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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형 회장이 사랑을 듬뿍 담은 봉투들.
 김신형 회장이 사랑을 듬뿍 담은 봉투들.
ⓒ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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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민의 갑질, 부당해고, 열악한 근무여건….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향한 비인격적 대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요즘같은 세상에 찾아보기 힘든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충남 예산군 예산읍내 한신아파트. 지난 6월부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은 김신형씨가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 미화원 모두에게 7월 27일 여름휴가철을 맞아 사비로 마련한 '특별보너스'를 10만 원씩 전달한 것.

11일 소식을 듣고 찾아간 관리사무소에서 한 직원이 "무더위 속에서도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적힌 봉투를 건넸다. 김 회장이 14명에게 전한 봉투마다 직접 써넣은 것이다.

16년째 미화원으로 근무하는 안순덕(70) 어르신은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었어요. 너무 감사해 돈을 쓰지도 않고 봉투랑 같이 고이 간직하고 있어요. 귀하고 아까워 쓰질 못하겠어요"라며 연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와 같은 날 입사했다는 경비원 박원진(79) 어르신도 '너무 좋죠'라며 환하게 웃는다.
 
박원진(왼쪽)·안순덕 어르신이 ‘특별보너스’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박원진(왼쪽)·안순덕 어르신이 ‘특별보너스’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무한정보> 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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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업무를 보는 직원은 "대표회장을 맡기 전 동대표를 지내셨는데, 그때도 직원들이 나무전정 같은 야외 작업을 하고 있으면 '고생하신다'며 간식비를 얼마씩 건네기도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서 25년 넘게 일한 설비주임은 "평소 입주민들한테 신망을 받아 이번에 (회장으로) 추대됐다고 알고 있어요. 다른 주민들도 악성 민원을 넣거나 힘들게 하는 분들이 없고 다들 좋아요"라며 미담을 더한다.

인터뷰 요청에 난처한 듯 웃던 김 회장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아파트 근처 '자연드림교회' 목사다. 신도수가 20명인 개척교회로 살림살이가 넉넉하진 않지만, 목회자로서 '무더위에 가장 고생하시는 분들과 조금이라도 더 나눠야겠다'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보너스는 마을학교 방과후 코딩수업을 하며 받은 강사료와 입주자대표회장 활동비를 모아 마련했다.

"서울의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갑질을 당해 스스로 세상을 등지거나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무척 속상했어요. 예산 지역에서는 다행히 그런 일이 없었지만 아파트 직원분들이 같은 일을 하는 종사자로서 마음이 안 좋으실 것 같아 격려를 보내고 싶었어요. 돈이 많은 자가 힘을 갖는 세상에서 '내가 더 우위'라는 마음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인격적인 대우를 해야 합니다."

김 회장의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사회에 묵직한 울림을 던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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