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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의 가맹택시
 카카오T의 가맹택시
ⓒ 카카오T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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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이었던 요금이 30분 만에 2000원으로 올랐다. 다시 30분이 지나자 요금이 다시 1000원으로 떨어졌다. 최근 카카오T 스마트호출 기능에 적용된 탄력 요금제는 시시각각 다른 비용을 제시했다. 

스마트호출이란 인공지능을 활용한 카카오T의 택시 호출 서비스다. 택시 이용자가 위치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인공지능이 예상 거리나 교통 상황, 기사의 과거 택시 운행 기록을 분석해 호출 수락 확률이 높은 기사에게 이용자의 호출을 배정해준다. 일명 '빠른 배차 서비스'. 이용자들은 한시가 급한 출퇴근 시간대나 심야 시간에 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1000원의 이용료를 일괄 부과했다. 

지난 2일부터는 스마트호출 요금제를 기존 정액제에서 탄력요금제로 바꿨다. 이젠 정액 1000원이 아니라 수요 공급에 따라 0~5000원의 비용이 '탄력적으로' 부과된다. 택시를 이용하려는 이들은 적은데 빈 택시만 많다면 이용료는 0에 가까워지지만 그 반대의 경우 택시요금 외에 호출 비용만 최대 5000원이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택시업계에서 나오는 반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사들을 상대로도 수수료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 일반 택시기사 대상 9만9000원대 유료 호출 시스템인 '프로 멤버십'을 내놨는데 이 또한 기사들을 상대로 한 수수료 인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9일, 수도권 지역 내 현장 분위기를 짚어봤다.

호출 수수료 책정, 소비자는 알 수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부터 스마트호출의 이용료를 기존의 정액제 1000원에서 0원~5000원 사이 탄력요금제로 바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부터 스마트호출의 이용료를 기존의 정액제 1000원에서 0원~5000원 사이 탄력요금제로 바꿨다.
ⓒ 카카오T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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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9시 30분께.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시 마포구로 이동하기 위해 카카오T 앱을 켜고 목적지를 입력하니 화면 위로 택시의 예상 이용료가 떠올랐다. 일반 호출은 2만2500원이었는데 스마트호출은 그보다 1000원 높은 2만3500원이었다. 스마트호출 비용은 정액제였던 때와 같은 1000원이었다.  

30분 후인 오전 10시경 다시 같은 목적지를 검색해보니 일반호출 2만8600원, 스마트호출 3만600원으로 이번엔 가격 차가 2000원으로 올랐다. 다시 30분이 지나자 두 서비스의 이용료 가격 차이는 1000원(일반호출 2만8600원, 스마트호출 2만9600원)으로 줄어들었다.

스마트호출 이용료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사전에 정해둔 알고리즘에 따라 수시로 오르내리는 듯했지만 이용자로선 실제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변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게다가 이후 시차를 두고 몇 차례나 같은 노선으로 검색을 해봤지만 스마트호출 이용료가 1000원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없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탄력적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이용료가 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요금 인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경험해 보니 이용료가 1000원 아래로 내려가기 보다는 올라갈 가능성이 더 커 보였다. 결국 기존처럼 1000원의 추가 비용을 내고 택시를 불렀다. 스마트호출로 1분 만에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수수료 인상은 이제부터 시작일 것"

기자가 있던 위치로 택시가 도착하기까진 3분여의 시간이 걸렸다. 택시에 탄 기자가 '스마트호출 가격이 비싸지면서 택시 요금이 오른 기분'이라고 운을 떼자 택시기사 윤 아무개씨는 "요금제 변경 이야기를 들었을 때 '드디어 올 게 왔다'고 생각했다"며 "수수료 인상은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택시업계에 첫발을 들인 윤씨는 "2015년 카카오T 서비스가 출범할 당시 호출비 무료를 선언했는데 그때도 경쟁을 위해 조금이라도 수수료를 받았으면 했다"며 "다른 호출 대리업체들은 정액제로 호출비를 받고 있었는데 카카오T가 나타나면서 경쟁업체들이 고작 몇 개월 만에 싹 죽어버렸다"고 회고했다.

