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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쓰레기 수거하는 태안군 바다환경지킴이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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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오전 충남 태안군 소원면의 파도리 해변. 이른 아침부터 태안군 바다환경지킴이 조끼를 입은 지역주민들이 파도리 바닷가로 떠밀려온 해양쓰레기를 치우는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바로 그때 파도리의 한 캠핑장에서 요란한 날갯짓을 하며 힘차게 창공으로 떠오른 드론 한 대가 드론비행항로를 따라 파도리 해안선을 비행한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쌓인 해양쓰레기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다.

태안군에서만 매년 평균 1000톤 넘게 해양쓰레기가 수거되지만, 복잡한 리아시스식 해안으로 인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선 모니터링은커녕 처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드론을 통한 해양쓰레기 실태조사는 물론 모니터링을 통한 처리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 드론길 따라 해양쓰레기 모니터링에 나선 지현규 태안군청 주무관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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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드론 메카로 자리매김한 태안군이 이재용 한서대학교 교수와 손잡고 드론을 활용한 해안가의 쓰레기를 자동 탐색할 수 있는 드론길을 전국 최초로 시범 구축하면서, 신속한 해양쓰레기 탐색 및 처리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이번 드론길 시범 구축은 바다에서 밀려드는 해양쓰레기를 보다 쉽게 찾아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태안군은 559km에 달하는 복잡한 해안선과 28개의 해수욕장, 42개의 항·포구를 보유한 데다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한 접근에 어려움이 있어왔다.

충남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충남의 해양쓰레기 평균 수거량은 1만 1590톤으로 전국 3위 수준이다. 이 중 태안군의 수거량은 충남도 수거량 중 53%에 해당하는 6133톤이다. 태안군에서만 매년 평균적으로 1000톤 이상의 해양쓰레기가 수거되는 셈이다.
  
드론 소지자 누구나 활용 가능토록 드론길 공개 
 
▲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 모니터링하는 드론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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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과 한서대 무인항공기과 이재용 교수팀은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한 드론의 활용방안을 공동 모색기로 하고, 지속적인 연구 끝에 드론의 해안가 탐색을 위한 자동 비행경로 시스템을 시범 구축, 이달부터 초고화질(UHD) 영상 채증 및 실시간 드론 모니터링에 나선다.

자동비행 경로 시범 대상지는 6개소로 ▲소원면 파도리를 비롯한 3곳(태배·천리포항)과 ▲근흥면 마도와 가의도 등 2곳 ▲고남면의 바람아래 해수욕장 등이 대상이다.

특히 바람아래 해수욕장의 경우 해루질로 인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루질로 몸살을 앓고 있어 출입이 통제된 구역을 비행 구역으로 설정해 사고 예방에도 주안점을 뒀다.

드론길은 드론이 언제나 같은 동선을 자동 비행할 수 있는 구간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쓰레기 침적량 등의 파악이 용이하다. 또한 암벽과 절벽 사이 등 평소 파악이 어려웠던 지형에 대한 실태 조사가 상시 가능해짐에 따라 효율적인 수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양쓰레기 탐색 외에도 열화상 카메라 등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과 지형 실태조사, 해안가 식생 연구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이번 드론길 구축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는 평가다.

태안군은 드론 조종능력이 부족한 이용자도 자동 비행을 활용해 드론길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시스템이 호환되는 드론 소지자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드론길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드론길을 더욱 확대 구축하고 드론의 이미지 분석을 통해 해양쓰레기의 자동 체적계산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에 나서는 등 향후 태안군이 '드론 메카'로 그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양쓰레기 처리에 실종자 수색까지 가능
 
▲ 전국 최초 행정 목적으로 구축된 드론길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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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론길 구축을 주도한 지현규 태안군청 주무관은 "이번 드론길 구축은 물리적으로 GPS를 기반으로 길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어떤 드론을 갖고 어느 누가 이륙하더라도 그 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비행하게 된다"면서 "드론길 구축의 주목적은 해양쓰레기 처리이지만 활용범위는 실종자수색 등 여러 활용 방안이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특히 드론의 기체는 일정 방향으로 가더라도 카메라 방향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도 있다. 일단 드론이 가는 길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잘 활용을 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행정 목적으로 드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지 주무관은 "태안군은 지난 2월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에 선정돼 태안 UV랜드 조성에 나서는 등 K-드론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번 드론길 구축을 계기로 드론의 활용방안을 더욱 늘릴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적극적인 연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태안군, #드론길, #한서대학교, #해양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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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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