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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바이든 순방 전세기까지 멈춰 세운 '이것', 미국이 난리 났다

8월 말에 나타나는 늦털매미라는 종이 있긴 하지만 찬바람이 불면 매미는 한동안 잊힌 존재가 된다. 하지만 올해 미국 사람들에게 매미 열풍의 여운은 오래갈 듯하다. 바로 17년마다 먹을 수 있는 이색적인 매미 요리들 때문이다.

엄청난 개체 수로 미 북동부를 강타한 17년 주기매미 '브루드-10'에 대한 뉴스와 더불어 매미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기매미는 17년과 13년 두 종류다. 주기마다 한꺼번에 출몰하는 건 맞지만 작년에는 '브루드-9'이, 내년에는 '브루드-11'이 발생하는 식으로 각각의 종들이 지역을 조금씩 달리하면서 엄청난 규모로 나타난다고 하니 매년 먹는 요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매미 요리' 열풍은 단순히 이색적인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만 치부하기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온실가스 감축과 매미 요리 열풍이 전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22년 올해 나타난 17년 주기매미는 '브루드-10'이라는 종이며, 주기매미중에는 가장 많은 개체수가 한해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국 CBS 뉴스화면 유투브에서 캡쳐)
▲ 붉은 눈을 가진 미국 17년 주기매미, Brood-10 2022년 올해 나타난 17년 주기매미는 "브루드-10"이라는 종이며, 주기매미중에는 가장 많은 개체수가 한해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국 CBS 뉴스화면 유투브에서 캡쳐)
ⓒ 미국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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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요리 열전

아주 다양한 매미 요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인상적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매미를 곁들인 타코나 피자를 상상이나 해봤는가? 기름을 두르고 매미를 볶은 후 피자 도우에 피자 재료들과 매미를 같이 올리고 굽는 형태다. 매미 요리의 레시피가 적어도 수백 가지는 되는 것 같다. 매미 쿠키뿐만 아니라 심지어 매미 유충에 초콜릿을 입힌 과자도 등장했다.

현재 미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말린 매미 유충을 사는 건 어렵지 않다. 매미 요리들의 공통점은 성충일 경우 날개와 다리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고, 매미를 볶거나 튀겨서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성충보다 유충을 선호하는 걸로 보인다. 아무래도 성충이 되어 활동을 하면 개체가 오염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
  
'Brood-10'이 들어간 매미요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ABC방송사 유튜브 화면 캡쳐)
▲ 17년 주미매미와 요리의 만남  "Brood-10"이 들어간 매미요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ABC방송사 유튜브 화면 캡쳐)
ⓒ 미국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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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아시아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문화적으로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나라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했지만 유럽에서는 아주 제한적인 곤충들만 사용하였다고 하니 당연한 경향이다. 성경에는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메뚜기, 귀뚜라미, 방아깨비 정도만 언급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는 '동물지(Historia animalium)'에서 '마지막 껍질이 벗겨지기 전의 매미 유충과 알이 찬 암컷 성충이 가장 맛이 좋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서양 문화에서 곤충은 식재료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결국 미국에서 불고 있는 매미 요리 열풍은 역사와 전통과는 무관하고 환경의 변화와 누군가의 열정에 힘입어 새로 탄생한 문화이다.

매미요리 열풍을 주도하는 동양계 요리사들

미국에서 곤충이나 매미 요리를 만난다는 것은 이색적인 일이지만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는 다양한 곤충 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필자도 태국 방콕의 배낭 여행자 거리 '카오산'에서 매미 유충 튀김을 발견하고 신기해했던 적이 있다. 긴 세월 땅속에서 성충이 될 날만 학수고대했을 텐데 날아보지도 못한 채 식탁 위 음식 신세가 되어버린 삶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는 곤충 요리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누에의 '번데기'는 어른들의 추억거리이자, 요즘도 가끔 놀이동산 같은 곳을 가면 먹을 수 있는 별미이다. 매미 유충의 껍질인 '선퇴'를 한약재로 오래 동안 사용해 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매미 요리 열풍의 배경엔 동양계 요리사들이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미국 뉴스TV채널 CNN의 라이브 스튜디오에선 동양계 요리사가 매미가 들어간 마끼를 만들고 미국인 진행자가 직접 시식하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매미 요리를 직접 시연한 이는 코네티컷주 뉴호븐에서 스시점을 하는 홍콩 태생 요리사 번라이(Bun La)씨였다. 
 
번라이 요리사RK CNN 라이브 뉴스시간에 출연하여 마끼 형태의 매미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 매미 요리사 번라이씨 번라이 요리사RK CNN 라이브 뉴스시간에 출연하여 마끼 형태의 매미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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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라이씨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매미 요리사는 공교롭게도 한국인이다. 뉴욕에서 '여미 이츠(Yummy Eats)'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조셉윤씨는 다양한 영양분을 지닌 곤충 요리 소개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요리사다.

그의 '브루클린 벅스(Brooklyn Bugs)'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곤충을 활용한 음식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올해에는 '브루드-10' 매미 요리들을 연속적으로 공개했다. 매미가 들어간 야채 볶음(동남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리), 스페인 음식 토르티야, 감자 스프와 야채 샐러드 등 다양한 문화권의 요리를 거침없이 시도하고 있다.
 
