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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대선 승리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대선 승리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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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76) 대통령이 4연임이자 통산 5선에 성공했다.

8일(현지시각) 니카라과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전날 대통령 선거의 개표 진행 결과에 따르면 좌파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 후보로 나선 오르테가 대통령이 약 7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위 후보의 득표율은 14.4%에 불과해 오르테가 대통령이 압도적인 차이로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7년 2월까지 임기가 5년 더 연장됐다. 2017년부터 부통령으로 함께한 영부인 로사리오 무리요(70)의 임기도 함께 늘어났다.

야권 후보들 줄줄이 감옥행... 바이든 "엉터리 선거" 

그러나 이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선주자 7명을 포함해 40여 명의 야권 인사를 반역법을 덮어씌워 무더기로 체포했다.

특히 1990년 대선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비올레타 차모로 전 대통령의 딸인 크리스티아나 차모로도 체포됐다. 또한 정권을 비판한 언론인, 기업가, 학생운동가 등 수십 명도 감옥으로 보냈다.

결국 야권에는 극히 인지도가 낮은 무늬만 대선후보 5명 만이 남았고,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대거 투표소에 가지 않으면서 오르테가 대통령이 손쉽게 승리했다.

영국 BBC는 "의미있는 경쟁자도, 독립적인 선거 참관인도, 외신 기자도 없는 대선 투표였다"라며 "우리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온 외신 기자들이 이번 선거를 취재하기 위해 니카라과에 입국하려고 했으나 거부당했다"라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엉터리 선거였다(sham elections)"라며 "오르테가 대통령과 무리요 부통령 부부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은 팬터마임 선거를 지휘했다"라고 비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니카라과 정권의 비민주주의적 행위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외교 동맹과의 공동 행동, 제재, 비자 제한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며 제재 강화를 경고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성명에서 "니카라과 정권은 국민이 자유롭게 투표할 권리를 박탈해서 독재 정권을 연장했다"라며 "모든 제재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인은 부통령, 자녀들도 정계 요직... 국제사회 '제제 강화' 

좌파 게릴라 출신인 오르테가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에 기대어 42년간 집권하던 소모사 정권을 축출하고 1985년 처음으로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1990년 재선에 실패하며 단임에 그쳤고, 끊임없이 도전한 끝에 2007년 다시 집권했다. 어렵게 정권을 되찾은 오르테가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을 없애고 야권을 탄압하며 독재의 길로 들어섰다.

독재 정권과 맞서 싸우던 혁명가가 독재자가 됐다는 비판이 들끓었지만, 오르테가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부인을 부통령으로 지명하고, 자녀들도 정계 요직에 앉히면서 일가족이 함께 독재 정권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8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군경을 동원해 유혈 진압을 해 3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니카라과의 한 여성은 미국 CNN에 "오르테가 정권 아래 탄압과 빈곤을 피해 수많은 국민이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라며 "오르테가와 그 부인이 죽지 않는 한 니카라과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나도 떠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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