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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청년드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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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청년드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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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청년들의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부채 지원기관이 존재한다.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아래 광주 청지트)가 광주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광주청년드림은행(아래 드림은행)이다.

그런데 광주시가 전국 유일 청년부채 지원기관인 드림은행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청년 경제문제 관련 현황과 동떨어진 오답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9월 29일 광주 청지트 측에 일방적인 민간위탁 종료를 통보했다. 광주 청지트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 예산을 수립 해야하는 시기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사업 종료만 통보한 것은 정책의 공백을 방치하겠다는 태도"라고 반발했다.

청년기관에 대한 광주시의 일방적인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2월에는 광주시 청년예산을 33% 삭감하여 논란이 됐다. 이때 드림은행 예산 역시 25% 삭감됐다.

지난 2018년부터 운영되어온 드림은행은 2019년까지 496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재무상담을 진행했으며 이 중 청년 157명은 채무조정을 통해 신용회복을 지원받았다. 이에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들에게 일선에서 금융안전망을 제공해온 기관에 대한 예산삭감이 지역에서 큰 논란이 되었다.

결국 2020년 예산 삭감은 광주지역 시민사회 및 청년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철회됐다. 그러나 광주시는 다시 1년만에 드림은행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12월, 광주시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 통보에 반발한 청년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12월, 광주시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 통보에 반발한 청년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광주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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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은행은 지난 2017년 광주시가 실시한 '청년부채 실태조사'를 토대로 수립된 정책이다. 당시 조사된 바에 따르면, 광주 청년 32.8%에게 대출이 있었으며 평균 잔액은 2494만 원이었다. 이 때문에 드림은행은 부채문제를 예방하고 사각지대를 발굴해 지원하는 종합정책 기관을 지향해왔다.

광주시의 일방적인 위탁종료 통보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청지트 관계자는 "민간위탁 조례 제30조에 따라 위탁기간의 만료 90일 전까지 사업에 대한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운영위원회에 보고 및 홈페이지에 공개하여야 하는데, 광주시 측이 현재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 청지트 관계자는 "지난 6월 광주시가 진행한 '코로나19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부채가 29.9% 증가했고 사채와 대부업체에 의존하는 청년은 전체 청년의 11.6%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광주시의 일방행정은 사실상 청년부채 정책에 대한 시행 의지가 없음을 밝힌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1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청년단체 중 유일하게 드림은행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정책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 청지트 주세연 센터장은 "광주시의 부채경감지원사업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매년 반복되는 사업의 존폐 논란과 행정의 독단적 태도를 겪으며 더 이상 이 문제를 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청년단체에 대한 존중 없는 양면적 태도 역시 심각하다"며 "청년부채 지원정책의 중요성이 확장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과 정반대에 있는 광주시의 소극적인 태도가 큰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센터장은 또 "기준도 계획도 없이 진행되는 청년부채 정책이 과연 앞으로 예측되는 위기 상황에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광주 청지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시 측에 드림은행 사업 종료 결정 과정과 그 근거를 공개할 것, 사업 종료에 대한 대안과 향후 계획을 발표할 것, 청년부채 경감을 위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또 청년정책조정위원회와 광주시의회 측에 이번 사안을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광주시 측은 5일 "드림은행 사업이 종료되는 건 맞지만, 청년부채 지원사업이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태그:#광주청년드림은행,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광주 청지트, #청년부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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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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