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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았다. 우리가 즐겨 먹는 '호떡'은 우리 전통음식도 중국음식도 아니다. 호떡은 '오랑캐 호(胡)'에 우리말 '떡'이 결합한 단어다. 중국 수나라 이전부터 중앙아시아 위구르 땅을 서역(西域), '긴 머리의 백인' 위구르인을 호인(胡人)이라고 불렀다. 호인들은 밀가루 반죽에 속을 넣고 굽거나 튀겨 먹었다. 기원전 2세기, 흉노족 왕자가 처음으로 한나라에 전했던 위구르의 호병(胡餠)을 1882년 임오군란 때 한반도에 들어온 청나라인들이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우리말 '호주머니'도 위구르가 기원이란 설이 있다. 유목민인 호인들이 옷 위에 헝겊을 덧붙여 돈, 소지품 등을 넣을 수 있게 만든 부분이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거다. 

중국은 위구르 인들의 땅을 강제 점령해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위구르인들은 "신장(새로운 경계)"이란 지명을 격렬히 반대한다. 그들이 천 년 넘게 불러온 "샤르키 투르키스탄(Sherqiy Turkistan 동쪽 투르키어를 말하는 사람의 땅)"이란 고유지명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도 '신장' 대신 "동투르키스탄"이라 하겠다. 

동투르키스탄의 현실을 알기 위해 동투르키스탄 망명정부(ETGE) 최초 총리 안와르 유수프 투라니, 현 대통령 구람 오스만 야그마, 세계 위구르 회의(WUC) 의장 둘쿤 이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메일, 통화 등으로 인터뷰를 해 정리했다.
   
2004년 초, WUC는 자치권을 주장하고 독립을 거부했고, ETGE는 자치권을 거부하고 독립을 주장했다. 그 결과, 4월 WUC는 독일 뭔헨에 설립했고, 9월 14일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ETGE가 설립됐다. 당시 중국은 거세게 반대 공작을 벌였으나 미국의 지지로 가능했다. 망명정부는 동투르키스탄과 위구르 단체들로 구성된 내각제 공화제 정부다. 현 지도부는 2019년 11월 ETGE 제8차 총회의 선거를 통해 시작되었다.  
 
노래, 악기, 음악과 춤이 함께 어우러진 위구르 전통 민속예술인 무캄(Uyghur Muqam)은, 2005년 11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전 세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노래, 악기, 음악과 춤이 함께 어우러진 위구르 전통 민속예술인 무캄(Uyghur Muqam)은, 2005년 11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전 세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Liang 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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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 가장 큰 자치지역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4시간 날면 동투르키스탄의 수도 해발 800m의 우루무치가 나온다. 동투르키스탄은 텐신산이 2000km 동서로 뻗어 있는 중국 내에서 가장 큰 자치지역이자 세계에서 8번째로 큰 166만㎢ (남한 16.5배) 거대한 땅덩어리다. 몽고,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와 국경선을 맞대고 있고, 동에서 북서쪽으로 유명한 실크로드가 가로지른다.

중국 13억 인구 중 한족이 92%를 차지한다. 외에 55개 소수민족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지역은 중국 영토의 65%를 차지한다. 그 중 중앙아시아와 이슬람 문화가 녹아 있는 동투르키스탄에는 위구르 45%, 한족 41%, 카자흐 7%가 산다. 이 땅이  중국 내 원유 생산량의 33%, 천연가스의 35%가 나오는 중국이 절대 포기 못 하는 노른자위다.  

척박한 대자연이지만, 강수량은 적고, 햇볕은 강한 고온 건조한 기후 덕에 무화과, 여주, 포도, 수박, 호두 등 당도 높은 과일의 천국이다. 세계 최대 옥생산지 쿤룬산과 위룽카스강에 캐낸 옥은 3600년 전부터 중국 은나라와 거래했다. 거기서 '옥석을 가린다'란 말이 나왔을 정도다.

위구르의 역사는 6400년이 넘고, 영향력도 컸다. 몽골 칭기즈칸은 위구르 인들에게 고위직을 줬고, 위구르 법과 글자를 차용해 사용하기도 했다. 10세기에는 이슬람교를 받아들였다. 1759년 만주 청나라가 동투르키스탄을 점령했다. 위구르 인들은 물리치고 1863년 캉쉬가리아(동투르키스탄)을 세운다. 그러나 1884년 다시 청나라가 위구르를 침략해 '신장'이라 명명했다. 1911년 청나라가 무너졌지만, 스탈린의 묵인하에 1949년 12월 중화인민공화국이 동투르키스탄을 강제로 합병했다.  

