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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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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1월 29일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당은 안철수 후보에게 양당체제 종식과 다당제 시대 개막을 위한 공조를 제안했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이외에도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를 비롯한 제3지대 후보들 간의 조건 없는 만남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 된다.   물론 심상정 후보는 후보단일화나 합당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부정을 하였지만  위와 같은 심상정 후보의 행보는 일반적인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행보였다.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친 노동적 성격을 띤 정치세력도 아닐뿐더러 그동안 정의당이 내세운 정치 제도 개혁에 있어서도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은 공조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아함을 가진 일부 유권자들은 정의당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문재인 연대라는 이유로 비판을 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심상정 후보의 제3지대 연대 전략은 어떤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까. 단순한 야당 연대전략으로 치부할 수준의 행보일까.

심상정과 정의당의 현재

심상정 후보의 제3지대 연대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의당의 현재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의당의 현재는 과거와 격이 다른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 정의당의 기원은 2002년부터 급성장한 민주노동당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진보적 어젠다, 노동계의 조직적 지원 그리고 권영길, 노회찬과 같은 유명 정치인의 탄생으로 일반 유권자들의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정의당은 위와 같은 동력을 모두 상실했다. 진보적 어젠다와 정책들은 민주당 역시 강도가 다를 뿐 동일하게 내걸고 있다. 노동계의 조직적 지원 역시 과거와 같지 않으며, 더 나아가 노동운동 그 자체가 일반 대중에게 반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타 정치인의 경우 권영길은 정계를 사실상 은퇴했고 노회찬 의원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이들 이후 등장했던 진보정당들의 유명 정치인으로 볼 수 있는 강기갑, 이정희, 유시민 모두 정의당과 정치로부터 멀어졌다. 또한 진보정당 운동 안에서 성장해 온 김종철 전 대표는 성 관련 문제로 정치에서 멀어졌으며 조성주, 박창진과 같은 인물들은 여의도 정치에 합류하지 못했다. 17대 국회 이후 진보정당 소속으로 선출 되었던 비례대표 국회의원들 역시 절대다수가 지역구 재선에 실패했다.

요약하자면 현재 정의당은 과거의 동력을 상실했으며, 문화진보 층의 지지를 받고 있으나 더 큰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최악의 환경 속에서 심상정 후보는 제3지대 연대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균열구조 이론
 
투표행태의 이해(개정판), 2017, 전용주 외, 한울아카데미
 투표행태의 이해(개정판), 2017, 전용주 외, 한울아카데미
ⓒ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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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심상정 후보의 행보를 이해하는데 적절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영역은 정치학의 영역이다.  『투표행태의 이해(개정판)』(2017, 전용주 외, 한울아카데미, 43-67)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분석틀이 바로 균열구조 이론이다. 균열구조 이론은 립셋과 로칸을 중심으로 제기 되었다. 이들은 유럽의 국민 국가 형성 과정과 민주화 과정 연구를 통해 각 국가들은 국민국가화, 민주화 경로 속에서 사회균열이 생기고, 이것이 정당체계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했다.

립셋과 로칸은 사회적균열 축을 중심으로 정치적 이해를 달리하는 집단이 나타나는 과정에 주목했다. 경제적 기준으로 자본가와 노동자, 지역 기준으로는 남부와 북부, 인종을 기준으로 백인과 흑인과 같은 구도가 그들이 제시한 균열구조였다. 이러한 사회균열에 따라 집단적으로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이것이 정당을 매개로 선거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립셋과 로칸은 18세기 산업혁명은 공업과 농업, 자본과 노동이라는 사회균열을 만들었음을 주장한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산업을 주도하는 중앙엘리트들과 도시 지역의 경제엘리트가 정치적으로 연합하여 정당을 만들고, 반대에 산업주도 세력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지방의 농업세력이 정당을 만들었다. 이를 자본 대 노동으로 사회균열을 본다면 자본가 세력이 우파정당을, 노동자 세력이 좌파정당을 만들었게 되었으며 그 결과가 영국의 보수당 대 노동당 구도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양당체제 종식 공동선언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양당체제 종식 공동선언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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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과 정의당이 선택한 균열구조, '기득권 대 비기득권'

위와 같은 논의를 수용했을 때, 심상정 후보는 이번 대선의 균열구조를 '기득권 대 비기득권'으로 상정하였고 이로 인해 제3지대 연대라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이해해볼 수 있다. 윤석열 대 이재명, 국민의힘 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주류적 균열구조 속에서 정의당이 차지할 영역은 협소하기에 균열구조 그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를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은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마냥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2021년 초 입소스와 영국 킹스칼리지가 공동으로 세계 28개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은 사회 집단 간 갈등을 측정하는 지표 12개 중 7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위와 같은 갈등 상황 속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주축으로 양대정당을 상정하고 그 반대편에 정의당을 비롯한 제3세력을 규합하고자 하는 게 정의당의 복안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심상정 후보는 정당명부비례대표제의 정상화를 축으로 안철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와 연대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명 정치인이 사라져 가고, 노동계의 조직적 동원도 상실되어가고 있는 정의당은 정당명부비례대표제도에 희망을 걸었지만 양대정당이 위성정당이라는 편법까지 고안해내면서 정의당의 미래는 어둡다는 게 중론이다. 이 과정에서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은 정치구조 그 자체를 바꾸려는 마지막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정의당에서 대중적 인지도와 정당 내 모든 세력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심상정의 마지막 도전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참고문헌 : 투표행태의 이해(개정판), 2017, 전용주 외,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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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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