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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녀석아, 딱! 내가 너를... 딱! 빨리 신발 신어, 딱!..."

11일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위원장 박창순) 회의실에 아동복지시설 공동생활가정(그룹홈) 관계자의 호통소리가 울려 퍼졌다.

11명의 도의원들과 경기도청 여성가족국 직원들은 긴장 속에서 이 녹음파일을 함께 들었다.

공동생활가정에서 보호 청소년을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저는 청소년 그룹홈 담당자가 보호 청소년을 체벌하는 이 녹음파일을 듣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손발이 떨려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동복지양육시설에서 실제로 아동학대와 방임, 폭행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는 이진연 경기도 의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는 이진연 경기도 의원
ⓒ 경기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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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연 경기도의원(민주당, 부천7)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으나 그렇다고 공무원들을 상대로 호통을 치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도청 직원들에게 하소연하고 있었다.

"제가 도청에 그룹홈 지도점검 자료를 요청했더니 제가 아이들에게 전달받은 학대 사실을 신고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상세 자료를 요청했더니 그제서야 비슷한 얘기가 간략하게 언급돼 있었습니다."

이진연 의원은 명백한 아동 폭행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그 외의 건은 경기도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지도점검 자료에는 그룹홈에 어떤 문제도 없다고 나옵니다. 지도점검을 하면 뭐 합니까? 아무 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는데. 아이들이 저에게 전화와 기타 방법을 통해 제보한 학대, 방임, 폭행 사건이 한 두건이 아닙니다. 이런 녹음파일이 제 핸드폰에 여러 개가 있습니다"

이 의원은 아이들이 자신의 피해사실을 경찰에 신고해도 가해자는 조사를 받지 않는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결국 아이들은 가출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룹홈은 아이들이 가출한 상태에서도 똑같이 수당과 지원금을 받았다.

"회계부정도 강력하게 의심됩니다. 하지만 그 자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국가가 지급하는 개인 생계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와중에도 회계부정을 비롯한 아동학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 국가가, 지방자치단체가 이 아이들을 방임, 학대하는 주범이 되는 것입니다"

공동생활가정에서 청소년을 성추행한 직원이 다른 도시의 그룹홈에서 또 청소년 보호 업무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경찰에 신고했고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 그룹홈에서 일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확정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이런 사람들이 똑같은 시설에서 일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닙니까? 우리는 누구에게 호소해야 합니까?"
 
행정사무감사를 진행 중인 경기도의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행정사무감사를 진행 중인 경기도의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 송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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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회의장을 긴장감으로 몰아넣은 이진연 의원의 행정사무감사 질의는 어느 덧 질의시간 10분을 넘겼다. 아동양육시설에서 학대 받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다 전달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질의시간을 넘기면 제지하던 박창순 위원장도 이번에는 가만히 기다렸다.

결국 이순늠 경기도청 여성가족국장이 답했다.

"무겁고 아픈 마음으로 녹음파일을 들었습니다. 그룹홈 지도점검을 촘촘하게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도점검 과정에서 생활상을 다 지켜보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개선 방안에 대해 복지부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이 국장의 답변에도 이진연 의원의 한숨이 희의장을 깊게 울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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