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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을 읽는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의 책을 정해 같이 읽고,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누는데 모임 시작 즈음에 책을 읽은 총평을 발표하고 평점을 준다.

평점을 줄 때 남에게 권할 수 있겠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다. 이미 책을 읽은 나에게는 그 책을 읽은 기억이 남아있으니 나를 위해서는 굳이 평점을 매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작은 책이지만 자꾸 멈춰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 딱 1년만 계획적으로 살아보기 작은 책이지만 자꾸 멈춰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 최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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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준으로 볼 때 읽은 나에게도, 누군가에게 권할 만한 올해의 책은 <딱 1년만 계획적으로 살아보기>라는 임다혜 작가의 책이다. '풍백'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저자는 스스로 말하기를 간판 없는 뒷골목 선술집 같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 블로그인데도 만 명에 달하는 이웃 수를 확보하고 있는 그가 세 권의 책을 낼 수 있었던 비밀이 이 책에 있다.

이 책은 매년 새해가 되면 다이어트, 운동, 영어공부를 결심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렇지만 매년 다시 결심해야 할만큼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실용서이면서 에세이이기도 한 마성의 책이라 부른다.

실용서의 측면에서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이어리 쓰는 법에 대한 책인데 그렇다고 이렇게 저렇게 다이어리를 써서 빈틈 없이 꽉꽉 채워 열심히 살아야만 한다고 말하는 책은 아니다.
 
'세상이 너에게 갖다대는 잣대에 휩쓸리지 마.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부터 생각해 봐. 결론이 나오면 숫자로 변환해 봐. 쪼갤 수 있게. 거기까지 하면 매일매일 할 일도 나오거든. 그러면 그거 매일 하면서 그것만 해놓고 맘 편히 살아. 근데 그거 아니?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다보면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가 있을 거야.'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파트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IMF 시기에 부도를 맞아 어려워진 집안 형편에 준비물이라도 자기 손으로 마련하려고 야자(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담을 넘어 전단지를 뿌려야했던 중학생 시절을 회고 한다.

당연히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고 자연스레 시간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했다. 매일 다이어리에 할 일과 한 일을 기록하며 하루하루 작은 만족감을 안고 잠들었던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평범한 경단녀 주부가 책 세 권의 저자가 되기에 이른다.

두 번째 파트는 다이어리 쓰기 습관을 경제적 목표 달성에 활용한 경험이고 세 번째 파트는 다이어리 쓰기 습관을 활용하여 책 쓰기 프로젝트를 실천한 경험이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라면 구체적인 활용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가지만, 계속 멈춰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뭘 할 때 즐겁지? 누구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하지? 최근에 나는 어디에 시간을 썼지? 돈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분야는 뭐였지?

그동안 남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어떻게 돈을 절약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삼고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슬렁슬렁 많이도 듣고 읽어왔는데 막상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것은 고통스럽고 낯선 경험이었다.

20년째 책 많이 읽기, 글 많이 쓰기, 운동 열심히 하기를 새해 계획으로 잡고 있는데 도대체 그게 왜 매년 나의 새해 계획이 되는 것인지 막연했다. 뭔가 색다른 것을 찾아서 모험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닐까 싶어서 괜히 불안하고 매년 똑같은 결심을 하는 내가 한심했다.

그런데 내가 시간과 돈을 쓰는 곳,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을 들여다보니 나는 책 읽고 글 쓰는 게 좋은 사람이었다. 남이 원하는 것 말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들여다본 후에도 나의 계획이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이제는 불안해하거나 한심해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그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 달라졌다.
 
매달 한 권씩 써온 기록
▲ 일년 동안 기록해 온 다이어리들 매달 한 권씩 써온 기록
ⓒ 최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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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반 시절, 토익 교재를 고를 때면 으레 이 교재로 공부한 후 성적이 많이 올랐다는 사람들의 간증후기를 읽으며 그런 기적이 나에게도 일어나주기를 바라며 책을 샀다.

이제는 책이 기적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그 책으로 공부하는 내가 기적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되었지만 '1년에 하나씩은 꼭 이뤄내는 소소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카피는 '한번 속는 셈치고 해볼까?'라는 마음을 이끌어냈다.

올해 딱 한 가지만 이뤄야 한다면 그게 뭘까를 고민하고 내가 만드는 기적을 나에게 선사하기 위해 스스로 정한 항목을 매일의 일과에 집어넣고 매달 결산을 했다.

그래서 올해 뭘 이루었냐고 묻는다면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답하겠다. 10년 후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골라내고 그것들을 1년에 하나씩만 궤도에 올려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니 이것저것 다 하겠다고 허둥지둥 하다가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포기하지 않게 되었다.

11월이 된 올 초에 적어둔 목표와 올해 실제로 이룬 것을 돌아보며 내년을 어떻게 살지 다잡으려고 다시 한 번 책을 꺼내들었다. 이 책은 나에게 매년 한 가지는 반드시 이뤄내는 소소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 맞았다. 이 글로 이 책을 알게 된 당신에게도 그랬으면 좋겠다.

딱 1년만 계획적으로 살아보기 - 1년에 하나씩은 꼭 이뤄내는 소소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

임다혜 (지은이), 잇콘(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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