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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8일 오후 2시 57분] 
 
작년 2월 다문화언어강사 고용 안정 요구 기자회견. 다문화언어강사들은 겨울마다 고용불안이 반복되고 있다.
 작년 2월 다문화언어강사 고용 안정 요구 기자회견. 다문화언어강사들은 겨울마다 고용불안이 반복되고 있다.
ⓒ 김호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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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노동자들을 조직하려고 나선 지 1년이 넘었다. 아주 극소수의 이주여성들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어느덧 기자회견이나 집회 등에서 서서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공부문과 사회서비스직종 노동자들이 조직한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하 공공운수노조)에는 공공부문 이주여성들이 조합원으로 있다. 올해 건강보험고객센터 직접고용 투쟁에 함께했던 상담사부터 교육공무직본부의 다문화언어강사, 사회복지지부의 이중언어코치, 통번역사까지 다양한 영역의 이주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서 자신의 권리를 외치고 있다.

이주여성 조합원들이 일하는 직종을 분석하면서 대체로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이중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 ▲ 임금에 차별이 있거나 고용불안에 노출되어 있다.

이주여성을 가족 내 역할로 한정하던 시대는 지났다. 상당수의 이주여성들이 자녀양육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행위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공공분야에 진출한 이주여성의 경우 이중언어 능력을 기반으로 한 노동이 많다. 이중언어 구사는 전문성이 요구되며 업무의 특성상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지만 이주여성들이 일터에서 처한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여성가족부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현 가족센터)의 이중언어코치 및 통번역사업무는 채용단계에서도 이중언어 구사능력을 필요로 하고 업무자체도 이중언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재 가족센터의 다문화가족 대상 업무는 이들의 노동이 없이는 유지되지 않는 현실이지만 이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차별을 겪고 있다.

9월 27일 공공운수노조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 이주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다임금/인종차별에 항의하여 여성가족부와 청와대로 행진을 하였다.

이후 이주여성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이주여성의 처우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고 했다. 또한 통번역사와 이중언어코치의 경우 임금체계가 직무급제로 호봉제인 센터 내 행정인력 등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이는 직무의 특성에 따른 임금으로 출신 국적에 따른 차별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왜 이주여성들에게는 선주민들과 같은 호봉제를 적용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인종/임금차별 정당화하는 여성가족부의 해괴한 논리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있는 해명글. 직무의 특성에 따른 임금은 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며 이주여성들의 차별을 정당화 했다.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있는 해명글. 직무의 특성에 따른 임금은 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며 이주여성들의 차별을 정당화 했다.
ⓒ 김호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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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주여성 노동자들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는 "여성가족부는 추잡한 직무급제 변명 말고 이주여성 노동자 임금/인종차별 근절하라"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역시 비판 성명을 냈다. 

이처럼 여성가족부의 어처구니없는 해명은 다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여성노동에 대한 존중과 차별 근절에 있어 가장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여성가족부조차도 한국사회의 이주여성문제에 있어서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는 상당수의 이주민들은 센터에서 제공하는 이중언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주민들에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의 이중언어 기반의 서비스는 한국사회와 소통하고 적응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모국어를 구사하는 이주여성의 존재는 한국사회에 적응해야하는 이주여성 당사자에게 더욱 반가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만약 이들의 노동이 없다면 한국어에 익숙지 않은 여러 이주민들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훨씬 높은 장벽을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문화 학생 수 늘어도… 여전히 비정규직 다문화언어강사 

한국사회의 이주민 비율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다문화 학생의 입국‧재학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다문화 학생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문화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필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고 그 역할을 학교의 다문화언어강사들이 맡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언어강사의 근로계약서상 명시되어 있는 업무는 다음과 같다.

