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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에 분노한 민심, 이반 두케 정부를 흔들다

4월 28일, 콜롬비아 시민들은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그 시위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을 희생시키려던 이반 두케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민심을 폭발 시킨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 그렇듯이 콜롬비아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야간통금 및 봉쇄조치로 인하여 경제가 위축되었고, 빈곤층이 급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반 두케 대통령은 경제회복 및 사회취약층 지원에 따라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매우기 위해 부가가치세, 소득세, 유류세, 연금수급자 과세 등을 추진한다.

이러한 정책은 코로나19로 지쳐있던 민심을 폭발시켰고,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총파업위원회가 결성되었고,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일어났다. 정부는 코로나19 전파를 이유로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려고 하였다.

사망자는 정부 통계 26명, 시민단체들의 통계에서는 76명이 사망하였고, 수백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80여 명이 실종상태이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의 경찰들의 성폭력 사건도 일어났다. 이러한 강경진압에 대한 국내외의 비난 때문에 결국 이반 두케 정부는 5월 1일 세제개편안을 철회하였으며, 기업과 정부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 밖에 없었다.

좌파무풍지대에서 일어나는 좌파 돌풍

사실 콜롬비아의 대규모 항쟁은 이미 2019년부터 일어나고 있었다. 칠레와 같이 축적된 불평등에 분노한 콜롬비아 시민들이 2019년 10월부터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였고, 이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던 2020년 2월까지 진행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유예된 분노가 2021년 세제개편으로 다시 터진 것이다. 이러한 분노는 일시적으로 세제개편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와 체제변화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제 1야당인 콜롬비아 자유당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반 두케가 이끄는 민주중도당과 함께 보수양당제를 유지해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들 또한 콜롬비아의 불평등 체제를 유지한 것에 큰 책임이 있다.
 
현재 대선 지지율 1위인 구스타보 페트로. 그는 과연 보수양당제를 끝낼 수 있을 것인가
▲ 차기 대선주자 구스타보 페트로 현재 대선 지지율 1위인 구스타보 페트로. 그는 과연 보수양당제를 끝낼 수 있을 것인가
ⓒ wiki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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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시민들은 다른 정치세력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중 한명이 바로 좌파 정치인 구스타보 페트로이다. 그는 과거 M-19 게릴라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으며, 게릴라 운동을 포기한 이후 계속 보고타 시장에 당선되는 등 꾸준한 좌파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는 2018년 대선 때 결선 2위로 탈락했지만 좌파 정치인으로서 최대 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고, 2019년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의 흐름을 타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음하게 된다. 그는 5년 전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맺은 평화협상의 이행과 불평등 해결, 보편적 의료보험, 친환경으로의 전환 등을 주장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좌익 게릴라와의 내전과 미국의 개입으로 인하여 제도권 정치에서 좌파 정치인들의 성장은 매우 더뎠고, 그로 인하여 중도 우파 자유당과 강경 우익 세력 간의 양당제 시스템으로 굴러져 왔다.

이번에는 보수 양당제 끝낼까?

구스타보 페트로의 성장은 기존의 양당제를 무너뜨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만약 정권교체가 되면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일단 친미 일변도의 외교정책이 재검토 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미국과의 관계가 재설정 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의 입구인 콜롬비아가 친미 대열에서 이탈하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 외에도 사회경제 정책과 정치제도에 대한 개혁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콜롬비아에서도 개헌을 요구한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콜롬비아 시민들이 보수 양당제를 끝낼 수 있을까? 현재 양당제 시스템을 유지하던 나라들이 하나 둘 다당제로 전환되거나 기존 양당이 무너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콜롬비아도 그러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태그:#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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