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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과 꽃 백일홍의 공통점은? 답은 '가을에 피는 꽃'이다. 가을에 꽃이 핀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다가 우연히 가을꽃을 발견하고 놀란 기억이 있다. 사계절 모두 꽃이 피는 축복받은 땅에 살면서 봄에만 꽃이 핀다는 생각에 고정돼 있었다니. 

푸른 찻잎 사이로 슬쩍슬쩍 피어난 하얀 녹차 꽃, 소나무밭에 피어난 은은한 구절초, 청초한 코스모스까지 가을꽃은 수수하면서 정겹다. 화려하지 않은 대신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파란 가을 하늘이 가을꽃의 배경이 돼주니 더욱 그런 듯하다. 올가을, 가을꽃을 바라보며 코로나와 더위로 지친 심신에 새 힘을 불어넣어 보는 건 어떨까.

가을꽃을 찾아 떠난 곳은 강원도.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봉평과 천변 따라 꽃 백일홍이 활짝 핀 평창에서 주인공은 단연 메밀꽃과 꽃 백일홍이다. 올해도 축제는 모두 취소됐지만 개별 여행자를 위해 가꾸고 심어놓은 꽃을 보러 조용히 다녀오는 데는 무리가 없다. 봉평, 평창과 인접한 정선에 들러 아름다운 수목원까지 다녀오면 멋진 가을 여행 코스로 손색이 없다. 
 
봉평 효석달빛언덕
 봉평 효석달빛언덕
ⓒ 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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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 부는 봉평오일장과 평창강변

매년 9월 초, 메밀꽃 필 무렵이면 봉평은 소설 속에 묘사된 달밤의 정취와 아련한 향수를 느끼려는 여행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수년 만에 다시 찾은 봉평은 상권이 즐비한 관광지로 변해 아쉬움이 남지만 수려한 산세와 흥정계곡의 자연미는 변함이 없었다. 

봉평은 장날에 맞춰 가야 제격이다. 봉평오일장은 매월 2, 7로 끝나는 날짜에 열리는데, 메밀꽃을 구경하고 오일장에서 파는 메밀부침개와 수수부꾸미를 먹어야 비로소 봉평 가을 여행이 완성된다.

구수한 메밀막국수 맛집도 지나칠 수 없다. 수확이 시작되는 가을이라 작은 규모의 시골장에도 활기가 넘친다. 오랜만의 정겨운 시골장에 덩달아 기분이 밝아진다. 이효석 문학의 흔적을 좀 더 느끼고 싶다면 이효석문학관과 효석달빛언덕을 관람하거나, 흥정계곡 옆 효석문화마을을 느릿느릿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평창강 둔치에 백일홍 꽃밭이 조성된 것은 2018년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부터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평창군민들의 마음을 모아 꽃밭을 만들었다고 한다. 100일 동안 꽃을 피운다는 꽃 백일홍은 평창에 제법 잘 어울린다.

알록달록한 꽃밭이 푸른 평창강과 파란 하늘에 어우러져 마음까지 화사하게 물든다. 강변 따라 조성된 꽃길을 걸으며 맞는 강바람도 상쾌하다. 꽃 백일홍이 질 때쯤에 이어서 피는 핑크뮬리도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을 것이다. 꽃밭을 구경하고 여유가 있다면 바로 옆의 평창바위공원, 청옥산 육백마지기도 가볼만하다.
 
평창 백일홍 꽃밭
 평창 백일홍 꽃밭
ⓒ 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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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산책과 명상이 있는 정선 가리왕산 힐링정원 

평창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정선 가리왕산 자락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수목원이 최근 문을 열었다. 주인장 부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로미지안가든이다. 부부가 10여 년 공들여 가꾼 공간은 명상 스팟과 테마별 산책 코스로 제법 둘러볼 만하다.

깊은 산골에 자리잡은 로미지안가든은 무엇보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위드코로나' 시대에 적절한 여행지다. 자연을 좋아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러운 여행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정원 곳곳에 마련된 명상 스팟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바다에서 융기한 석회암 군락지다. 석회암 바위 사이에 있는 풀밭 벤치에 앉아 산자락을 하염없이 바라보면 마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정선을 휘감아 흐르는 오대천과 동강, 조양강을 조망할 수 있는 삼합수전망대 뷰도 시원하다.

베고니아하우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대형 베고니아를 감상할 수 있다. 음악과 함께하는 꽃 명상도 새롭고 신선했다. 시간적 여유를 넉넉히 갖고 방문한다면 걷고, 명상하며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 힐링이 되어줄 것이다.
 
정선 가리왕산 자락에 위치한 로마지안가든 전경
 정선 가리왕산 자락에 위치한 로마지안가든 전경
ⓒ 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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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가을꽃 여행 당일치기 코스를 다시 정리해보자. 오전에 봉평에 도착해서 메밀꽃밭을 거닐고 봉평오일장에서 메밀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에는 봉평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정선 로미지안가든을 구경한다. 로미지안가든은 2시간이면 한 바퀴 둘러볼 수 있지만, 그보다 여유 있게 쉬어가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평창읍 백일홍 꽃밭을 둘러보면 꽤 근사한 당일치기 여행이 될 것이다. 메밀꽃과 백일홍이 개화하는 시기는 9월 초중순, 봉평오일장이 열리는 날짜에 방문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정지인 님은 여행카페 운영자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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