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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가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코로나시대, 피폐해가는 몸과 마음의 건강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가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코로나시대, 피폐해가는 몸과 마음의 건강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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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질병관리통제센터(CDC)가 코로나19가 끝나면 청소년들이 회복되어야 할 것들 중에 하나로 '추억'을 꼽았다. 부모 세대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축제나 수학여행, 발표회는 인간의 발달 상 중요한 사건들인데 코로나19 시대의 청소년들은 이런 경험 없이 학교를 마치는 것이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중요한 지적이라고 본다."

서울혁신센터와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연속 포럼 '2021 사회혁신포럼: 포스트 코로나시대, 시민이 만드는 일상회복'의 첫 번째 토론회 강연자로 나선 정신과 전문의 김현수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7일 강연에서 "한국이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3T(신속한 검사, 추적, 치료)를 인정받았지만, 팬데믹이 보편적으로 일으키는 후유증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 안 쓰는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전체 자살률은 늘지 않았지만 1020 세대의 자살률이 늘었다. 백신 접종 전까지 자녀들을 보지 못해서 환청을 들었다는 노년층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소득수준에 따른 '의료 격차'의 심각성에 대한 얘기들이 많았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런 질병이 취약계층의 정신건강을 더 쉽게 허물어뜨리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토론자들도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건강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 '헬스브릿지'의 최선희 이사는 "코로나19 이후 우울증과 불안을 호소하는 등 노인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식사 지원 서비스를 받던 노인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사후 6일 만에 발견된 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대면 위주 복지서비스는 비대면으로 가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선희 헬스브릿지 이사가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시대의 건강약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선희 헬스브릿지 이사가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시대의 건강약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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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비대면으로 인한 고립감을 공동체의 연대로 극복하려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기계가 아니라 관계로 몸을 치유하자"는 취지로 은평구에서 '살림건강센터 다짐'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이 잦아지면서 이런 가치를 지키면서 센터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지금은 '다짐'을 조합원 스스로 운영하는 건강거점으로 전환하고, 매주 토요일 치매 노인과 보호자가 함께 쉴 수 있는 '서로돌봄카페'도 문을 열었다.

이 조합의 조이헌임 팀장은 "모두가 공간의 주체가 되기 위해 매달 대청소를 진행하고, 4단계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저녁으로 함께 운동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5월부터는 단기입주형 재활주택 '살림케어비앤비'를 시작했는데, 최근 조합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입주자를 늘렸다고 한다.
 
조이헌임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팀장이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시대의 자기돌봄, 함께돌봄, 서로돌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이헌임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팀장이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시대의 자기돌봄, 함께돌봄, 서로돌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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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유미 서울시의원(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 노원5)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부터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가 추진한 '로컬랩 동네발전소' 사업을 함께했다.

'로컬랩 동네발전소'는 주민이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까지 고민하는 주민 주도의 문제해결형 사업으로 주민들의 건강돌봄을 주의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노원구청, 시·구 의회, 동 주민센터, 주민자치회, 자원봉사캠프, 민간협의체, 직능단체, 경로당 등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을 전략적으로 연계하여 호혜적 돌봄망을 구축중이다.

채 의원은 "자연재해는 똑같이 찾아오지만 가난할수록, 소외계층일수록 회복하는 힘이 떨어지는 것은 명백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당사자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성장에 기여함으로써 참여 효능감과 만족감을 높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유미 서울시의회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서울시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 대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채유미 서울시의회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서울시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 대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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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교수는 "코로나19 시대에 가족들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진 사례도, 갈등이 깊어진 사례도 있다"며 "청소년들과 상담을 많이 해보니 그 차이를 어느 정도 알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느 학생이 '집안에서 어머니가 하는 말이 7가지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푸념했다. '공부해라', '책 봐라', '밥 먹어라', '스마트폰 그만해라', '이제 그만 자라'... 청소년들은 코로나로 인해 소외감이 깊어지고 친구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됐는데 부모들은 '밤늦은 시간에 친구 만나면 돈을 주냐, 밥을 주냐'는 식으로 자녀를 비난한다.

부모와 자녀의 다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부를 강요하는 대신 집안일을 시키는 가족의 경우 가족관계가 더 좋아졌다고 한다. 집안 일을 함께 하는 것이 청소년들의 자립생활력을 그만큼 늘린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목적이 '이 정도 학벌은 있어야 집 한채 생긴다'는 식의 답을 줘서야 되겠냐? 마음을 돌보는 사회, 심리건강권이 확보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오후 2시 열리는 2차 포럼에는 환경보전협회 회장인 안병옥 호서대 교수가 '기후위기와 친환경의 삶'을 주제로 강연한다. 서울혁신파크 안에서 '비건카페 달냥'을 운영하는 최서연 대표, 환경단체 여우의숲(여기 우리의 숲) 최수안 대표, '세상에 없는 세상' 김정식 대표, 유정희 서울시의원(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이 토론자로 나선다.

태그:#김현수, #채유미, #조이헌임, #최선희, #사회혁신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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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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