1955년 마오쩌둥은 소련연방처럼 위구르의 자치권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대화 개발이란 핑계로 한족을 동투르키스탄으로 대량 이주시켰다. 그리고 동 투르키스탄이 고대 때부터 중국 일부였다고 역사를 왜곡하며, '신장웨이우얼자치구'로 지명을 바꾼다. 1958년 중국은 강제로 위구르인의 고유 전통과 문화를 금지하고, 중국어와 문화를 익히는 대규모 정책을 편다. 꾸란이 불태워지고, 모스크와 무덤이 파괴되고, 전통의상과 종교의식이 금지됐다.
 
터키 이스탄불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전통 모자인 도파를 쓰고 뺨에 동투르키스탄 공화국 국기를 그린 위구르 인들이 중국의 위구르 탄압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전통 모자인 도파를 쓰고 뺨에 동투르키스탄 공화국 국기를 그린 위구르 인들이 중국의 위구르 탄압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 Akmescit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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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가 되자 모스크를 수리하고 새로 짓게 했다. 종교 축제와 이맘과 지도자들의 여행도 허락했다. 꾸란을 위구르어로 번역하게 하는 등 회유책도 잠시 있었다. 그러나 1989년 아프가니스탄이 소련을 쫓아내자, 동투르키스탄에서도 다시 독립의 불길이 수년간 타올랐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 9/11 테러가 일어나자, 중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모든 위구르 단체를 강제 해산했다. 테러와 극단주의를 방지한다며 위구르 말, 이슬람교, 전통문화를 말살했다. 종교 지도자와 이맘도 중국정부가 임명하고, 충성과 강제학습을 강요하며, 교육이란 명목으로 수용소에 가둔다. BBC에 따르면, 이때 전체 모스크의 70%인 만 6천여 곳이 파괴됐다.무슬림들이 절하는 모스크의 메카 방향(Qibla)에 의도적으로 중국 오성홍기를 걸었다.

중국의 인종청소 정책은 평화롭던 위구르 인들을 극단주의로 몰아갔다. 2009년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수 천명이 죽고 수 만명이 투옥됐지만, 국제사회는 외면했다. 2014년 중국정부는 테러척결을 선포한다. '분리주의', '극단주의', '테러리즘'을 '세가지 악'으로 규정해 잔인하고 야만적인 정책을 펼치며 동투르키스탄에서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 테러리스트와 분리주의자로 몰린 많은 위구르 남성들이 불법 체포돼고 실종됐다.

2016년 초부터 중국은 '재교육'이란 핑계로 동투르키스탄 전역에 수백 개의 강제수용소를 세웠다. 전부터 위구르 인들은 재판 없이 투옥돼 감시, 세뇌교육, 강제 노동, 강제 투약, 고문, 불임수술, 성폭행 등을 당하고 있었다. 중국은 처음부터 강제수용소의 존재를 부정했다. 국제 사회가 조사를 시작하자, 중국은 곧 '직업훈련소' 라고 말을 바꾸고, 위구르 인들을 석방했다. 그러나, 석방된 위구르인들은 곧 수용시설이나 훈련소에 다시 수용됐다. 중국은 항상 부인하고 있지만, 직업훈련이란 명목으로 위구르 인권을 그렇게 짓밟고 있다.

ETGE는 현재 동투르키스탄 내 약 3500만 명의 위구르 인들이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중 10%가 넘는 사람들이 본인의 의지에 반해 강제수용소에 구금됐다. 뉴욕타임스 등은 2017~2018년 사이 최소 23만 명이 투옥됐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재판기록 등 공식 서류도 없이 중국에 반하는 극단주의 선전, 분리주의 선동 등 죄목으로 강제수용소에 수감하는데, 그 비율은 중국 평균의 15배가 넘는다.

