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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피해자 제도적 지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른바 '양산 데이트 폭력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양산을 비롯한 경남지역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이 이같이 밝혔다.

가해남성(32)은 2020년 10월 이른 새벽 시간대에 여자친구가 거주하는 양산 한 아파트 인근에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고, 여자치구가 "돌아가라"고 했지만 남성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까지 따라갔다.

이후 남성은 손으로 여성을 때렸고, 여성은 6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중상을 입었다. 또 남성은 같은 해 9월에도 음주운전을 만류하던 여성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바닥에 던져 부수기도 했다.

남성은 상해와 감금미수, 주거침입,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항소심 재판부인 울산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우철 부장판사)는 지난 7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최근에 '상고 취하(포기)'해 징역 4년이 확정되었다.

형이 확정되자 양산여성회, 양산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연연대 등 단체들은 17일 입장을 냈다.

먼저 사건이 불거진 뒤 보여주었던 경찰의 태도에 대해, 이들은 "당시 경찰은 잔혹한 폭행 사건임에도 가해자가 소환조사에 응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가해자는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 집 앞을 찾아가는 등 피해자를 두려움에 떨게 하였고 다시 끔찍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의 용기 있는 문제 제기로 언론에 보도되었으며 국민들의 공분이 이어지자 그제서야 경찰은 가해자를 구속하였다"며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이었다"고 덧붙였다.

1심 법원 판결에 대해, 이들은 "솜방망이 판결을 내렸다"며 "법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심판을 기대했던 피해자와 여성단체들은 피해자의 피해보다 가해자를 중심으로 판단한 법원의 판단에 또 다시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항소심 선고에 대해, 이들은 "잔혹한 데이트 폭력에 4년의 실형이 선고된 점은 당연한 결과이다"며 "가해자는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았고, 자신의 죄를 덜고자 피해자와 피해자 주변사람에게 연락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데이트 폭력에 대해, 이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는 데이트폭력 문제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대책을 요구하였다"며 "하지만 그 대책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데이트폭력 피해자에게 필요한 법적, 의료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실한 경찰의 초동 대응과 피해자를 중심에 두지 않은 판결, 데이트 폭력 피해자 지원제도가 없는 문제는 데이트 폭력에 있어서 고질적인 병폐이다"고 덧붙였다.

양산여성회 등 단체들은 "이번 사건처럼 언론에 보도되지도 않고 폭행 영상이 공개되지도 않은 수많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은 아무런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자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이들은 "이제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해마다 데이트 폭력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은 증가하고 있고, 그 후유증은 매우 크다"고 했다.

피해자에 대해, 이들은 "신체적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으로 피해자는 정신과를 지속적으로 다녀야만 한다. 언제 일상을 회복할지 까마득하기만 하다"며 "이러한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여러 치료를 받으면서 재판 결과가 확정되는 그 지난한 과정을 견디어온 피해자들을 중심에 두고 여러 제도들을 촘촘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양산여성회 등 단체는 "경찰과 검찰은 피해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사건 대응 매뉴얼을 즉시 마련하고, 가해자가 엄벌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조사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법원에 대해, 이들은 "데이트폭력을 사소한 문제, 개인의 문제로 여기며 가볍게 처벌하는 관행을 탈피하고 이번 사건처럼 엄중하게 처벌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양산여성회 등 단체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이 언제든지 신고할 수 있고, 신고 한 이후 피해자로 올곧이 보호받으며 사건을 진행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의료적, 심리적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법원.
 법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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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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