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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라이팅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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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쇼핑을 재미로 하지 않으며, '삶을 돈으로 사는 것'을 원치 않으며, 삶을 허접한 쓰레기로 만들지 않고 보다 깊고 단순하게 만들기를 원한다." -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

암벽등반가에서 대장장이로

어렸을 때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면 지겨웠다.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활동적인 것을 좋아했다. 특히 산 타는 것을 좋아했다. 암벽이 보이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손을 뻗어 오르기 시작했다. 14세부터 그는 암벽등반에 푹 빠져 지냈다. 자리를 펴 상처 입은 팔과 다리를 길에 늘어뜨리고 누워있으면, 자연은 가만히 그의 몸과 영혼을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시간만 나면 그는 친구들과 함께 암벽등반을 했다. 돈은 암벽을 타고 서핑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필요한 만큼만 벌었다. 어떤 일에 대해서 프로페셔널하다는 의미를 그것으로부터 돈을 버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어릴 적부터 그는 프로였다. 등반 장비를 직접 만들어 팔았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작은 창고를 개조해 대장간으로 만들었다. 직접 쓰면서 불편했던 등반 장비들을 하나둘 개량해서 팔기 시작했다. 곧 소문이 돌면서 친구와 친척들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그렇게 '쉬나드 이큅먼트'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후에 그와 친구들은 럭비 옷을 개량해 등산복으로 만들면서 더욱 유명해진다.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면 서핑을>에 나온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이야기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며 그것을 즐기면서 그는 성장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이 자연을 보존하고 지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을 닮고 싶었다. 아니, 우리는 자연의 일부분이었다. 오만한 인간은 자연을 발 밑에 두고 입맛대로 파괴하고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한의 공간에서 무한의 성장을 꿈꾸는 것들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장비가 암벽을 곳곳에 상처를 내면서 부서뜨리는 모습을 보며 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것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되돌려 놓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것들은 자연을 훼손한다. 생산은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함으로써 시작된다. 산업화된 생산체제는 그 정도와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했다. 우리의 사업은 자연을 지키는 수단이 되어야 했다. 그 고민과 함께 파타고니아는 탄생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자신의 가진 신념을 지키면서 생업을 해결한다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 파타고니아는 성장과 신념을 모두 지키고 있다. 매출 1%는 로컬 환경단체에게 기부하고 있으며, 모든 생산, 유통, 판매 그리고 재활용까지 친환경 원칙을 따르고 있다.

쉬운 길만은 아니었다. 실현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선 것은 '우리가 왜 사업을 하는 것인가', 더 나아가 '우리는 왜 살아가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당당해야 된다는 태도 때문이었다.

회사는 상장하지 않았다. 자본주의에서 상장은 기업의 꽃이다. 하지만 이본 쉬나드는 주주를 위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연과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가진 구성원을 위해서 일한다. 좋은 의도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지만, 파타고니아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 2020년 매출은 약 427억 원으로 연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큰 아웃도어 기업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들의 활동은 ESG가 강조되고 있는 요즘에 아무 유의미한 행보이다.

리더는 변화를 만든다

개인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 최고의 품질을 지향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400페이지 넘는 책으로 자신의 철학과 회사의 사명을 정리하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활동가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직원들이 파도가 칠 때 서핑을 타러 가는 현실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힘은 대표의 기질과 탄탄한 조직력이 뒷받침되었겠지만, 결국 창업자의 철학과 끈기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낡은 대장간에서 망치질을 시작했다. 그가 좋아하는 일이었고, 누구보다 잘 아는 분야였다. 그는 리더가 되면서 위험을 감수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전략 계획을 세우고, 변화를 만들었다. '정상에 집착한 나머지 과정에 타협하지 않았고, 높고 위험한 산을 등반하는 목표는 영적이고 개인적인 성장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다. '복잡한 기술 대신 지식을 습득하면 많이 알 수록 필요한 것이 적어진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는 지금 내가 사랑하는 것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진정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무를 심어라.'

그의 따뜻한 조언이 울리는 것 같다.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 인사이드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지은이), 이영래 (옮긴이), 라이팅하우스(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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