그의 말처럼 현재 택시 호출 시장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택시 호출 시장에서 월간 이용자 기준 카카오 모빌리티의 점유율은 89.4%였다. 게다가 전국 택시기사 25만명 중 23만명이 카카오T에 가입해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개정 여객자동차법인 일명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카카오 모빌리티는 택시업계 유일무이한 강자로 떠올랐다. 

물론 스마트호출의 이용료 변경이 택시기사에게 '악재'인 것만은 아니다. 카카오 모빌리티와 택시기사가 호출비를 4대 6으로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최대 5000원의 추가 이용료가 부과되면 택시기사로선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윤씨는 부작용을 더 우려했다. 그는 "아직까진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택시기사들이 돈을 벌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낮보다 야간 시간대 근무하는 택시가 늘어날 수 있다"며 "추가 요금이 적은 낮 시간대 택시를 운행하는 게 오히려 손해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낮 시간대 운행하던 택시가 줄어들면 '수요 공급'에 따라 낮에도 웃돈을 얹어줘야만 택시 호출이 가능해 질 수도 있는 셈이다. 

택시 이용자들도 요금 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카카오T 스마트호출 기능이 도입된 이후부터 줄곧 서비스를 이용해왔다는 소비자 곽아무개(34)씨는 "스마트호출 요금제가 바뀌면서 확실히 부담이 커졌다"며 "택시 이용객이 몰리는 오후 10시 전후에는 최소 3000원이 나온다"고 불평했다. 이어 "가격이 올랐는데도 기능은 마땅히 개선된 게 없다"며 "스마트 호출을 이용해도 택시가 잘 잡히지 않거나 먼 거리에 있는 택시가 잡히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주로 밤 늦은 시간에 스마트호출 기능을 이용해왔다던 강아무개(28)씨는 "스마트호출 요금제가 바뀌기 전부터 이 기능에 불만이 많았다"며 "택시 기사들이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스마트 호출이 아닌 호출은 받지 않게 되면서 이용자가 몰리는 오후 10시 이후엔 무조건 웃돈을 얹어줘야만 택시를 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꼼수가 횡행한데 탄력요금제로 가격까지 오르면 이용자들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요금 부담이 늘어 불만이 커져도 갈아탈 택시 호출 서비스가 없다는 데 있다. 시장에서 경쟁이 없다보니 공급자가 정한 가격을 일방적으로 소비자가 수용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곽씨는 "시장에 마땅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라 앞으로도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90% 육박하는 독점에 모두 전전긍긍

오전 11시 50분께 기자는 서울 마포구에서 다시 한 번 카카오T 스마트호출로 택시를 잡았다. 택시 기사 최모씨는 "택시를 타는 입장에선 부담이 많이 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카카오 모빌리티가 시장을 장악한 입장에서 하라는 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호출로 더 많은 돈을 벌게 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카카오 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이전보다 많은 돈을 거둬들이려 한다는 건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프로멤버십 이야기를 꺼냈다. 프로멤버십이란 카카오 모빌리티가 지난 3월 출시한 유료 호출 서비스다. 택시기사가 월 9만9000원을 내면 '목적지 부스터' 기능으로 기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호출을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수요지도'를 통해 호출 수요가 많은 지역도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배차 혜택도 준다. 하지만 정작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이나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등 단체들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유료 멤버십으로 택시 기사들에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씨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래 하루에 한 번은 무료로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맞는 손님을 배차해줬다"면서도 "그런데 그 기능이 사라지고 프로 멤버십이 새로 생겼다. 무료가 유료가 돼 허탈하다"고 꼬집었다.

택시 기사들 입장에서도 대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최씨는 "예전엔 길에서 소위 '길빵(길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행위)'을 하면서 손님을 잡았는데 이젠 길거리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세우는 손님은 없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라며 "모두 집에서 호출을 하니까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최씨는 최근 프리미엄 멤버십 가입을 고민 중이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처음 생긴 이후부터 줄곧 최소한의 제휴만 맺어왔다는 그는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으니 호출 수가 현저히 줄어든 데다 택시기사들이 선호하는 긴 거리는 배차도 잘 해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모빌리티의) 독점 문제 때문에 개인택시조합에선 가입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조합원들이 멤버십에 가입했다"며 "아마 먹고 살려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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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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