- 다문화가정 학생의 한국어 및 모국어 교육
-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 적응활동 지원
- 비다문화 학생의 편견 해소를 위한 다문화이해교육
-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한국 및 모국 문화 이해교육
- 방과 후 교육활동(한국어교육 등) 지원
- 방학 중 다문화교육 관련 프로그램 및 교육활동 지원(학기당 2주 이내)
- 다문화가정 학부모 교육 및 상담활동 지원
- 교원과 학부모의 다문화 이해를 위한 연수 및 활동 지원
- 다문화교육 관련 교수·학습 자료 개발 및 제작
- 순회근무 시 해당학교가 요구하는 다문화교육활동 지원
- 학교 및 교육청, 유관기관의 다문화 관련 행사 지원
- 교육활동 장소의 관리 및 청결 유지
- 소속기관장이 지정하는 기타 업무 수행

이처럼 다문화언어강사의 역할은 매우 방대하고 다양하다. 이들은 단지 '언어교육' 지원 역할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문화이해교육' 등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로 한 교육 활동 지원 역할까지 맡고 있다. 다문화 학생의 재학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특히 교육현장의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 해소를 위해서도 이들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외국 출신으로 대졸 이상의 학력자일 것과 서울교육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원의 교육과정 900시간 이수 완료를 필수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인력자체가 한정적이며 이들 대부분 최소 9년에서 12년 가까이 서울지역의 각 학교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지만 이들의 여전히 비정규직이다.

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주여성들
 
다문화언어강사의 고용안정 촉구와 임금차별 철폐를 지지하는 인증샷 캠페인에 참여하는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조합원들
 다문화언어강사의 고용안정 촉구와 임금차별 철폐를 지지하는 인증샷 캠페인에 참여하는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조합원들
ⓒ 김호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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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공공기관 상담‧통번역‧이중언어 이주여성노동자 처우개선 대책위원회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80.6%의 이주여성 노동자들이 선주민 직원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언어 기반 이주여성의 노동은 이중언어 구사능력과 더불어 이중문화 경험 등이 필요한 직종으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전문성 있는 노동으로서 인정받아야 하지만 한국사회는 공공기관마저도 이주여성에게는 차별적인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비정규직 노동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처럼 이주여성들의 저임금과 고용불안 문제는 한국사회 속에서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입지를 악화시키고 다문화가족의 경제적 불안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이주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통번역사와 이중언어코치들은 집회가 제한되는 시기에서도 차별받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행진을 했고 기자회견, 청와대 1인 시위 등으로 지속해서 요구를 알리고 있다. 또한 교육공무직본부의 다문화언어강사들은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성과는 있다. 작년 민주노총과 시민사회가 나서자 여성가족부는 다음해 최저임금에서 임금을 7%를 올리기도 했고 이후 일부 통번역사와 이중언어코치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또한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는 고용안정과 근속수당 요구 등의 내용으로 다문화언어강사 이주여성들이 주축이 되는 최초의 직종파업을 19일 예고하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지위 상승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속성이 한국사회에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주여성들에게는 중요한 문제해결 방안으로 제시될 수 있고 그동안의 성과들을 봤을 때도 그러하다.

한국사회의 이주민 차별은 비자 여부와 귀화 여부를 가리지 않는 현실에서 최근에는 이주여성들이 이주노동자 행진에 참여하기도 하고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은 이주여성 직종의 고용 및 차별 문제에 함께 연대하고 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연대들 역시 향후 한국사회에서 이주민들이 보다 안정된 노동조건 속에서 한국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슬프지만 한국사회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비정규직 처우를 알아서 해결해주는 아름다운 사회가 아니다. 이미 수많은 선주민 노동자들이 자본과 공공기관, 정부를 상대로 다양한 투쟁을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결국에는 이주여성 노동자들도 안정된 노동환경 속에서 사회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목소리를 내는 수밖에 없고 개별 노동자가 아닌 노동조합 등의 조직화를 통한 움직임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19일 예고된 다문화언어강사들의 파업은 큰 의미를 갖는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투쟁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투쟁은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요구를 통해 어디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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