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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광복절

배재운

반공이란 깃발 뒤에 숨은 친일파의/방패가 되어주고/친일 독재자의 창이 되어/애국지사와 민중을 탄압하기도 했던 태극기
삼천리 방방곡곡에서/두만강 너머 만주 벌판에서/일제의 총칼과 싸우던 그때/이 나라 민중과/이름 없이 죽어간 영웅들을 위하며/창도 방패도 되어주지 못한 태극기
오로지 일제의 표적 되어/희생만 요구했던/사랑과 원망 피와 눈물로 얼룩진 태극기/오늘 태극기를 단다/피와 눈물 원망은 모두 지우고/오직 사랑만 남은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단다
애국선열들과/이름 없는 영웅들의 거룩한 희생을 바탕으로 일군/선진 대한민국으로/홍범도 장군이 돌아오신 이 광복절에


객토문학 동인 17집 <태극기 전성시대>에 실린 시다. 동인들이 태극기를 주제로 기획된 시가 실려 있다.

김성대, 노민영, 박덕선, 배재운, 이규석, 이상호, 정은호, 최상해, 표성배, 허영옥 시인이 살핀 '태극기' 시가 1부에 묶여 있다.

객토문학은 "우리의 태극기, 모두의 태극기, 촛불의 태극기, 남북공동의 태극기, 한라산의 태극기, 백두산의 태극기 우리들의 표상! 태극기를 찾아서 동인들은 이 시대 태극기가 갖는 의미를 되새기는 기획 시 18편을 선보인다"고 했다.

2부에서는 동인 각자가 처한 현실에서 길어 올린 동인 각자의 세계관이 응축된 시세계를 통해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3부에서는 태극기를 주제로 기획시를 쓰는 것과 같이 산문을 통해 태극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어 내고 있다.

객토문학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저항과 애국의 상징'에서 '자유와 행복의 상징'으로 국민 속에 성큼 다가서기를 바라본다. 그것이 진정한 국기의 상징이라 믿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태극기가 국민의 행복이 아니라 권력의 도구가 되었던 저 암울했던 독재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왜곡된 저항과 애국, 왜곡된 자유 앞에 서 있는 저 광장의 태극기가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동인들은 "저항과 애국의 상징인 태극기를 왜곡하는 저 광장의 태극기 부대가 흔드는 태극기와 성조기와 일장기 앞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마음을 모아 태극기의 진정한 상징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지, 훼손된 태극기의 의미를 제대로 찾고자 동인 모두가 이번 동인지에 마음을 모았다. 이런 기회를 통해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가 가진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본다"고 했다.

객토문학은 1990년 창원마산에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를 쓰는 모임으로 출발을 하였다. 2000년 첫 동인지를 출간하기까지 소책자 <북>을 발행하였으며, 그 후 해마다 동인지를 묶어내고 있다.

광장의 신앙

최상해

2020년 광장은 바쁘다
광장의 사람들 머리 위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펄럭인다
덧칠한 화장 두께 속에 숨어 있는
민낯 같은 그림자로 꽉 채워진
광장의 하루가 어둡다
해 뜨는 쪽으로 쉬지 않고 걸어도
정 동쪽 나루터에 닿지 못하는 것은
내일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 말하지만
사실 광장에는 해가 뜨지 않기 때문이다
알 수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광장에는 어둠의 무게에 짓눌린 바람에
태극기가 축축하게 젖고 있다
태극기로 된 옷을 입고
태극기로 된 이불을 덮고
태극기로 된 밥을 먹는 광장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광장에는
문이 없다는 것을 모른다

 
객토문학 동인 17집 <태극기 전성시대>.
 객토문학 동인 17집 <태극기 전성시대>.
ⓒ 객토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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