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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9월 5일 기니에서 쿠데타가 벌어졌다. 다음날인 6일 기니 코나크리에 있는 인민궁전 앞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니 국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축하하고 있는 모습.
 2021년 9월 5일 기니에서 쿠데타가 벌어졌다. 다음날인 6일 기니 코나크리에 있는 인민궁전 앞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니 국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축하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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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5일 서아프리카의 기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서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발생한 쿠데타가 얼음장 같았던 중국과 호주 사이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고 있다. 대체 기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일과 중국-호주 관계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자원 부국 기니에 천문학적 금액 투자한 중국... '내정 불간섭' 원칙도 무시 

한국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기니는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 매장량이 세계 1위인 국가다. 그밖에도 철광석, 금, 다이아몬드 등이 매장된 자원 부국이다. 중국은 10년도 더 전부터 기니의 자원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중국은 기니에 2009년 석유, 우라늄, 철광석 등 70억 달러 규모의 자원개발 투자를 실시하는 등 2012년까지 총 1000억 달러의 금액을 기니에 투자했다. 2012년 한국을 방문한 당시 기니 대통령이자 이번 쿠데타로 실각한 콩데 기니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거대한 국가라 자칫 기니가 중국에 종속될 염려가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을 정도다.

2012년 당시 콩데 대통령은 인천 항만시설을 둘러본 후 "한국 항만 기술력이 뛰어난 것에 놀랐다"고 감탄하며 "기니가 천연자원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항만 개발이 필수적이다. 항만 건설 기술이 뛰어난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고 얘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콩데 대통령의 바람도 무색하게 2016년 중국은 기니와 수도 코나크리의 항만을 현대적으로 확충하는 7억74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자원 개발을 장악한 데에 이어 그것을 수출하는 물류 거점까지 중국의 손아귀에 놓이도록 한 것이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는 기니의 정국이 안정적일 필요가 있다. 불안정한 정국은 자연히 불안정한 자원 수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 평소 '내정 불간섭'을 천명하던 중국이 이례적으로 쿠데타가 일어난 다음날인 9월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쿠데타를 통한 정권 탈취를 반대하며 알파 콩데 기니 대통령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까닭이다. 
 
 기니의 특수부대 사령관이자 군사정권 대통령인 마마디 둠부야 대령이 2021년 9월 10일 기니 코나크리에서 서아프리카 경제 공동체(ECOWAS) 대표단을 만나기 위해 도착하는 모습.
 기니의 특수부대 사령관이자 군사정권 대통령인 마마디 둠부야 대령이 2021년 9월 10일 기니 코나크리에서 서아프리카 경제 공동체(ECOWAS) 대표단을 만나기 위해 도착하는 모습.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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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통 쿠데타 지휘관... 중국의 대아프리카 군사교육 노력, 기니에서는 물거품 

게다가 이번 쿠데타를 일으킨 인물은 41세의 기니군 특수부대 지휘관인 마마디 둠부야 대령으로 중국과의 관계는 일절 없는 인물이다. 이는 아프리카의 장교로서는 특수한 경우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아프리카 각국의 장교들을 모든 비용을 대주면서까지 자국으로 데려와 군사교육을 시켜왔다. 이러한 중국의 대아프리카 군사 교육은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남경군사학교, 대련해군사관학교, 공군항공대학교와 같은 지역 사관학교에 입학해 초급 장교를 양성한다. 다음으로 난징의 육군 사령부 대학과 각 지역의 사령부 대학을 포함한 지휘 및 참모 대학에서 중견 장교를 양성한다. 21세기 이후 대다수의 아프리카 장교들은 이 두 단계에서 훈련을 받아 본국으로 돌아갔다. 마지막으로는 중국 국방대학과 국방기술대학에서 매년 300명 이상의 외국 고위 장교를 선발해 교육하는데 많은 아프리카 고위 장교들도 이러한 교육을 받았다. 이처럼 중국은 아프리카 각국의 장교를 육성함으로써 군부의 힘이 큰 아프리카에서 자국에 이로운 인맥들을 구축해놓는 데 열성을 다한 것이다.

하지만 둠부야 대령은 대다수의 아프리카 장교들과는 다른 전적을 갖고 있다. 둠부야 대령은 중국이 아닌 프랑스에서 훈련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프랑스 군대에서 복무한 '프랑스통'이다. 그는 이스라엘 국제안보사관학교에서 작전방호 전문가 훈련을 마치고, 세네갈, 가봉, 프랑스에서 엘리트 군사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프랑스 외인부대 소속으로 15년 동안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아프가니스탄, 코트디부아르, 지부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등 여러 국가에서 평화 유지 임무 또는 국제 개입에 참여하며 국제적 경험을 쌓은 뒤 2018년 새로 설립된 기니의 엘리트 특수부대 그룹(GFS)을 이끌기 위해 기니로 돌아왔다. 쿠데타가 발생했더라도 그 주축이 중국에서 교육받은 장교라면 중국 입장에서는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번 쿠데타는 그마저도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호주에 의존해야? 골머리 앓는 중국

쿠데타로 기니의 정국이 불안정해지고 새로운 수장마저 중국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자 일각에서는 최근 급속도로 악화된 중국-호주 관계에 새 바람이 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호주가 화웨이 5G 참여 금지, 쿼드 가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조사, 홍콩 민주화투쟁지지 등의 행보를 보이자 철광석에서부터 랍스터에 이르기까지 호주산 물품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보복에 나섰다. 그와 동시에 60%에 달하는 호주 철광석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 중 가장 큰 규모가 바로 기니에 위치한 시만두 광산 개발이다. 시만두 광산은 철광석 24억 톤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미개발 고품질 철광석 광산이다. 중국은 이처럼 해외 광산으로부터 확보하는 철광석 생산량이 2025년까지 전체 철광석 수입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중국의 계획이 예정대로 이뤄질지 불투명해졌다.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의 수입 역시 중국을 괴롭게 하고 있다. 중국의 보크사이트 수입 물량 중 절반 가까이가 기니산으로 5270만 톤에 달한다. 하지만 쿠데타로 인해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보크사이트 역시 호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기니가 보크사이트 매장량 1위 국가라면 호주는 보크사이트 생산량 1위 국가다. 중국은 대호주 경제보복을 실시한 현재도 호주로부터 3700만 톤의 보크사이트를 수입하고 있다. 이는 전체 수입물량의 30% 이상인데 앞으로 기니산 보크사이트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호주산 보크사이트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에서도 기니와 호주 다음으로 많은 1850만 톤의 보크사이트를 수입하고 있지만 현재 인도네시아는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와 수송역량이 낮기 때문에 기니의 대체국이 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결국 중국으로서는 당장의 철광석, 알루미늄 수요를 위해서라도 호주산 광물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난해 4월, 중국 관영신문인 <환구시보>의 편집장 후시진(胡锡进)이 호주를 '중국 신발 밑에 달라붙어 있는 씹던 껌'이라 비하한 것 치고는 꽤나 볼품없는 결말이 되고 말았다.

과연 중국은 선제적인 경제보복을 그만둘 것인가? 아니면 중국의 경제보복에도 불구하고 철광석 가격이 2배 이상 급증하고 브라질, 인도 등이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생산을 못해 독보적인 철광석 생산국으로 군림한 호주가 오히려 중국을 압박할 것인가? 기니 쿠데타가 일으킨 중국-호주 관계의 변화가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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