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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
 설악산 대청봉.
ⓒ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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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군이 최근 설악산 대청봉의 시·군 경계 설정을 직권정정한 것에 대해 양양군이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속초시와의 공동대응에 들어갔다. 

군은 지난 10월 26일 인제군이 속초시·양양군과 협의 없이 설악산 대청봉 표지석 부근을 인제군 지번으로 경계를 직권정정한 것에 대해 원상회복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양양군에 따르면 최근 인제군에서 받은 직권정정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직권정정 전·후를 비교하면 대청봉 정상 표지석 부근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1번지 이격 구간에서 토지소유자인 산림청 및 양양군과의 협의 없이 인제군 독단으로 북면 용대리 산12-21번지에 80㎡를 편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처럼 토지소유자의 신청서가 첨부되지 않은 인제군의 직권정정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84조(등록사항의 정정) 및 시행령 제82조(등록사항의 직권정정)'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 있는 행정행위로 '무효'라는 것이 양양군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양군은 지난 10월 25일 인제군에 공문으로 원상회복할 것을 정식 요청했으며, 앞으로도 강원도를 중심으로 속초시와 공동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상생방안 마련해야"
  

현재 설악산 대청봉 일원은 속초시는 설악동 산41번지, 양양군은 서면 오색리 산1번지, 인제군은 용대리 산12-21번지로 행정구역이 구분된 가운데 최근 인제군이 대청봉 정상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곳에 속초시와 양양군, 강원도 등과의 협의나 합의 과정 없이 직권으로 경계를 그어 정정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18일 인제군이 '설악산 대청봉 주소지를 찾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그동안 일부 경계가 불분명했던 해발 1708m 설악산 대청봉 최정상 표지석 부지가 인제군 경계지역인 것을 확인했고, 관련법에 따라 이곳의 행정구역 지적경계선 정리를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었다.

앞서 인제군은 지난 8월 동부지방산림청이 관리하는 국유림경계도를 발견해 검토했더니, 인제군과 속초시, 양양군 등 3개 시·군의 경계가 대청봉 정상 표지석 부지를 공동 점유하고 있고, 그동안 건축물대장상 양양군 땅이었던 중청대피소가 인제군 행정구역 안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설악산의 상징과도 같은 대청봉 일원의 행정구역 경계를 놓고 그동안 설악권 3개 시·군은 정확한 지적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다,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각 시군이 관리 중인 지적경계선이 중복되거나 누락되는 등 불일치로 인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경계측량을 통해 시·군 간에 지적경계 일치화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들어 강원도가 중재기관으로 나서 정확한 경계측량을 통해 양양군이 건축물 대장관리를 하고 있는 중청대피소가 인제군의 행정구역에 더 많이 포함됐다고 판단해 새롭게 잠정 경계선을 그으며 협의에 근접하고 있었다.

특히 인제군의 경계선이 대청봉 정상 표지석 40m 아래까지만 그어져 있고, 나머지는 아예 지적경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속초시와 양양군만 경계선이 그어져 존치돼온 가운데 기준점 마련에 강원도가 적극 나서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제군이 동부지방산림청이 보관하던 오색령 국유림경계도를 발견해 이번 지적경계의 근거로 삼았다고 밝히면서 시·군간 협의 없이 직권으로 정정했다. 반면, 속초시와 양양군은 일제 강점기 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색령 국유림경계도는 연도와 제작기관 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지적도와 임야도,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을 통칭하는 '지적공부'라고 할 수 없어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양양군이 과거 남설악 오색과 연결되는 고개인 한계령을 이 문서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 초기 문서까지 근거해 오색령으로 바로 잡겠다고 했을 때, 인제군이 신뢰성과 증거력 부족을 이유로 반발했던 사례를 들어 이번 인제군의 대청봉 정상 표지석 지적경계 정정의 근거가 다분히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2016년에는 양양군이 대청봉이 서면에 있어 행정구역 명칭을 '대청봉면'으로 바꾸려고 하자, 당시에는 속초시와 인제군이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양양군이 명칭 변경을 철회하기도 했었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선 대청봉 정상 표지석 일원의 땅 소유권은 국가기관인 산림청과 사찰인 신흥사가 소유권을 지니고 있어, 소유권이 아닌 경계구역 설정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을 접한 누리꾼들은 "설악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어느 지역의 경계선이라는 것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다만 설악산의 자연을 감상하는 자체로 만족하고 있다"며 "이렇게 갈등의 골이 깊어질 바에는 아예 대자 청자 봉자를 하나씩 떼어서 3개 시·군이 소유하도록 해주자"고 촌철살인까지 날렸다. 

이에 강원도와 속초시·양양군은 공동 대응을 통해 우선 협의점을 찾아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대응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설악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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