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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대구시 경제부시장 직을 사임하고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홍의락 전 의원.
 지난달 말 대구시 경제부시장 직을 사임하고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홍의락 전 의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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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권영진 대구시장이 준 독배를 마시고 반드시 성공해 내겠다"며 대구시 경제부시장에 취임했던 홍의락 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왔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금 대구는 협치의 시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경제부시장 직을 제안했고, 홍 전 의원은 이를 수락해 1년 2개월간 대구의 경제수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왜 '독배'를 마시는 심정으로 대구시 경제부시장직을 맡았을까? 대구에서 처음 협치의 모델로 시정에 참여하고 다시 정치의 영역으로 돌아온 홍 전 의원을 지난 6일 만났다.

"심부름꾼은 싫었다, 직원들에게 <룬샷> 선물"

홍 전 의원은 "권영진 시장이 (대구시정에) 합류해 주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꽂혔다고 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가 침체된 대구에는 '직구'가 아닌 '변화구'가 필요했다.

하지만 막상 대구시에 들어가니 별로 할 일이 없었다고 한다. 긴 호흡을 갖고 경제를 이끌어가야 하는 경제부시장이지만 그때그때 민원처리에도 바쁜 공무원들을 보면서 할 수 있는 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 7월에는 참 황당했다. 중앙정부에 이야기해야 할 것들에 대한 부탁만 들어 오더라. 이러다간 심부름꾼밖에 안 되겠다는 고민이 있었다. '이걸 어떻게 극복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정부 여당 소속이니까 어쩌면 정부와의 가교 역할과 심부름 역할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중앙정부와 이야기해서 대구시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길 원했는데, 내가 안 움직였다."

그는 "권 시장은 내가 하려고 하는 걸 이해했을 텐데 다른 쪽 사람들은 지금껏 그런 시스템에 익숙했던 것 같다"며 "친소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부탁하고 결과와 상관없이 만나서 사진 찍는 것이 일반화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테일하게 챙기는데 약하더라. 언론도 마찬가지"라며 "누가 뭘 했다고 하면 그 과정에서 이 역할이 어느 정도인지 안 본다. 보도자료 하나 던지면 박수치고... 그러니까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을 두고도 "정부 정책에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았다. 야심차게 팀도 만들고 TF도 구성했는데 구체화하기는 쉽지 않았다"면서 "탄소 중립 같은 경우에도 '시민중심 탄소중립 건강도시' 비전을 만들었는데 시 전체로 확산시키기가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꺼내든 게 '혁신성장을 위한 거버넌스 확립'이었다. 그는 먼저 경제국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정책 플랫폼, 혁신네트워크 구성, 기업 니즈(needs) 발굴, 대구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등 네 가지를 추진했다.

이어 경제 관련 20개 과를 개방소통팀, 구조전환팀, 미래도약팀, 가치창출팀 등 4개 팀으로 묶어 매주 토론을 하며 어떻게 협업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공무원들에게 책 <룬샷>을 선물하고 읽도록 하기도 했다. 외면 받던 아이디어를 육성시켜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던 사례들을 담은 책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대구 취수원 다변화"
 
지난달 말 대구시 경제부시장 직을 사임하고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홍의락 전 의원.
 지난달 말 대구시 경제부시장 직을 사임하고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홍의락 전 의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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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의원은 부시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대구의 취수원 다변화를 꼽았다. 대구시민의 67%가 이용하는 낙동강 물에 대한 불신이 강한 상황에서 구미 취수원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안에 대해 대구와 구미는 10여 년간 대립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장세용 구미시장과 만나고 통화를 하면서 "함께 상생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며 노력했다. 그 결과 환경부가 취수원 다변화 정책으로 대구시와 구미가 함께 해평취수원을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홍 전 의원은 "무산될까봐 걱정도 많이 했지만 장세용 시장의 역할이 컸다"고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미지역 일부 정치권이 공동 이용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TK 정치권이 정치논리로 풀어야 할 일이 있고 상생을 위해 같이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구분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는 공무원 사회에 대해서도 "협치에 대해 말은 많이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공무원들이 아이디어가 많은데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직제를 만들어 세밀하게 검토하고 진행해야 하지만 아이디어를 낸 공무원에게만 맡겨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같은 걸 내놓으면 흡수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대구의 배척하는 문화에 대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의원이 경제부시장으로 간다고 하니까 당시에도 지역의 많은 보수 인사들이 반대한 것을 예로 들었다.

"나눠먹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대구가 협업이나 대화나 뭔가 서로 나누면서 일하는 것에 대해 인색하다. 서로 협의하고 경쟁하고 토론해서 생기는 이익에 대해 경험을 해보지 못한 문화가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거나 배척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옛날 역사를 보면 대구는 대단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었다. 저항정신도 있었고 포용성도, 혁신성도 있었다"며 "언젠가부터 일하는 방법을 놓친 것 같다. 시장을 개척하는 사고가 아닌 납품만 하는 종속적 사고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홍 전 의원은 대구가 이렇게 변한 건, TK 출신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았을 때 누군가 해주길 기다리며 덕을 볼 수 있다는 믿음 속에 안주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토론을 안 하고 자기검증을 하는 문화가 존재하는 한 대구의 미래는 밝지 않다"며 "자기를 조정하고 보완하는 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자기 사고와 언어를 확인할 길이 없는 도시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홍 전 의원은 "산업전환기의 대구가 처해 있는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전기차용 모터는 대구가 독보적이다. 능력도 있고 인프라도 어느 정도 구축돼 있는데 이걸 접근하는 사고가 변하지 않으면 대구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한 권 시장에 대해 "대단한 발상이었다"고 말했다. 대구는 아직도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매몰돼 있는데 이제는 세상이 변하고 대구도 변화의 중심에 있다는 것. 그래서 자신을 발탁해 준 권 시장이 협치 하나만으로도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구사회에서 권 시장에 대해 기대했던 사람이나 반대했던 사람이나 모두 평가가 너무 인색하다"며 "만족을 주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힐난도 듣고 하지만 대구시에 주는 메시지는 만만치 않았다. 앞으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간 이유? 대구경북 가장 잘 아는 사람"
  
지난달 말 대구시 경제부시장 임기를 마치고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홍의락 전 의원.
 지난달 말 대구시 경제부시장 임기를 마치고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홍의락 전 의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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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구시 경제부시장에 내정된 정해용 전 대구시 정무특보를 향해서는 "데이터에 의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대구시에 들어가서 했던 이야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지 말라. 우리가 잘 하는 걸 더 잘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뭘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였다"면서 "하고 싶은 걸 주장하다 보면 처음엔 창대하지만 나중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하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누굴 설득하려 해도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면 설득이 안 되고 소득도 없다"고 충고했다.

또 현장에 나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 가지 않고 시청에 찾아와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으면 보편적인 정책이 될 수 없다"며 "어떤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꼭 현장을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4차 산업시대이고 기후위기 시대인데 사업을 하거나 비즈니스를 하려면 통신, 기계, 소프트웨어, 바이오 전문가 등이 한 자리에 모여서 협업을 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홍 전 의원은 "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는다. 누군가 행정에 있는 사람이 이 언어를 같은 언어로 만들어주고 소통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줘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온 그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며 "대구의 미래에 대한 벽돌을 어떻게 놓을 것인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고민하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여건상 어떻게 하겠다고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도 "당선 여부를 떠나 고민은 할 수 밖에 없다"라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홍 전 의원은 지난 5일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안을 받고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이 지사 캠프에 합류한 이유로 "대구경북을 가장 잘 알고 애정이 많은 후보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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