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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하브루타 '호호야 그게 정말이야?' 그림책을 읽고 두명씩  짝을지어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기
▲ 숲 속 하브루타 "호호야 그게 정말이야?" 그림책을 읽고 두명씩 짝을지어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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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대체휴일이었던 지난 11일, 강원도 춘천에 소재한 성수여자고등학교는 아침 9시부터 분주했다. 학생 14명과 교사 10명, 총 24명이 참여하는 '청소년 산림치유·보건의료진로교육 융합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한 성수여고 심옥섭 진로교사는 "청소년 숲체험은 많지만 산림치유와 진로교육을 연계한 프로그램은 전국 최초가 아닐까 한다"라며 살포시 자긍심을 드러냈다. 심 교사는 코로나 확산 상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학생들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려는 교장·교감선생님 그리고 휴일을 기꺼이 반납하고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려는 교사들, 성실히 교사를 믿고 따라준 학부모와 학생들의 열정이 모여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덧붙였다. 

'산림복지일자리 창업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만든 이번 프로그램은 산림치유와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산림복지전문업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산림복지의 저변확대를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관절을 풀자~근육을 풀자~ 산림치유 맨발 걷기 전 준비운동
▲ 관절을 풀자~근육을 풀자~ 산림치유 맨발 걷기 전 준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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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휴일의 아침 9시는 학생들에게도 교사들에게도 이른 시각이다. 성수여고 과학실에서 1차 이론 강의 후 학생과 교사들은 각자의 혈액으로 표본을 만든다. 3시간 남짓 이론과 혈액표본 만들기 실습을 마치고 춘천의 진산 봉의산으로 이동했다. 청소년들과 그다지 친하지 않은 숲에서 무얼하며 놀까... 어떻게 자연의 치유효과를 누리도록 해줄까를 고민하다가 '숲길 맨발걷기 전·후 혈액표본 비교'를 통한 보건의료진로교육과 산림치유를 융합하기로 했다. 

일반시민에게조차 아직은 '산림치유'라는 용어가 낯설다. 숲해설이 숲활동의 대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전국에 15개소의 국립숲체원이 있고, 매 년 지자체마다 치유숲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소년 산림치유도 성인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관절풀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움직일 준비를 하고 바른 차렷자세를 익힌다. 맨발로 봉의산 잔디광장에 발을 딛고 서서 바디스캔과 그라운딩 명상으로 호흡을 가다듬는다. 산림치유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아침부터 바쁘게 준비해서 숲에 오기까지의 일정을 각자 머릿속에 그려보며 숨을 고른다. 그리고 '숲길맨발걷기'가 진행된다.

간격을 두고 맨발로 숲길을 걸으며 들리는 소리와 냄새를 느껴보라고 주문한다. 익숙지 않은 숲에서 심지어 맨발로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가보다. 여기저기서 두려움의 소리가 터진다. 맨발로 땅을 딛지도 못하고 뒷꿈치로 엉거주춤 서 있는 학생도 있다. 문득,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자연과 멀게 살았구나를 실감한다. 하지만 두려움의 소리도 잠시, 아이들은 맨발로 땅을 접지하고 발바닥의 촉감에 집중하며 걸어본다. 발을 디디며 발바닥이 아프다는 아우성은 여전했지만, 포기자 없이 코스를 모두 소화했다. 그렇게 1시간 30여분 맨발걷기가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경관이 트인 봉의산 잔디광장에 다시 모여 칡줄기 거품불기게임으로 긴~호흡 내쉬기도 연습한다.

마지막은 숲속 그림책 하브루타다. 그림책을 읽고 둘씩 마주앉아 질문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 교사와 학생의 대화도 들어본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다보니 금세 땅거미가 지고 찬바람이 분다. 학교로 복귀하여 맨발걷기 후의 혈액표본을 만들고 현미경 관찰을 통해 전·후 표본을 비교해본다. 본인의 혈액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학생, 교사 모두 탄성을 내지른다. 사전에 맨발걷기의 효과에 대해 쓴 논문을 읽었지만, 그 확인과정은 생경하면서도 신기하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소감 또한 남달랐다. 
 
