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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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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당 지도부와 당 소속 대선주자 사이의 파열음이 반복되고 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준비한 토론회를 놓고 이어지던 공방은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전 검찰총장) 사이의 12일 전화 통화가 녹취록 형태로 유출됐다는 의혹으로 번졌다. 여기에 각 대선 주자들이 한마디씩 얹으며 난타전 양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그를 향한 공정성 시비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이준석] "녹취파일 존재하지 않아... 김기현 중재안이 합리적"

이 대표는 1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14일) 저녁부터 윤석열 후보와 저와의 대화 녹취파일과 녹취록이 공개되었다는 이야기부터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제가 했다는 정체불명의 내용이 돈다고 한다"라며 "우선 유출되었다는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해당 일자에 윤석열 후보와 나눈 대화는 60여 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저에게 당일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집중 취재가 들어왔고,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이 취재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되었고 그런 구두로 전달된 부분들이 정리되어 문건화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저에게 전달된, 돌고 있다는 한 가지 문건도 그런 전달된 내용들을 정리해 놓은 양식으로 보인다"라는 것.

이어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한 것을 들었다고 정체불명의 정보지에 지목된 언론사 기자가 저에게 방금 전화로 '사실무근이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알려 왔다"라고 해명했다. 녹취파일 자체가 없으니 녹취록 역시 존재하지 않으며, 정보지 형태로 도는 내용은 당에서 유출된 게 아니라 12일 두 사람의 통화 관련 보도들을 취합해 정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갈등의 쟁점 중 하나인 토론회와 관련해서는 지난 14일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의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정리한 바로는, 그저께(12일) 김기현 원내대표께서 제시하셨던 중재안이 합리적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걸음 물러섰다.

그는 "어제(13일) 서병수 위원장께서도 최고위원회의 공식적인 요청에 따라 재검토 여지를 말씀하셔서 오늘(14일)도 재차 서병수 경준위원장께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주실 것을 요청드렸다"라며 "경선준비위원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님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안은 당 소속 주자들의 합동토론회 대신 비전발표회로 형식을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윤석열] "토론·발표회, 규정과 원칙에 따른 거면 따르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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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인 윤석열 예비후보는 15일 오전 효창공원 내 묘역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토론회든 발표회든 선거 규정과 원칙에 따른 거면 당연히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전까지 토론회가 부적절하다고 거리를 둬왔던 캠프 인사들의 발언과 결을 다소 달리하는 반응이다.

녹취록 유출 관련 질문에도 "어제오늘 나라를 걱정하시는 많은 분들로부터 전화도 받고, 메시지도 받고 있다"라며 "지금 우리나라의 시대적 소명은 정권 교체이다.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세력으로부터 국민과 나라를 구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소명"이라고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라는 제1야당이 최전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녹취록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향해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경선의 공정성 시비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를 표한 셈이다.

[원희룡] "이준석, 문제 본질 흐려... 서병수, 선관위원장 안 돼"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전 제주도지사)는 공개적으로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의 선거관리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며 이준석 대표를 강하게 질타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엽말단 문제로 사태 본질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판"이라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의 경준위 관련 혼란의 핵심은 명확하다. 이준석 대표가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뜻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서병수 경준위원장에게 김기현 대표의 중재안을 수용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서병수 위원장이 토론회를 발표회로 변경만 하면 모든 문제가 끝날 것처럼 얘기한다"라며 "당 대표가 경준위원장에게 수용을 요청한다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이어 "아무런 권한도 없는 경준위가 토론회를 하네 마네, 그 형식이 토론회네 발표회네 하는 것들은 그야말로 지엽말단 문제이고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얕은 생각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이 대표는 문제의 본질은 철저히 숨기고 있다"라며 "작금의 혼란을 야기하고 증폭시킨 서병수 경준위원장을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의도"라는 의구심이었다.

그는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이미 공정성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라며 "이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에서 지엽말단 문제로 본질을 흐리지 말고,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위해 최고위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결론을 내려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이준석 흔드는 건 레밍 정치... 윤석열, 토론 회피하지 마라"
 

반면, 홍준표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윤석열 예비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계파 갈등으로 당도 망치고 나라도 망친 사례가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인데 또다시 새로운 계파를 만들어 일부 의원들이 떼지어 당 대표를 흔들어 대는 모습은 아무리 양보해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 계파 여러분들이 무리 지어 하고 있는 당 대표 흔들기 행태가 바로 내부 총질"이라며 "무슨 정치적 뜻을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초등학생처럼 줄서기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회의원인지 계파 대리인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스스로 계파 졸개로 전락하는 일부 의원들도 보면 참으로 측은하다"라며 "경선 후유증을 생각하면 그러한 레밍 정치는 참 위험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수시간 후 다른 게시글을 올리고 "사기꾼들끼리 모여 한 사람에게 책임면제 각서를 써주면서, 그 사람을 그 집단에서 빼주었다고 해서 그걸 근거로 어처구니없게도 경찰로부터 입건도 되지 않고, 든든한 사위 덕에 불구속 기소되어 법정 최저형을 구형 받았으나 법원의 준엄한 판단대로 구형된 그 형과 똑같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면, 그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공정과 상식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예비후보의 장모 사건을 저격한 셈이다.

또한 "나아가 당내 경선에서 토론을 회피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인가?"라며 "그런 어이없는 갑질 논리는 검찰총장일 때나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지금은 전 국민의 심판대에 올라선 대선 예비후보이다. 그만 떼쓰시라"라며 "토론 회피하지 마시고 꼭 나오시라. 토론 때 보자"라고도 강조했다.

[최재형] "토론·발표회, 후보 등록일 앞당겨 그 이후에 모두 참여"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캠프기자실에서 경제 분야 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캠프기자실에서 경제 분야 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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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대선 예비후보(전 감사원장)는 이날 오후 캠프 사무실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금 당이 집안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강에서 싸워야 할 국민의힘이 낙동강에서 싸워서야 되겠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권교체와 함께 더 좋은 정치를 열망하는 당원과 국민 여러분을 더 이상 걱정 끼쳐드리면 안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녹취록이 있다 없다 말이 엇갈리는데, 이런 논란이 이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며 "또한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대표에 대해서 탄핵을 운운하는 일까지 벌어진 일도 있다. 이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일들은 소통의 부재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당 지도부는 각 후보 캠프와 보다 원활한 소통구조·협의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토론회든 정책비전 발표회든 필요하다면 후보 등록을 조금 앞당겨서라도 모든 주자들이 후보 등록을 마친 후에 모두가 같은 자격으로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라며 나름의 중재안을 내놓았다.

최 예비후보는 "그동안 당의 단합을 위해 말을 아꼈지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을 더 이상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라며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 이런 대의 앞에서 더 이상의 정치적 공방을 자제하기를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태그:#이준석,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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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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