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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갑질'이라는 말은 대단히 흔해졌다. 일반적으로 '갑질'이란 상대적으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 권리 관계에서 약자인 타인에게 행하는 부당한 행위를 일컬어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본래 이 '갑질'이란 말은 계약서에서 사용되는 '갑'과 '을'이라는 용어로부터 비롯되었다. 이로부터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 행하는 행위를 '갑질'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갑 중의 갑'이라든가 '갑을관계'도 계약서의 '갑을' 표기로부터 만들어진 말들이다.

'갑과 을'의 계약서, 읽기 어렵고 착오 발생 가능성도 존재

계약서라고 하면 우리는 반드시 그 주어를 '갑'과 '을'로서 표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계약서에 계약 당사자 쌍방을 '갑'과 '을'로 구분하여 '기호'처럼 표기하는 이러한 계약서 양식은 일본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일본의 계약서 표기 방식을 우리가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를 겪은 우리 사회의 다른 많은 현상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일제 잔재'인 셈이다.

사실 '갑'과 '을'로 표기하는 방식은 읽기 어렵고 때때로 혼동을 일으키게 만든다. 또한 작성자가 '갑'과 '을'을 혼동하고 착각하여 잘못 표기하는 바람에 계약이 거꾸로 체결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단히 커다란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계약 당사자 명칭의 단축형 혹은 약칭 표기가 바람직

영미권에서는 물론 '갑'이나 '을'이라는 용어도 없고, 그렇다고 하여 계약서의 등장인물을 '갑'이나 '을'과 같은 단순한 기호로 치환하여(이를테면, 'A'와 'B'로 표기하는 방식) 표기하지 않는다. 계약 당사자들의 이름이나 명칭의 단축형 혹은 약칭을 표기하거나 아니면 직접 'Seller'와 'Buyer'로 명확하게 표기한다.

그러므로 우리도 이제 계약서에 '갑'과 '을'과 같은 표기 방식을 벗어나 계약 당사자 이름이나 명칭의 단축형 혹은 약칭을 표기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현재 법원의 재판에서도 '갑'과 '을'의 표기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관계 당사자들의 이름이나 명칭을 직접 표기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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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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