혈액의 구성과 하는 일  성수여고 과학실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 전 혈액의 구성과 하는 일 이론과 실습을 통해 보건의료 진로교육이 진행되고 잇다
▲ 혈액의 구성과 하는 일  성수여고 과학실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 전 혈액의 구성과 하는 일 이론과 실습을 통해 보건의료 진로교육이 진행되고 잇다
ⓒ 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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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이후 맨발로 걷고 뛰어 본 게 처음인데, 잔디밭과 산길을 맨발로 걸어보기는 처음이었어요 친구들이 아파서 지르는 소리만 들리다가 어느 순간 풀벌레 소리, 내 숨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습한 숲속의 흙냄새도 인상적이었어요. 맨발 걷기 전후에 혈액표본 만들기도 신기했고 연구자의 자세나 방법들도 살짝 알 수 있어서 진로고민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이 활동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아주 가끔은 봉의산에 와서 맨발걷기를 해볼까 해요."(웃음) - 성수여고 2학년 박서인 학생

"맨발의 기적 이란 책을 읽을 때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선생님과 줌으로 냅락걷기 효과성에 집중해 이야기 나누니 책이 재밌어졌고 궁금했어요. 맨발로 생전 처음 숲속을 걸었는데 비온 뒤 흙냄새도 알게되고, 신비함이 느껴지더라고요. 혈액표본 비교하기가 엄청 재밌었는데 더 재밌었던 건, 학교가 아니라 숲속에서 선생님들, 친구들 이야기를 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었어요. 마음이 정말 치유되고 자연과 교감하는 게 뭔지 조금 알겠더라고요. 이런 기회를 주셔서 많이 감사해요."(웃음) - 1학년 이혜빈

학생들에게만 인상적인 활동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학생들 수만큼 참여했던 교사들도 입을 모아 소감을 말했다. "스트레스라면 남부럽지 않을 교원들을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며 향후 보완점까지 코멘트 해주기도 했다. 

"맨발걷기의 기적이라는 책을 읽으며, 도대체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한가? 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많이 드신 분이나 병이 있으신 분들에게나 효과가 있겠지 생각하며 학생들과의 시간을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그런데 전·후 적혈구의 상태가 달라진 거예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일단 신기하더군요. 신발을 신고 걸은 경우, 맨발로 걸은 경우, 어제 독감백신을 맞은 경우, 연령별 다양한 케이스를 비교하니 책 내용이 정말 가능한 이야기였구나 감탄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좋은 가을 날에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산을 오르며 시간을 보낸 이 경험이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 이소운 선생님
 
▲ 숲트레이닝 지팡이체조후 지팡이 사다리를 빠르게 통과하며 다리 근력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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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에 대한 두려움과 의구심이 맨발 걷기 후 뿌듯함과 상쾌함으로 바뀔 만큼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학생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함께해서 행복했어요." - 최윤지 선생님

"모처럼 학습자 입장으로 학생들과 함께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발표, 실험하며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맨발걷기 숲체험을 하며 온전히 숲소리와 숲냄새, 땅에 집중하며 자연과도 친해지고 특히 체험 전후의 달라진 체혈상태를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저를 돌아보는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었고 학생들과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 권연아 선생님

"아이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즐거웠고 숲과 자연으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더불어 사전, 사후 혈액 체취 실험을 통해 막연히 '좋았다'라고 생각하는 추상적 감정을 증명해 볼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일정에 여유를 좀 더 두고 쉼의 기회를 더 제공해서 교원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저를 비롯 많은 교사들께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것 같습니다." - 전채현 선생님

대동소이하면서도 한결 같은 소감들이 쏟아진다. 산림치유를 담당한 김혜람 산림치유지도사는 "숲 속에 있는 바람, 경관, 피톤치드, 음이온... 모든 산림자원을 활용해 사람의 심신을 이완시키고 치유력을 극대화시키는 활동을 산림치유"라고 소개한다. 더불어 그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하고 진행하는 안내자가 산림치유지도사라고 덧붙인다.

"국가를 넘어 팬데믹을 경험하는 모든 인류가 위안과 평온을 얻는 곳이 자연이기에 그 자연과 더불어 상생하면서 누구나 산림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적 고민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소신도 밝힌다. 아침부터 과학실 장비부터 현미경 관찰, 동선내내 사진·동영상 촬영 등 궂은일 마다 않고 도와주신 김권중 과학교사께 특별한 감사도 전한다.

그 어떤 치유도 긍정적인 마음가짐 없이는 결국 뜬구름 잡는 허상이 될 수도 있겠다. 멀리 휴양림이나 치유숲을 찾지 않고도 내가 사는 지역의 도시숲을 활용한 대상별 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일상에서 아주 쉽게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 강원도 춘천시 대안언론 '춘천사람들'에 기고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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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강원도 춘천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역주간 신문 '춘천사람들'에서 시민기자로 3년활동했습니다. 춘천의 진솔한 소식 전해드리고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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