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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4단계에도 수업 이어가는 유아대상 영어학원
 거리두기 4단계에도 수업 이어가는 유아대상 영어학원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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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맘카페에 "사교육에 입문해보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5세 남아를 둔 엄마의 고민 상담이다. 엄마표 학습을 해보려다 의지박약인 자신을 탓하며 학습지나 학원을 시작해야겠는데 적당한 커리큘럼을 추천해달라는 내용이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댓글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 때는 엄마랑 몸으로 더 많이 놀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얻는 조언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부터 영어 노출을 많이 해줄수록 좋다는 내용이다. 영어에 대한 온 국민의 열망은 취학 전 아이들에게도 예외가 없다. 아니 오히려 더 뜨거울 지경이다.

밀집도만 유의하면 수업 가능한 유아대상 영어학원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이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사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소위 영어유치원은 오히려 수요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들은 학원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원내 밀집도만 유의하면 수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유아 단계부터 발달과 학습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서울시 기준, 작년보다 6곳이 늘었다. 여전히 강남·서초·강동·송파 지역에 46.4%가 집중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학원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은 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특히 월평균 총 학원비는 109만 6천 원. 연 단위로 환산하면 약 1315만 원으로 4년제 대학등록금 평균 672만 원의 약 2배에 달한다. 최고 액수를 기록한 학원은 4.7배인 3178만 원이다. 수업시간은 어떠한가.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월평균 교습시간은 4시간 56분으로 중학교 수업시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루의 절반 가까이 학원에 머무르는 곳도 있다. 이러한 과도한 학습시간은 영유아 성장을 오히려 방해한다.

4살도 늦었다며 공포마케팅하는 유아대상 영어학원
 

그럼에도 강남의 유명 유아대상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개인과외를 받아야 하고, 시험 족보를 돈 주고 사는 경우도 있다. '4살도 늦었다'며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홍보 전략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조기영어교육을 어떻게 바라볼까. 2020년 11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70.4%는 조기영어교육이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정서발달에 부정적(89.5%)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낮은 학습 효과(42.1%), 영어 학습을 거부(21.1%)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발달의 단계상 결코 이롭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음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최소 1시간에서 3시간 이상 아무런 목적도 계획도 없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고비용, 장시간 학습 노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유아 사교육의 실태를 국가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 나이스 학원 정보 등록 시스템은 학원 설립자가 임의로 신고를 하는 방식이라 놀이학원으로 등록해놓고, 실제로는 영어교습을 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신고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유사 유아교육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시간제 학원으로 전환해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소한 유아교육기관으로 전환하여 강사 자격은 물론 시설 등에 있어서 유아교육법 및 영유아보육법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

2018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아동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2018년 보건복지부 발표) 유엔아동권리협약 및 사회권 규약에서도 우리나라의 영유아 과잉학습의 실태를 보고, 현행법에 과잉학습 제한 언급이 없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강한 대만에서는 2013년부터 만 6세 미만 유아들의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기 영어 사교육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도 영유아 발달권 보장을 위해 인지과목 교습시간을 제한하는 법률 제정이 그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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