동가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막상 청년 모두 밥벌이를 해야 하고, 생활이란 게 있잖아요. '서산', '청년정책'과 관련해 저라는 사람만 계속 노출되니까 이게 맞나 싶어요. 제가 늘 청년일 순 없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함께 활동해야 하는데 실제 청년 활동가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어떤 타이틀 때문에 하기보다 당장은 제가 활동하지 않으면 서산 청년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에서 움직이고 있지요."

–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은 청년 입장만 대변하지 않잖아요. 만나는 주체도 다양하니까 여러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활동하면서 겪은 딜레마는 없었나요.
"너무 많아요.(웃음) 중간자 입장이라서요. 청년으로서 행정 주체와 함께 하니까요. 주로 청년과 행정이 소통되지 않아 딜레마에 자주 빠지는 것 같아요. 예컨대 서산시 청년 정책을 두고 청년은 '뭐가 있는지 몰랐다'라고 하고, 행정은 청년 정책을 만들거나 사업을 추진할 때 '도대체 청년을 어떻게 참여시켜야 할 지 모르겠다'라고 하거든요.

이 지점은 지자체 별 역량에 따라 문제의 크기가 달라질 거예요. 지자체의 역량도 인적, 물적 자원의 차이에 따라 영향을 받고요. 이 딜레마를 당장 해결할 순 없지만, 저는 최대한 서산 청년을 많이 모으고, 각자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면서 청년의 요구가 반영되는 쪽으로 이끄는 편이죠."

–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청년 의제 어디까지 진척될 수 있을까요.
"청년 의제는 어디까지 가기보다 지도자가 청년의제를 다룰 때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살펴야 할 것 같아요. 대선이나 지방선거 모두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일인 만큼 지도자가 청년 의제 중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고 이끌어갈 지를 봐야죠. 이러한 과정에서 지도자는 청년과의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청년이 활동하는 시스템 구축과 후배 양성 고민"
 
충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활동 현장
 충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활동 현장
ⓒ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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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산 청년의 목소리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이슈가 있나요.
"아무래도 주거 문제가 '뜨거운 감자'인 것 같아요. 갈수록 내 집 마련이 어렵고, 집값이 매일 오르는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주거를 소유한 사람일수록 집값이 오르는 게 좋겠지만 전체적으로 시장 개념으로 봤을 때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면 시장이 무너졌다고 표현할 수 있잖아요.

보조적 성격의 정책이 아닌 주택을 쏟아붓는 정책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요. 충남은 신혼부부 특화 행복주택 '꿈비채' 및 청년 등에게 공급하는 임대 주택 정책은 적절하게 수혜를 누리는 도시가 있지만, 권역별로 살펴봤을 때 그 외 지역에서는 물음표거든요. 청년 주거 문제는 해당 지역의 청년 데이터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지역 권역별로 걸맞은 정책을 설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서산에서 청년 활동을 할 때 타 지역에서 온 청년도 많이 참여하나요.
"네. 오히려 원주민 청년보다 더 많아요. 아무래도 타지에서 온 청년은 서산에 지인이 없으니까 소통할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찾는 것 같아요. 원주민 청년 입장에서는 타 지역의 사례를 접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현재는 원주민과 이주민 청년 간 연결을 도모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준비 중이에요."

– 어떤 네트워크인가요.
"아직 서산시 청년네트워크가 따로 없는데, 시장님이 내년도 예산에 포함시켜주셨고, 덕분에 내년부터 참여기구로써 네트워킹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전국 단위인 사단법인 한국청년네트워크가 발대되면 서산시도 충남지부와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마련될 것 같아요. 앞으로 원주민과 이주민 청년 모두 함께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것 같고, 참여기구이자 소통채널인 만큼 향후 청년 정책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벌일 수 있으리라 봐요."

– 지금까지 청년의 미래 위주로 얘기했는데, 슬기님 개인의 미래가 궁금해요.
"청년 활동을 평생 지속하긴 어렵잖아요. 청년이 활동하는 시스템 구축과 후배 양성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난 4년 간 저의 청년 활동을 두고 '정계에 입문하려고 하냐'라는 질문을 진짜 많이 받았거든요.

처음엔 나의 순수성을 훼손 당한 것 같아 상처로 남았는데, 지금은 제가 했던 청년 활동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향후 제가 아니어도 서산 내 청년 활동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고, 저의 관심 분야가 청년 권익과 복지인 만큼 이러한 문제를 꾸준히 공부하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 해당 글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www.makehope.org)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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