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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80세 어르신은 자신이 단식을 하겠다며, 천막농성장을 찾아 한석화(사진 왼쪽) 공동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 80세 어르신은 자신이 단식을 하겠다며, 천막농성장을 찾아 한석화(사진 왼쪽) 공동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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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의 산업폐기물매립장 입주계약서 부가조건(산단 내 폐기물만 매립) 삭제에 항의하며 4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산산폐장 감시연대가 부가조건을 삭제한 서산시와 맹정호 시장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뿐만 아니라, 주민 감시단 활동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천막농성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서산산폐장 감시연대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8개월간 시청 앞 천막농성(한석화 위원장  10 일간 단식농성)을 벌였고, 2020년 2월 충남도청 앞에서 22일간 단식농성을 벌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6월 산폐장 사업자측이 금강유역환경청(아래, 금강청)을 상대로 제기한 '사업계획 적정통보 취소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심리불속행' 처분을 내려 최종적으로 사업자의 손을 들어줬다(관련기사 : 대법원, 서산 산폐장 '심리불속행'... 사업자 손 들어줘 http://omn.kr/1tv6v)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사업자는 산폐장 건설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산폐장반대오스카빌아파트대책위를 비롯해 서산지역 10개 시민사회단체는 산폐장감시서산시민단체연대를 출범하고 산폐장 감시활동에 돌입했다. 

천막농성 4일째인 29일, 농성중인 산폐장 감시연대 한석화 공동대표를 만나 농성을 시작한 이유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천막농성에 들어간 이유는?
"서산시 입주 계약, 충남도 산단 계획에서는 오토밸리 산단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만 매립하는 걸로 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충남도에 이어 (올 6월 대법원 후) 서산시도 사전에 상의도 없이 부가조건을 해지했다. 대법원에서 패소한 건 금강유역환경청 사업계획서에 대한 행정소송으로, 서산시 입주계약서 문제는 (이와 별개로) 현재 건축 허가 (행정) 소송으로 다투는 중이었다.

(건축 허가 소송중에) 서산시가 입주 계약 상 (산단 내 폐기물만 매립) 부가조건을 해지해버림으로써 사실상 재판이 무의미해졌다. 금강청의 대법원 소송 패소 이후 어려움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끝까지 싸우고 있는 시민들처럼 서산시도 최소한 버텨주길 기대했지만, 그 기대가 깨져 버렸다. 대책위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던 충남도와 서산시가 느닷없이 사업자에게 도움을 준 격이 됐다.

건축허가 소송에서 패소하면 그 이후에 부가조건을 변경해도 되는데 서산시는 미리 바꿔버렸다. 이는 영업하려는 사업자가 옳았다고 증명해준 것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서산시에서는 '대법원에서 졌으니 우린 더 할 게 없다'라고 말하지만, 서산 산폐장 문제에 막중한 책임이 있는 서산시가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 이번 천막농성은 서산시에 (부가조건 삭제와 관련해) 응당하게 책임질 것과 산폐장 시설 준공시 주민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시작했다."

- 산폐장 감시연대 요구사항은?
"첫째, 건축허가 행정소송 2심을 앞두고 주민들 모르게 서산시가 '산폐장 입주 계약 부가조건'을 삭제한 것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

둘째, 산폐장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뒤에 실질적인 산폐장 감시활동을 보장해달라는 거다. 현재 서산시와 맹정호 시장은 사업자가 금강유역환경청을 상대로 제기해 대법원에서 승소한 행정소송 당시 사업자를 도와준 이들을 감시단에 포함하려고 있다. 이게 제정신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셋째로, 산폐장 준공검사 시 주민을 입회시킨다는 약속을 이행하길 촉구한다. 서산시는 지난해 2월 충청남도와 산폐장반대위를 비롯해 시민단체와의 합의 당시 주민감시협의체에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 1명과 주민 입회를 약속했다.

또한, 준공검사시 미리 현장을 파악할 수 있는 설계도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서산시는 준공은 금강유역환경청 소관이라며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주민을 기만하고 배신한 행위다. 아울러, 서산시는 그동안 우리에게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검토하겠다', '노력하겠다'라는 말로 일관해 믿음이 가지 않는다."

- 앞으로의 일정은?
"시간은 흐르고 사업자는 착착 갈 길 가는데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천막을 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오는 30일 80세 어르신이 단식하겠다며,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시신 기증서를 맡기는 일까지 있었다. 우리는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데 비는 오고 ,코로나로 주민참여도 호소할 수도 없다. 지속해서 SNS와 온라인을 통해 주민의 동참과 관심을 부탁하고 있다. 또한, 서산시의 명확한 답이 있을 때까지 천막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은?
"이제 산폐장 영업이 시작될 텐데 그동안 방치됐던 그곳이 온전할 리 있겠나? 앞으로 서산시에서 진행하는 공사 검사나 협의, 감시에 주민을 포함하는 공식적인 약속을 해주기를 촉구한다."

태그:#서산시, #산업폐기물매립장 , #대법원행정소송, #산폐장감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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