강제로 수용소에 구금되는 사람들 
 
동투르키스탄 수도 우루무치에서 중국군대가 항의하는 위구르 여성들에게 진압봉을 휘두르고 있다.
 동투르키스탄 수도 우루무치에서 중국군대가 항의하는 위구르 여성들에게 진압봉을 휘두르고 있다.
ⓒ Uyghur East Turkis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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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 밖의 위구르 인들도 중국 한족 감시자와 같이 생활하며 24시간 감시를 받고 있다. 수십만 명의 어린이들도 강제로 가족과 분리돼, 중국식으로 개명하고, 중국역사와 한자만 배운다. 위구르 말과 문화, 이슬람 종교를 금지해 위구르와 무슬림 정체성을 잃게 하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파격적 혜택의 한족 이주정책이 계속되면서 동투르키스탄 내 증가한 한족 수는 약 1400만 명이 넘는다. 공무원과 국영기업은 모두 한족이 독차지했고, 350만 명 우루무치의 도심 상권도 한족들이 장악했고, 공장 일자리마저 한족 등 외지인들이 독차지했다. 위구르인은 도심 뒷골목과 농촌에서 감시받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위구르인 약 200만여 명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다. 대부분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에 있다. 그리고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유럽,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정치적 망명자로 살고 있다. 중국에서 망명은 총살감이다. 중국은 끊임없이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중국 국가에 위구르인 억류 및 추방 기록을 요청했다. 위구르인권프로젝트는 1997년 이후 위구르 인들이 세계 각지에서 추방돼 중국으로 강제송환된 사례가 약 400여 건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신분증에 출신 민족을 표시해 민족을 구분해 왔다. 수백 년 넘게 소수민족을 차별하고 탄압해 정체성을 잃게 했다. 특히, 위구르족을 생체실험에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위구르인 이름을 한자로 개명해 의도적으로 한족에 포함해 숫자를 줄이고 있다. 대다수 젊은 위구르 남자들을 수용소에 감금하고, 미혼 여자들은 한족과 결혼하면 혜택을 준다고 반강제로 압박한다.

농담으로 동투르키스탄에는 주민 수보다 CCTV가 많아 24시간 행인들의 눈동자 방향까지 감시, 저장해 도둑이 없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2019년 2월, 중국 정부가 동투르키스탄 주민 3600만 명의 DNA와 생체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한 적도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 정부가 12~65세 사이 위구르인의 얼굴, 홍채, 혈액형, 음성, 지문을 기록, 저장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매수된 일부 위구르인들 때문에 서로 감시한다. 도시 진입로와 도심에는 중무장한 군인들과 경찰들이 무작위 검문하고, 휴대전화를 검사한다. 시장, 백화점 출입구 등에서는 공항처럼 소지품 검사와 신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장갑차와 경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도로를 순찰하고, 광장에서 무장경찰이 무력시위진압 훈련을 해 공포심을 유발하는 등 계엄 분위기다. 외국인 방문객은 공안이 24시간 도청, 추적하고 있다. 

한 보고서를 보면, 약 3백여 명의 위구르인이 IS에 가담했고, 훈련받고 귀국했다. 위구르인의 IS 가담 이유는 중국의 탄압에 무력으로 맞서고, 동투르키스탄 독립에 같은 수니파 IS의 힘을 얻기 위해서라는 견해다. 급진적 위구르 조직도 중국을 상대로 테러를 벌인다. 그래서, 중국은 동투르키스탄독립운동(ETIM)이 테러단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은 2020년 10월 이 단체의 존재 증거가 없다며 테러단체 지정에서 해제했다. 수니파인 탈레반도 올 9월 10일 아프가니스탄에 ETIM이 있다면 언제든지 중국에 송환하겠다고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마오쩌둥과 악수하는 위구르 지도자 쿠르반 투럼의 동상이 동투르키스탄 호탄시 투안지에 광장에 서 있다. 중국 당국은 화합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매일 그 동상 아래에서 중국 경찰이 시위진압훈련을 하고 있다.
 마오쩌둥과 악수하는 위구르 지도자 쿠르반 투럼의 동상이 동투르키스탄 호탄시 투안지에 광장에 서 있다. 중국 당국은 화합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매일 그 동상 아래에서 중국 경찰이 시위진압훈련을 하고 있다.
ⓒ Void V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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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C가 2018년 UN에 낸 보고서는 최소 1백만 명의 위구르 인들이 시진핑 정부의 강제수용소에 감금돼 있단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최소한 12만 명의 위구르 인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갇혀 정치적 사상, 정체성, 종교적 신념을 개조당하고 있다고 했다. 2020년 중국정부백서에는 2014~2019년간 매년 동 투르키스탄주민 약 129만명이 수용소에 있다고 한다. 

2주전, 인도 언론매체, 더프린트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 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동투르키스탄의 재교육시설에서 강제불임수술을 실행해, 앞으로 2040년까지 450만 명의 위구르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인류학자 아드리안 젠즈 박사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2019년 중국은 동투르키스탄 독립 말살 전략을 짰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중국정부 내부 기밀 보고서에는 중국지도자의 위구르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담겨 있다. 국제사회는 21세기에도 조용히 중국정부의 동투르키스탄 위구르인의 대량학살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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