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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부여군 박정현 군수
 충청남도 부여군 박정현 군수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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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시대, 충남 부여군 주민들은 행복하다. 재정자립도가 넉넉하다거나 복지제도가 남달라 혜택이 많아서가 아니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역의 공동관심사를 스스로의 책임 아래 처리해 나가는 노력을 했고, 그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민선 7기 박정현 부여군수는 2018년 취임과 함께 3불정책을 천명했다. 3불정책은 ▲기업형 축사 제한 ▲무분별한 대규모 태양광발전사업 규제 강화 ▲폐기물처리업 제한이 핵심으로 친환경 청정 농업도시에서 유네스코 친환경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백제 왕도, 부여군 주민들의 자존심이며 희망이었다.

물론 사업자들의 행정소송이 잇달았다. 그러나 SRF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 '개발행위 불허가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 태양광발전시설 허가건수 급감, 대규모 축사의 신규 허가 0건, 부여군 전체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약 4년간 매립해야 하는 양보다 많았던 불법폐기물의 전량 처리 등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여기에 부여군이 쏘아 올린 신호탄인 '농민수당'은 충남도의 정책 도입을 이끌어 2020년부터 도내 전역으로 확대되는 등 농업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군민 1인당 30만 원씩 지원하는 '부여군 재난지원금'도 지급했다. 부여군은 이를 위해 이미 작년부터 고심을 거듭해 본예산 성립과정에서 불요불급한 사업비를 줄이고 부여군의회의 동의를 받아 예비비 200억 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지난 7월 부여군은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2022년도 충남도 관광자원개발 공모에서 우수 사업으로 선정, 사업비 350억 원을 확보했다. 

백마강 생태 정원 조성사업은 부여읍 군수리 백마 강변 일원 130ha에 생태 자원을 활용한 생태 정원과 억새정원·향기정원·역사테마 주제 정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박 군수는 "백마강 생태 정원을 시작으로 궁남지·정림사지·부소산을 축으로 연결해 도시 전체를 정원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도시정원의 구상'은 우리나라 최초의 구상이다. 세계적으로는 싱가폴이 도시정원을 구현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가 '지방 도시 부여'를 재발견했다. 이에 지난 19일 박정현 군수를 만나 3불정책, 재난지원금, 그리고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의 계획과 비전을 들어 보았다. 다음은 박정현 부여군수와의 일문일답. 

- 충남 최초 재난지원금을 전 군민에 지급했습니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했나요?
"모든 국민들이 힘들겠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농촌, 농업지역인 우리 부여군도 굉장히 힘듭니다. 특히 7, 8월은 농한기입니다. 여기에 관광산업이 침체되면서 관광도시인 부여군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할 것입니다.

농민은 농민대로 힘들고, 소상공인은 또 소상공인대로 힘듭니다. 이런 상황이 2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애당초 코로나19 상황은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예견되었습니다.

부여군은 작년부터 이에 대한 대비를 해왔습니다. 군의회의 협조로 본예산에 200억 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또 마침 작년까지 지방채 295억 원을 다 변제한 터라 예산 운용에 탄력이 생기기도 했구요. 그래서 1인당 30만 원씩 모든 군민들께 지급할 수 있었습니다."

- 충청·중부권 최초로 농민수당을 지급했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 말해주세요.
"농민수당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제 공약사항이었습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도 존중해드리고, 또 농민들에게 힘을 드리기 위해서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농업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부여군이 2019년부터 맨 처음 시작한 이후 충청남도의 4개 시군과 충청남도가 합의해서 지금은 충청남도 전체 농민들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 가구당 80만 원씩 12000 농가에 96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올해는 하반기, 상반기 나눠서 80만 원씩 104억 원을 지급하게 됐습니다."

- 부여군 '굿뜨래 페이' 지역화폐가 인기가 높습니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부여가 소도시다 보니 돈이 밖으로 나갑니다. 그래서 지역화폐를 만들게 됐습니다. 정책자금이라든지, 재난지원금이라든지, 농어민수당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지역화폐로 드림으로써 화폐가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우리 부여군 관내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농민들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까지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순환 금액 1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기존 카드망을 사용하면 한번 사용하고 나면 법정 화폐화되어 외부로 유출되는 타 지자체 지역화폐와 다르게 부여군에서 자체 개발한 굿뜨래페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관내에서 다시 순환하여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가맹점이 받는 지역화폐를 환전하지 않고 다른 가맹점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유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체 경제 가치를 굿뜨래페이에 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앞으로 출향 인사를 대상으로 고향마을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망도 설계 중에 있습니다."

