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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2일 출범한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
 지난 8월 12일 출범한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
ⓒ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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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성범죄 피해를 입은 A씨는 피해 사실을 인지했을 때만큼이나 이후 상황 때문에 지금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피해 사실을 어디에 알려야 할지, 영상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니진 않을지, 고소를 한다면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순 있는지, 당장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한 상황이 이어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A씨는 지쳐갔다.

우여곡절 끝에 가해자는 처벌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A씨가 국가로부터 받은 지원은 사실상 전무했다. 변호사도 자신이 직접 고용해야 했고, 마음 편히 찾아갈 곳은 여성단체뿐이었으며 결국 언론에 고통을 호소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A씨는 "다시 그 과정을 겪으라면 절대 못할 것 같다"라며 "국가가 피해자를 돕는다는 이야긴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어디를 통해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기가 어려웠다"라고 떠올렸다.

실제로 2019년 여성가족부가 진행한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성폭력 방지를 위해 관련 법률을 마련하고 각종 제도가 시행 중인 것을 아는지" 묻는 질문에 72% 여성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라고 답했다. "전혀 모른다"고 답변한 여성도 13.7%에 달했다.

또 성폭력 피해자 중 피해 관련 기관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답한 여성의 22.0%가 "관련 기관의 존재를 몰라서", 16.6%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지원 신청서만 수두룩... 통합 양식 필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TF'(팀장 서지현)와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위원장 변영주)가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을 위한 체계 정비 및 부처 간 협의체 구축"을 권고했다. 지난 8월 12일 자문위원회가 출범한 후 나온 첫 번째 권고안이다.

자문위원회는 6일 오전 4차 회의에서 확정한 권고안을 통해 "법무부 내 피해자 지원 신청 접수창구를 일원화하고 SNS 활용상담, 온라인 지원 신청이 가능하도록 제도·기술 개선 작업에 착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또 "현재 개별 지원하고 있는 법무부(검찰)·경찰청·여성가족부 간 정보 공유 및 공동 대책이 가능한 피해자 지원 협의체를 구축"하고 "지원 내용에 관한 장보를 통합 안내문 및 신청서를 마련해 신청서가 각 지원 기관별 원스톱 창구에 인계·접수되도록 업무매뉴얼 등을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론 별도 독립기구를 신설해 피해자 중심의 통합 지원을 위한 구조적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문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성범죄 피해자 지원의 경우 법무부(검찰), 경찰, 여성가족부 등에서 각각 실시하고 있으나, 일원화된 지원 체계 및 홍보 부족으로 피해자가 어느 곳에 어떤 지원을 신청해야 할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문위원회는 "각 부처 간 정보 공유나 협의 없이 별도 지원하고 지원 절차, 지원 내용 등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지원의 공백 또는 중복의 우려가 있다"며 "또한 각 부처별 피해자 지원 안내서 및 신청 양식이 다르고 각 부처 내에서도 신청 내용에 따라 신청서 양식이 달라 피해자가 여러 개의 별도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부처 내에서도 원스톱 창구가 없어 피해자가 각각 기관에 별도로 직접 연락해서 지원을 신청해야 한다"라며 "예를 들어 법무부 내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검찰청 피해자 지원실, 경제적 지원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심리적 지원은 스마일센터, 법률상담은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피해자가 각각 연락해 별도의 신청절차를 거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산된 지원 체계는 신속하고 통합적인 피해자 지원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진화하는 성범죄 피해 특성을 반영한 피해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축적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라며 "실제 피해자 지원 업무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스마일센터 등 민간단체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전담 및 총괄기구가 없어 새로운 정책 개발 부재 등 실효적 지원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자문위원회는 단기, 중기, 장기적 관점에서 권고 사항을 3단계(▲ 1단계 : 법무부 내 원스톱 창구 설치 ▲ 2단계 : 각 부처 간 협의체 구성 및 통합 회의, 통합신청서·안내책자 제공 ▲ 3단계 : 피해자 지원을 위한 통합 독립기구 설치)로 나눴다.

이를 통해 자문위원회는 "피해자에게 피해 발생 초기에 국가의 지원 제도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한 범죄피해 구조청구권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고 "지원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 및 효율을 높여 피해 회복의 신속성 및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또 "성범죄 피해자의 지원을 전담하는 기구 또는 협의체를 통해 다각적인 지원 정책 개발, 피해자 지원 활동의 활성화와 더불어 국가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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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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