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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고유의 서체인 동국진체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서예가 원교 이광사의 예술혼과 일대기를 다룬 장편소설 <소설 원교>(문학들)가 출간됐다. 올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기도 하다. 소설은 외로움과 진한 묵향이 가득했던 그의 신산한 생애를 추적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서체를 완성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한 외로운 예술가의 혼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다.

원교의 가문은 폐족임을 자처했다. 그의 가문은 조선 제2대 임금 정종의 서얼 왕자였던 덕천군 이후생의 후손으로 왕가의 피가 흘렀고, 이광사의 고조부 이경직은 호조판서를, 그의 부친 이진검은 예조판서를 지냈다. 그럼에도 일족은 권력과 거리를 두고 부귀를 삼가며, 서도를 추구하면서 양명학의 정신을 가다듬었다.

당쟁의 파장은 집안의 '법도'를 단숨에 휩쓸었다. 원교는 1775년(영조 31년) 나주 벽서 사건에 연좌되어 친국 끝에 종신유배형을 받아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백부 이진유와 아버지 이진검이 묵숨을 잃었다. 원교에게는 유배령이 내렸다. 함경도 부령에서 7년을, 다시 신지도에서 15년을 살았던 그는 끝내 뭍을 밟지 못했다.

중국의 서체에서 벗어난 서체, 진경의 시대라 불릴 정도로 문화의 비약적 발전이 이루어진 18세기에 비로소 피어난 조선의 글씨, 동국진체는 이렇게 윤순 백하의 서법을 계승한 이광사의 손에서 완성된다.

정강철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다. 1987년 '오월문학상'에 소설 '타히티의 신앙', 198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암행', 1993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거인의 반쪽 귀'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중국 천진의 조선족 삶의 현장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신·열하일기>를 발표했고, <전남일보>에 저예산 독립영화인의 애환을 담아낸 <외등은 작고 외롭다>를 연재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3천만 원 공모에 당선된 장편소설 <블라인드 스쿨>을 통해 다양한 교육 주체의 서로 다른 시선에 따른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 문제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바다가 우는 시간'으로 '목포문학상'을 수상했고, 소설집 <수양산 그늘>은 문화체육관광부 '문학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소설 원교>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소설 원교 - 말 없는 붓, 외로운 먹

정강철 (지은이), 문학들(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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