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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만들 청년들의 새로운 게임에 참여하시겠습니까. 내편으로 만들고는 싶지만 이해할 수 없어 불편한 '요즘 것들'이 박차고 거리로 나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청년들에게 누군가는 '너희가 아직 뭘 모른다'고 가르치려 하고 누군가는 '그래 나와 함께 저 사람에게 돌을 던지자'고 부추깁니다. 이 말들 어디에도 '요즘 것들'에 대한 이해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4년간 수없이 기대했고 그 때마다 실망했습니다. 촛불로 바뀐 세상에도 여전히 저희의 삶을 불안합니다.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을 보며 앞으로 10년을 상상하기는 더 어려워졌죠. 청년들을 위하겠다는 수많은 약속이 망가진 현실에 이젠 실망을 넘어 화가 납니다. 그래서 더이상 참지 않고 실패한 기성정치를 넘어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11월 14일 분노의 행진을 준비하는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에 함께하는 단체, 학생회 대표자들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청년들의 새로운 게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2015년 한일 양국 정부 간 위안부 협상은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중대한 흠결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정부간 공식적 약속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함께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에 대해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발언만 했다. 5년간 발언만 했다. 언제부터 말만 번지르르 하는 것이 문제 해결이었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말로만 해서 해결되는 것이었으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동아리에서 주구장창 발언만 한 나는 공로상을 받아야 마땅하다.
 
정기수요시위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프로젝트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김민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정기수요시위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프로젝트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김민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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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알게 된 건 2018년 수요시위였다. 교과서에만 적혀있는 역사가 아니라 지금도 풀어나가야 할 현재라고 느낀 것이 새내기 때 갔던 수요시위였다. 대학교에 정식으로 입학하기 전 1월, 추운 겨울에도 거리로 나와 같이 구호를 외치고 발언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기 있는 사람들의 간절한 외침으로 역사는 다시 쓰이는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님들과 함께 꼭 이 문제를 해결해내고 싶었다.

수요시위를 가장 역동적으로 만들어주신 김복동 할머니. 수요시위에 참여했던 내 옆에 김복동 할머니도 계셨다. 김복동 할머님의 특유의 카리스마, 수요시위 평화로를 휘어잡고 참가자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내가 수요시위를 처음 찾아 간지 1년만인, 2019년 김복동 할머님께서 돌아가셨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수요시위에서, 평화로에서 할머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와 굳은 결의가 담긴 눈빛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정말 슬펐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할머니를 기억하고 의지를 이어가기 위한 영화 <김복동>도 마음이 아파 보기를 망설였을 정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입원중이었던 김복동 할머니를 병문안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입원중이었던 김복동 할머니를 병문안 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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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이 아프셔서 병실에 누워계실 때, 정치인들이 직접 병문안을 오면서 할머님의 생전 시간동안 해결을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었다. 그 중에 한명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심지어 누워계신 김복동 할머님의 손을 맞잡으면서까지 한일합의 폐기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약속했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정부를 믿었었다. 기대가 번번히 실망으로 바뀌어버린 5년을 되짚어 보자.

한일합의 진상조사와 문제 해결을 위해 TF팀을 꾸리고, 조사 결과 한일 합의는 문제가 있는 합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강제징용 문제와 함께 이슈가 된 한일 합의는 폐기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한일합의는 외교적 이유로 결국 페기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월 8일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제 관습법상 국가면제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법원 판결에 "곤혹스럽다"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동의하는 방안을 만들고 차근차근 해결해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13분이 생존해 계신다. 차근차근 해결할 시간이 없다. 지금 필요한 건 합의문도 없는 2015년 12‧28합의에 얽매일것이 아니라, 일본이 준 100억원은 빨리 반납하고 오히려 한일관계를 꼬이게 한 한일합의를 폐기하는 것이다. (과거사 문제를 얘기할 때마다 한일합의가 갈등의 명분이 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항상 피해자의 입장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할머님들이 원하는 건 단 한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공식 사죄를 일본으로부터 받아내는 것이다. 누군가는 외교적이며 현실적인 답을 찾아야 된다고 말하지만, 원칙에 근거해 피해자가 원하는 사과를 받아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이야 말로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일이며 할머님들과 내가 바라는 미래를 위한 일이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민주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한일합의 폐기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민주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한일합의 폐기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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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제도를 지칭할 때의 표현. 일본군 '위안부'의 경우,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학계나 운동계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하나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범죄의 성격을 분명히 하기 위해 최근에는 일본군 성노예(제)로 개칭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피해자라는 사람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 일본군 '위안부'가 일본군 성노예제 제도 하 발생한 전쟁범죄 피해자이므로 해당 글에서는 피해자를 호칭할 경우, 일본군 '위안부'라는 호칭을 썼다. 같은 의미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라고 혼용하여 쓰기도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민주는 평화나비 네트워크 대표이자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공동대표입니다.


태그:#청년, #대통령선거, #분노의행진, #한일합의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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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비 대표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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