조셉윤씨가 개발한 매미요리는 수십가지에 이른다. 아스파라거스와 매미 볶음(우상단), 한국 스타일의 김치와 매미가 협쳐진 매미요리(하단 좌우) - 조셉윤의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 조셉윤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소개된 매미 요리들 조셉윤씨가 개발한 매미요리는 수십가지에 이른다. 아스파라거스와 매미 볶음(우상단), 한국 스타일의 김치와 매미가 협쳐진 매미요리(하단 좌우) - 조셉윤의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 조셉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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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요리사답게 매미 유충을 넣어 버무린 파김치나 매미를 고명처럼 올린 열무국수도 선보였다. 최근엔 배우 윤여정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미국인들에게도 익숙해진 미나리와 매미 유충을 버무린 무침을 공개하는 등 그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윤씨의 매미 요리는 미국 ABC 채널의 심야토크쇼 '지미키멜쇼'와 NBC의 아침 프로그램인 '투데이' 등 유명 TV프로그램에서 소개됐을 뿐 아니라 캐나다와 독일 방송에서도 다루어졌다.

매미를 먹을 때 주의할 점과 생각할 점

매미 요리 붐이 일자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5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매미는 새우나 랍스터와 비슷한 계열이므로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섭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즈도 6월초 FDA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를 인용해 "곤충과 갑각류는 절지동물과에 속하고, 비슷한 단백질을 함유하기 때문에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식용 곤충에도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4년 매미 요리책을 출간한 제나 자딘씨는 갓 부화한 신선 개체를 요리 재료로 사용하라고 권한다. 그래서 이른 아침에 매미를 채집하는 것이 좋으며, 딱딱해진 매미는 반드시 삶아서 사용하고, 죽은 매미는 절대 먹지 말라고 한다.

제나 자딘씨가 매미요리 책을 출간한 것은 문화적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개체 수가 엄청난 주기매미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식량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량 농업기구와 유엔 기후 변화 고문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녀는 곤충의 식량자원화는 지구를 위해 훨씬 유익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유엔식량 농업기구의 자료(축산업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 2008)에 의하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6.5% 정도가 축산업 때문에 발생하며 특히 육류 제품의 비중이 61%가 넘는다.
 
동서량을 막론하고 애용되는 육류인 소가 곤충에 비하면 월등히 많은 온실가스 를 배출하고 있다.
▲ 제중 1kg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동서량을 막론하고 애용되는 육류인 소가 곤충에 비하면 월등히 많은 온실가스 를 배출하고 있다.
ⓒ 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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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곤충은 육류를 대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단백질원이다. 단백질 함량뿐만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마저 풍부하다. 쇠고기는 가공하면 유용단백질이 55% 정도지만 귀뚜라미는 80%, 말린 매미유충도 최소 50%나 된다. 콩이 약 4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곤충들은 불포화 지방산 함량도 매우 높고 표피의 키틴질은 식이성 섬유나 철과 칼슘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까지 뛰어나다. 2016년 기준 1인당 미국인들의 연간 육류소비량이 96.8kg으로 세계 1위이고,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정책을 펼치는 나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제나 자딘씨의 제안을 미국인들이 흘려들을 수만은 없어 보인다.
 
곤충과 소고기 100g당 단백질 함량을 비교해보면 곤충이 월등히 높다.
▲ 100g당 단백질 함량 비교 곤충과 소고기 100g당 단백질 함량을 비교해보면 곤충이 월등히 높다.
ⓒ 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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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동부에 내려진 축복, 17년 매미

미 북동부 사람들에게 주기매미는 그동안 성가신 존재였을 것이다. 야외 결혼식을 매미떼 때문에 망쳐버렸다고 울먹이는 신부의 영상이 필자가 만든 다큐멘터리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감독 박성호, 98분)에도 나온다. 그런데 매미 요리 열풍을 보면 그들의 태도 변화가 엿보인다.

비록 엄청난 개체 수 때문에 소소한 피해는 있겠지만 매미들은 에굽을 덮쳤던 메뚜기 떼처럼 농작물을 먹어치우지도 않고 벌이나 모기처럼 물지도 않는다. 대신에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고단백 먹거리를 힘들이지 않고 구할 수 있으니 미 북동부 지역은 축복받은 땅인 셈이다.

우리도 육류 소비가 전 세계 14위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참에 우리도 매미 유충 정도를 식량자원화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우리도 도심 매미 개체 수가 엄청나서 여름철이면 매미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시민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밀웜이나 몇몇 곤충들은 이미 식용으로도 판매되고 있는데 다행히도 매미 유충은 손으로 집어 들기만 하면 될 정도로 채집이 어렵지 않다. 매미라는 생명체에 대해 공부를 하고 뭔가를 만들어 왔던 매미 작가로서 망설여지긴 하지만, 지구를 살리는 작은 대안이라니 동정은 잠시 접어본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와 동시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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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채널에서 교양다큐멘터리를 주로 연출했, 1998년부터 다큐멘터리 웹진 '드가의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운영. 자연다큐멘터리 도시 매미에 대한 9년간의 관찰일기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16년 공개, 동명의 논픽션 생태동화(2004,사계절출판사)도 출간. 현재 모 방송사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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