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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의 모습.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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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회 국정감사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플랫폼'이었다. 카카오를 비롯해 독과점과 노동환경 논란에 휘말린 대형 플랫폼 업체 대표 및 관계자들이 대거 국감장에 증인으로 불려나왔다. 

그런데 이런 '플랫폼 국감'에서 정작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쿠팡은 소나기를 피했다. 국정감사에 나선 의원들에게 집중 타깃이 된 카카오 덕분이었다.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겨눈 칼날은 카카오로 향했다. 계열사 118개를 거느린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커지면서 카카오의 독과점이 국회 정무위원회의 핵심 이슈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쿠팡 관련 이슈는 뒤로 밀렸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빅테크 플랫폼은 탐욕적"이라며 예시 중 하나로 쿠팡의 사례를 들었고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쿠팡의 해외직구 상품 반품비가 높다고 꼬집는 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증인으로 채택된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오는 20일 열리는 정무위 종합감사의 양상은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는 이날 종합감사 자리에 강한승 대표를 다시 부르기로 결정했다. 당초 5일 국감 증인으로 강 대표를 불렀던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오기형, 이용우 의원 등 세 의원은 쿠팡을 상대로 강도 높은 질의를 예고했다.

쿠팡의 총수는 누구?... 불거진 '김범석 책임론'
  
우선 세 의원 모두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실질적 권한을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김 창업자가 국내 법인 관련 모든 직위를 내려놓은 게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 사임'이 아니었냐는 의구심에서다.

지난 6월 17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창업자가 쿠팡 국내 법인의 이사회 의장,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이에 따라 김 창업자는 미국 법인인 쿠팡 아이엔씨(Inc.)의 이사회 의장만 맡게 됐다. 쿠팡 아이엔씨는 현재 한국 쿠팡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김 창업자가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해 사임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한 해동안만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와 배송 노동자 9명이 사망했다. 새벽배송을 하던 40대 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졌고 물류센터에서 심야근무를 하던 20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쿠팡이 '살인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 배경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받는다.

그런데 김 창업자처럼 직위를 모두 내려놓을 경우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기업 내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입증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김 창업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선 한국 법인에서 손을 뗀 지금까지도 쿠팡의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지가 확인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김 창업자는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쿠팡의 총수 지정도 면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 5월 1일 쿠팡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인물인 '동일인'을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 당시 대표이사가 아닌 '법인 쿠팡'으로 정했다.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년부터는 김 창업자가 쿠팡 총수로 지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쿠팡이 국내에서 대부분의 영업을 하고 있는 데다 김 창업자의 이사회 의결권 비중도 차등의결권에 따라 76.7%에 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례가 없을 뿐 외국인이라고 동일인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당장 공정위는 현행 총수 관련자 범위의 적정성을 가리는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제도 개선방안'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송재호 의원실 관계자는 "김 창업자가 쿠팡의 실질적인 소유주임에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동일인 지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점을 꼬집을 것"이라면서도 "또 김 창업자가 기업집단 내에서 얼마나 실질 지배력을 갖고 있는지 질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따라한 쿠팡, 문제점까지 닮았을까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한 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유가족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열악한 노동실태 개선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알리며 동참을 호소했다.
▲ 쿠팡 과로사 유가족, 청와대 국민청원 나서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한 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유가족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열악한 노동실태 개선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알리며 동참을 호소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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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쟁을 하기 위해 개별 판매자 데이터를 직접 사용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네이트 서튼 법률 고문은 지난 2019년 7월 미 의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당시 아마존은 자사 플랫폼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 판매에 나선 상태였다. 그런데 일각에서 아마존이 PB 상품 제작 과정에서 제3자 판매정보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쉽게 말해 아마존 입점업체의 매출, 판매비, 마케팅비 등 판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아마존이 해당 정보로 자사 상품을 개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런 일 없다'고 네이트 고문은 부인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아마존이 PB상품을 만들 때 실제로 제3자 판매정보를 활용해왔다는 사실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로 밝혀졌다. WSJ은 20명이 넘는 아마존 전현직 직원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PB상품을 만들 때 입점 경쟁업체들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표준 운영 절차였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오기형 의원의 문제의식도 같은 맥락에 있다. '제2의 아마존'을 자처하고 있는 쿠팡이 입점업체들의 판매 정보를 PB상품 판매에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직 구체적인 정황이 나온 건 아니지만 쿠팡의 PB상품 판매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쿠팡이 제3자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면 이를 신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17년 첫 PB브랜드가 출시된 이래 쿠팡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PB상품은 3000여개가 넘는다.

오 의원실 관계자는 "아마존 관계자가 2019년에 의회에 나와 했던 이야기가 2020년에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그동안 PB상품 제작에 제3자 정보 활용 여부를 묻는 질의는 없었던 만큼 질의 자체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선수일까, 심판이자 선수일까

이용우 의원은 근본적으로 '쿠팡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쿠팡이 자사 몰을 플랫폼으로 규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쿠팡은 소상공인·자영업자로부터 제품을 직접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직매입' 구조로 벌어들이는 비중이 총 매출의 90%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 말대로라면 쿠팡은 중개를 담당하는 플랫폼이라기 보단 쇼핑몰에 가깝다. '쇼핑몰 쿠팡'이라면 플랫폼 이슈의 핵심인 이해상충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최근 카카오 역시 이해상충 문제로 빈축을 샀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에서 심판 역할을 해온 카카오가 자체 사업을 진행해 선수로도 뛰면서 다른 입점 업체들과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지금껏 쿠팡은 총 매출의 90%가 직매입에서 발생한다며 이해상충 논란과 거리를 뒀다. 하지만 이 의원은 쿠팡 PB브랜드와 입점업체 각각이 플랫폼에서 차지하고 있는 사업 비중을 매출로만 해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PB브랜드와 입점업체 각각의 거래가 쿠팡 매출에 다르게 집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쿠팡 PB상품이 판매될 때는 판매 금액 전체가 매출로 잡히는 반면 입점업체의 상품이 판매될 때는 '중개비' 즉 수수료만 쿠팡 매출로 잡힌다는 이야기다.

이 둘이 각각 쿠팡에서 차지하는 실제 사업 비중을 따져봤을 땐 여전히 입점업체 비중이 클 수 있는 셈이다. 쿠팡의 직매입 구조에는 PB상품이 큰 역할을 하고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쿠팡이 상품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심판이자 PB브랜드로 타 입점업체와 경쟁하는 선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플랫폼이 심판과 선수를 함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쿠팡은 '우리는 선수'라는 입장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매출에 직매입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되는 만큼, 실제 사업 비중은 직접 확인해봐야 분명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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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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