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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나영 활동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나영 활동가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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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에 사는 신나영 활동가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에서 만 5년 동안 비상근 활동가로 일했다. 그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것은 축산 분야이다.

이른바 축산군을 자처하는 충남 홍성군은 축산과 관련된 크고 작은 민원이 자주 발생한다. 축산 악취와 가축 이동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냄새, 축사 신축을 둘러싼 마을주민과 축산업자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성군의 환경활동가들에게는 축산 또한 중요한 환경문제 중 하나이다.  

신나영 활동가는 최근 한돈협회장에 새로 선출된 손세희 회장에게 편지를 썼다. 손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녹아 있는 편지이다. 손세희 회장도 홍성 출신이다.

"현재 나라 안팎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연일 뉴스에서 세계 곳곳의 가뭄과 한파, 폭염에 의한 재난을 보도하고 있고 나라마다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에서 축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양은 1%대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은 20%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는 사료의 원료인 콩과 옥수수를 기르는 과정에서 파괴되는 자연환경과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편지 내용 중에서)


편지와 관련해 신나영 활동가는 "손 회장과 같은 지역에 사는 환경운동활동가로서 손 회장의 취임 축하 겸 인사를 하고 싶었다"며 "기후위기를 함께 고민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나영 활동가는 편지를 통해서도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가까운 미래에 곡물을 기를 수 있는 경작지는 줄어들고 가뭄과 폭염 일수가 늘어나 곧 식량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많은 과학자가 예상한다"면서 "그때가 되면 수입하는 곡물 사료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대단위 가축 사육 방식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업계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나영 활동가는 2022년 2월까지는 안식 휴가 중이다. 안식 휴가 중임에도 편지를 쓰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14일 홍성의 한 카페에서 신나영 활동가를 만나 차담을 나누었다.
 
신나영 활동가의 편지
 신나영 활동가의 편지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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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중요성 알아 달라는 의미로 작성"

- 축산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

"홍성군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축산문제이다. 냄새뿐 아니라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가 많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에서는 축산분야를 전담할 담당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 2016년 비상근 활동가로 합류하게 되었다. 축산 문제를 3년 안에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겁 없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3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웃음)"

- 그래도 인상 깊었던 활동이 있었을 것 같다.

"축산 포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충남연구원과 함께 지난 2019년까지 2년 동안 축산업자와 축협관계자, 공무원, 환경활동가, 일반 시민이 모여 축산문제를 가지고 토론을 벌였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포럼을 멈추게 됐다. 하지만 포럼 덕분에 축산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것 같다. 가축의 먹거리, 분뇨 처리, 항생제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나름 대안을 제시한 문제도 있었다."

- 최근에 선출된 신임 한돈협회장에게 편지를 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신임 한돈협회장이 홍성 사람이다. 홍성군 한돈협회 지부장이었다. 한돈협회장에 선출됐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각종 신문에 포부와 다짐을 밝힌 것을 봤다. 하지만 내용은 축산 방역체계와 양돈농가 지원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

취임 축하 겸 인사 겸 해서 환경에 대한 중요성도 알아 달라는 의미로 편지를 썼다. 편지가 잘 전달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축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싶었다."

- 요즘 잦은 비와 이상고온 등 기후위기가 현실로 느껴지고 있다. 환경활동가의 입장에서는 기후위기가 더욱 심각하게 느껴질 것 같다.

"농촌에 살다 보니 주변에서 쉽게 기후위기를 느낀다. 예를 들면 올해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배추 무름병이 유행했다. 주변에 배추 농사를 망친 농민들이 많다. 김장 배추 가격이 오를 것이란 생각이 든다. 깨도 흉작이다. 지난해보다 올라갈 것이란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렇게 기후위기가 피부에 와 닿고는 한다."

- 충남 논산과 홍성군 결성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축산분뇨를 이용한 에너지 시설(자원순환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차원에서도 계속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이다. 단순 계산으로 홍성에는 하루 분뇨 양을 기준으로 200톤급 규모의 자원순환시설이 20개 정도는 필요하다. 그래야 홍성에서 나오는 모든 가축분뇨의 처리가 가능하다. 자원순환시설 같은 공공 분뇨처리 시설이 건설되는 것은 찬성이다. 하지만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 있다. 자원순환시설을 빌미로 사육 두수가 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원순환 시설을 건설할 때 주민과의 갈등도 잦다. 주민 갈등 문제도 민주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주민들의 의견부터 제대로 수렴해야 한다."

"다음 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할 시간"

- 앞으로 축산분야에서 어떤 환경활동을 펼칠지도 기대가 된다. 관련 활동 계획이 혹시 있나.

"지금은 안식 휴가 기간이다. 충분히 쉬고 나서 생각하고 싶다. (웃음). 꿈같은 이야기지만 내 휴가가 끝나면 축산과 관련한 문제가 모두 해결되어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축산업자들에게도 자식이 있고 가족이 있다. 생계 차원에서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식과 다음 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편지에 이 말은 쓰지 못했다.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태그:#신나영 활동가 , #한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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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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