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6명에게 20평 교실 공간은 인간 삶에 필요한 최소 공간을 보장한다.
▲ 학급 당 학생 수가 16명인 교실 16명에게 20평 교실 공간은 인간 삶에 필요한 최소 공간을 보장한다.
ⓒ 오현정

관련사진보기

 

3년 전, A학교에서 1학년을 맡았을 때 학급의 학생 수가 31명이었다. 그리고 새로 발령받은 B학교에서 맡은 1학년 학생 수는 16명이다. 3년 전 1학년 교실과 지금 교실을 계속해서 비교하게 되는데 그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학급 당 학생 수'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물리적으로 학생 수 당 사용할 수 있는 교실 공간은 얼마나 될까?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공간은 3.5평방미터, 약1.06평이라고 한다. 교실 크기는 대략 20평 남짓. 20평 안에 놓을 사물함, 책상, 칠판 등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하여 20평을 학생 수로 나누면 31명일 때는 0.65평, 16명일 때는 약 2배인 1.25평이 학생 1명이 사용하는 공간이 된다. 31명일 때는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공간이 확보되지 못했던 것이다.

1, 2학년은 전면등교를 하는 이때, 20평 공간에 31명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학생과 학생 사이에 2m 거리두기가 과연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A학교 인근은 최근에도 계속 입주를 하는 동네라 학급당 학생 수는 지금도 30명 전후이다.

학급 당 학생 수에 따른 수업 모습은 어떠할까? 수업시간은 1교시당 40분. 발표를 모두 시킨다고 했을 때 31명이 발표를 하면 1분씩만 잡아도 31분이 필요하다. 손길이 많이 필요한 1학년 아이들의 배움을 관찰하고 적절한 도움을 주기에 31명 교실은 너무 분주하다.

반면 16명이 있는 지금 교실은 한 눈에 들어와 아이들의 행동과 배움의 정도를 관찰하기에 최적의 상태다. 통합교과 속 신체활동 시간만 살펴봐도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은 줄고 개개인의 활동시간은 늘어 A학교 교실에서 1번 한 활동을 B학교 교실에서는 2번 이상 할 수 있다.

학교 예산으로 학생 수에 따라 나오는 예산도 있지만 학급에 나오는 예산도 있다. 학급에 나오는 예산인 학급 운영비로 학급 행사나 보상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학교마다 학급 운영비를 다르게 책정하기도 하지만 같다고 봤을 때 학급 당 학생 수가 적을 때 아이 한 명에게 쓸 수 있는 예산이 늘어난다.

예산 배당 뿐 아니라 학급 행사의 질도 차이가 난다. 3년 전에는 아이들 생일마다 챙겨주기에 시간적으로 부담이 있어 월초에 이달의 생일인 학생을 모아서 해줬는데, 지금은 생일인 날 오로지 한 명을 주인공으로 생일을 축하해 줄 수 있다. 월별로 하나, 개별적으로 하나 별 차이가 없어 한명 한명 챙겨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지난 9월 7일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선으로 줄여 가겠다"고 밝혔는데 내가 속한 서울시교육청은 오히려 선발하는 신규 교사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한다. 교사 수의 감소는 학급 당 학생 수의 증가로 이어 질 수 밖에 없다. 내년에도 코로나19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계속해서 교실 속에서 2m 간격으로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원초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해내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