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검찰총장직 사퇴 탈원전 탓하던 윤석열
핵발전에 대한 기본 이해도 없어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었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
- 부산일보 2021.8.4. 기사 중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한 것이 아니고, 방사능 누출도 없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 장면은 티브이와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생히 중계되었다. 폭발로 인한 방사능 낙진은 후쿠시마 핵발전소로부터 최대 60km까지 날아갔고, 서울시 면적의 1.8배, 부산시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지역이 출입이 금지되거나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관련사진보기

 
사고가 발생한 뒤 약 1년 뒤 부터 일본정부가 피난 지시구역을 해제하고 귀환을 독려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민들의 귀환율은 25% 밖에 되지 않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와 같이 7단계 사고로 분류했다. 인류가 경험한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로 후쿠시마 사고를 평가한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녹아버린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의 열을 식히기 위한 바닷물이 방사능 오염수가 되어 매일 140톤씩 발생하고 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며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큰 비난을 사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발언대로라면 방사능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겠다는 일본정부의 결정은 우려할 필요도 없는 것이며 우리 정부가 왈가왈부할 문제도 아닐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인터뷰 내용은 시간 반 만에 삭제됐다가 논란이 일자 <부산일보>는 만 하루 만에 후속 기사를 통해 윤 전 총장 측의 요구에 삭제를 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캠프는 "해당 발언은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의 하드웨어 자체의 안전 부실 문제가 아니었고, 지진·해일에 의해 원전 냉각통제능력을 유지하지 못한 인적 재난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단축 설명을 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런 해명 역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오해가 생길 수 없는 팩트에 관한 부분이다. 문제의 발언은 "부울경이 핵발전소 세계 최대 밀집지역으로, 원전 확대에 대한 지역 시민들의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윤 전 총장은 문제의 발언과 더불어 "과학과 전문성에 의해 판단하자"는 요지의 답변을 했는데, 달리 말하면 '잘 알지도 못하는 시민'들이 왈가불가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핵발전을 찬성하는 쪽에서 늘 하는 주장인데, '과학'과 '전문가'에 대한 윤 전 총장과 캠프의 맹신은 대선 후보로서 자질이 의심된다. 윤 전 총장은 대선출마선언 직후 대표적인 찬핵 인사인 주한규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를 만났을 때에는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이유가 월성1호기 사건과 관련이 깊다고 했었고 계속적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난하며 핵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어떤 사고였는지에 대해서 기본적 이해도 없는 사람이 총장직 사퇴와 대선출마의 이유를 '탈원전 탓'으로 돌리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에서 방사능유출은 없었다는 것이 과학과 전문성을 따지자는 사람에게서 나올 멘트인가? 탈핵,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전 세계적인 에너지전환 움직임에 대해서 아는 것 없이 찬핵 진영의 일방적인 주장만 경청하고 있는 것이 현재 윤 전 총장의 입장이 아닌가? 핵발전소에 대해 1도 모르는 윤 전 총장이야말로 가장 먼저 솔선수범해 입을 닫아야 할 것이다.

기자질문에 준비된 답변이 없다는 최재형
탈원전 정책 맹비난하지만 에너지전환 정책 이해도 기대 어려워


보수 야당 대선 주자의 이같은 무책임한 발언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윤 전 총장의 망언이 기사화된 지난 4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최 전 감사원장은 출마 선언문에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의 타당성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받고, 월성1호기 폐쇄를 비롯한 탈핵정책이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고민도 없이 결정되고 집행되었다"며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원자력 산업을 수출 산업화 하여 품격 있는 일자리를 만들겠다" 선언했다.

최 전 감사원장의 발언은 두 가지 사실을 왜곡하고 외면했다. 먼저 최 전 감사원장이 수행한 감사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이 아니다. 월성1호기의 설계수명은 30년으로 지난 2012년 11월에 완료 되었다. 그래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라는 주장은 애초에 성립이 되지 않는다.

또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전문에도 나와 있듯이 한수원의 월성1호기 폐쇄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 수용성을 고려한 종합적 결정으로, 경제성 평가를 중심으로 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만으로는 월성1호기 폐쇄결정의 타당성을 올바로 평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최 전 감사원장은 월성1호기 폐쇄가 적합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밀어붙이기 정책결정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6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6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최 전 감사원장이 기억해야할 사실이 하나 있다. 위법한 결정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 당시 이뤄졌다. 월성1호기가 제 수명을 넘겨 계속 가동한 것이 위법한 행위였다는 뜻이다. 2017년 서울행정법원은 시민들이 제기한 '월성1호기 수명연장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의 위법행위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처분의 취소를 명령했다. 재판은 원안위의 항소로 고등법원으로까지 이어졌지만 기각당하고, 원안위가 항소를 포기함으로 행정법원에서의 판결은 최종 확정되었다. 이처럼 수명연장 자체가 위법한데, 폐쇄의 타당성을 따진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최 전 원장은 탈핵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핵발전 산업을 수출해 품격 있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방사능 위험과 피폭을 강요당하는 일자리가 어떻게 품격 있는 일자리가 될 수 있는지 최 전 원장의 품격이 의심될 정도다.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각종 사회문제와 정책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정치에 입문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거나 "준비된 답변이 없다. 공부해서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거나 모호한 답변만 내놓은 최 전 원장이 탈핵,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클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을까.

탈원전 때리기에 여념 없는 보수 야당 대선 주자들

보수야당의 대선 주자를 비롯한 보수 정치인들은 기회만 되면 탈핵정책 때리기에 여념 없다. 탈핵과 관련한 정보 왜곡과 허위정보 유통의 발원지가 이들 보수 야당의 정치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렇게 무지하지도 만만하지도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이해와 정보 없이 무조건 '탈원전 탓'만 하면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 기대한 것인가?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두 사람의 정치적 행보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지, '탈원전 탓'만 했지 정책적 고민이 얼마나 속빈 공갈빵 같은지 잘 보여 주고 있다.

모순된 탈핵정책과 허술한 정책설계로 문재인 정부가 이들 보수 야당에게 빌미를 준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정치판에서의 탈핵 관련 논쟁은 선거철에만 정쟁화되는 도구로 전락해 있다. 보수 야당과 후보들, 찬핵 진영은 '탈원전 때리기'에 여념 없는데 탈핵을 약속했고 또 추진했어야 할 여당과 정부는 오히려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주요 후보들에게서도 탈핵,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선언들이 있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탈핵, 에너지전환 공약은 분명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공약이었다. 어쩌면 지금이야 말로 수십 년 동안 핵발전 시스템 덕분에 공생해왔던 핵마피아들의 카르텔을 끊어낼 기회일지 모른다. 탈핵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고, 많은 시민들의 논의와 토론, 또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일지 모른다. 이제 제대로 된 전환을 준비하자.

덧붙이는 글 | 정수희 활동가는 부산에너지정의행동 소속으로 '핵마피아 꼼짝마 가짜뉴스 대응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댓글5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