- 박정현 군수하면 3불 정책에 대한 강한 추진력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3불정책 내용에 대해 말해주세요.
"지역 이슈에서 환경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충남 부여에서는 한때 전국 폐기물들이 몰려 들어와 거대하게 쌓인 쓰레기 산이 화제가 됐었습니다. 20년 동안 묻으면 안되는 폐기물에다 불법적으로 용도를 변경해서 더 많은 양을 묻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침출수를 통해서 나오는 오염된 물 그리고 또 악취 등으로 주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쓰레기양이 우리 부여군의 생활폐기물을 4년 동안 매립하는 것과 맞먹는 정도니 얼마나 많은 양이었겠습니까. 반발 등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국·도비와 군비를 합쳐 총 94억 원을 들여 1년 7개월 만에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청정 농업도시로서의 가치, 그리고 지역주민의 정주여건 개선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주민을 위한 일 앞에서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강력한 추진력이라면 추진력이 아닐까요." (웃음)

- 3불정책에 이은 백마강생태정원 계획을 보면 부여군의 중장기 미래 비전을 실천해 나가는 데 상당히 치밀하다는 느낌입니다. 이번 부여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이 2022년도 충남도 관광자원개발 공모에서 우수 사업으로 선정됐습니다. '충남도 관광자원개발 공모'란 무엇입니까?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으셨다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우리 부여는 조상들이 물려 준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관광도시입니다. 그렇다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후손을 위해 무엇을 남겨 주어야 할까요. 고민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백마강생태정원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충남도 관광자원개발 공모'가 도입되었습니다. 당초에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심사로 추진되었으나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돼 도가 직접 발굴 선정하는 공모사업입니다. 충남도는 지난 6월 내부 심사를 통해 10개 시군에서 제출한 15개 사업을 1차 선정했습니다.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은 전문가들이 참여한 7월 발표심사에서 우수한 생태환경과 차별화된 개발전략,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 등에 대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치열한 경합을 뚫고 전체 사업 중 1순위로 선정되어 총사업비 350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 그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주세요. 
"부여군은 찬란한 백제문화 창달의 중심지이자 국가지정문화재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여행이 급감하는 세태처럼 지난 10년간 부여를 찾는 관광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관광행태의 급격한 변화는 생태문화관광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은 자타가 인정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적절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담아냈다는 평가입니다. 구체적으로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은 부여읍 군수리 백마강변 일원 39만 3250평에 생태자원을 활용한 생태정원과 억새정원·향기정원·역사테마 주제정원, 전망대, 방문자센터, 다목적 광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여기에, 인근의 궁남지·부소산·백제문화단지 등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도심과의 연계를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구축할 계획입니다. 백마강변을 활용한 스포츠 레저 관광도 포함됩니다. 수륙양용버스·수변열차·열기구 등을 활용한 동선체계와 연계하는 프로그램 운영도 모색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생태정원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과 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중에 있으며, 올해 안에 행정안전부에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이어 내년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하천점용허가 신청을 거쳐 2023년에는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을 본격 착수할 계획입니다."

- 군수님은 백마강 생태정원을 시작으로 도시 전체를 정원화한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 의미에 대해 말해주세요.
"천혜의 경관을 갖춘 금강이 우리 부여를 회돌고 있습니다. 부여를 거쳐서 가는 강을 백마강이라고 하는데 생태와 자연환경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부여군은 백마강을 중심으로 한 생태정원 조성을 시작으로 궁남지, 정림사지, 부소산을 연결하는 녹지축 조성을 통해 시가지 전체를 정원화 하는 장기 계획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부여는 시가지 전체가 박물관입니다. '정원 속의 박물관'이 부여의 미래 모습이 될 것입니다. '백마강 생태정원'이 정치적인 색깔이나 지자체장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정책이 아닌 부여군의 장기 비전으로 수립되길 희망합니다. 그 결정은 부여 군민들이 하실 것입니다."

-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군민의 협조와 참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에 대해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백마강 생태정원 조성사업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습니다. 가시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작 단계부터 군민들의 협조와 이해, 공감대 형성이 필요합니다.

행정에서 준비할 것은 차질 없이 준비해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진행 중간 중간 군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 자리에 (사)백마강생태관광협의회 석태남 회장님도 동석하셨지만 무엇보다 민간단위의 참여와 협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생태관광 관련 그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이해 정도가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공무원 조직이나 군민 모두 생태관광의 가치를 배우고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군민들께서는 이 사업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과 함께 생태정원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태그:#충청남도 부여군 박정현 군수, #백마강 생태정원, #지방자치단체장 인터뷰, # 조성사업비 350억 원 확보, #정원 속의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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