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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의 소중한 동네 친구(관련 기사 : 아이의 자가격리 덕분에 소중한 친구가 생겼습니다)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다. 그러던 중, 평소 누구나 한 번쯤 해보거나 들어본 그 말, '좋은 사람'에 대하여 조금 더 면밀히 들여다보게 된 계기가 생겼다.
 
오랜만에 나의 소중한 동네 친구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나의 소중한 동네 친구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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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에 대한 질문과 답변

동네 친구와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의 말 속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였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즉시 '좋은 사람'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럼, 주희씨가 말하는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좋은 사람'은 매우 긍정적인 느낌을 가진 기분 좋은 말이고, 누구나 사용하는 지극히 평범한 말이기도 하다. 나도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정작 나에게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깊이있게 생각해보거나 누군가에게 그것을 표현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아니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 순간 잊어버렸거나 관심조차 없었던 것 같다.

나와 만날 때마다 그는 신박하면서도 바로 답변하기 힘든, '앗?!' 하는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생성해내는 질문을 한가지 이상 던지는 것 같다. 난 그의 질문에 바로 답변이 나오지 않았고 살짝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머리를 갸웃하면서 약간의 뜸을 들인 후, 겨우 이렇게 답변을 하였다.

"음... 글쎄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참 표현하기가 어려운데요... 저는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만나고 나면 뭔가 가슴이 확 차오르는... 뭔가 마음 속이 뜨거워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저에게는 '좋은 사람' 같은데요..."

"음... 그게 뭘까요?"

"그러니까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깊은 공감을 하면서 진실된 마음이 느껴지는... 그래! 겉과 속이 좀 같이 사람이랄까요...? 저는 뭔가 좀 음흉하거나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사람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진실된 느낌을 받는 사람들과 연락을 하면서 알고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의 질문에 답하다 보니 평소 내가 지녔던 인간관계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란 '나에게 하는 말과 행동에서 진심이 묻어나는 진실된 사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진실된 마음이 느껴지는 인간관계
 진실된 마음이 느껴지는 인간관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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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좋은 사람'의 기준이 각자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내가 받았던 질문을 똑같이 해보았다.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그의 생각이 매우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럼, 언니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그는 나와는 달리,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말을 이어 나갔다.

"저는 '언행일치'예요... 이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저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가 평상시 중요시하고 지향하는 삶의 모습인 '언행일치'가 결국 그가 바라는 인간관계 속에도 반영되는 듯싶었다. 생각해보면 나 또한 삶에서 '솔직함'과 '진실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에, 인간관계에서도 그것을 가장 많이 보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개인이 지향하는 삶 속에 각자의 '좋은 사람'에 대한 정답이 들어있다고 본다.

나는 문득 남편의 답변이 궁금해져서 그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여보, 당신한테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역시 남편도 나처럼 즉시 답을 하지 못했다. 조금 생각해본 뒤, 그가 말했다.

"글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음...  나는 앞뒤가 같은 사람인 것 같은데... 앞에서는 막 호의를 베풀면서 정작 중요한 순간에 달라지는 것은 좀 싫더라고..."

순간 나의 의견과 상당히 닮아있다는 점이 다소 놀라웠다. 그래서 우리가 짧은 연애를 하고도 결혼을 한 건가 싶기도 했다. 난 남편을 처음 만난 날부터 그가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남편도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 결혼했겠지? 그랬으리라 내심 짐작해본다.

가사 속 '좋은 사람', 같은 말 다른 의미

'좋은 사람'을 생각하다보니 최근 방영하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ost로 널리 알려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라는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것은 평소 내가 유독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이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때로는 물처럼 때로는 불처럼 진심으로 나만을 사랑할 수 있는 성숙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면 좋겠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사랑에도 연습은 있는 거기에 아주 조그만 일에도 신경을 써주는 사랑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좋겠어
한번쯤은 실연에 울었었던 눈이 고운 사람 품에 안겨서 뜨겁게 위로받고 싶어
혼자임에 지쳤던 내 모든걸 손이 고운 사람에게 맡긴 채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만남 그 자체에 연연하기보다 한번을 만나더라도 그 때 분위기에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나에겐 아픈 상처가 있는데 과거가 없는 사람은 부담스러워

아무 생각 없이 노래를 흥얼거릴 때와는 달리, 글을 쓰다 보니 이 노래의 가사를 한번 더 되새겨보게 되었다. 작사가가 가진 '좋은 사람'의 기준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드러나 있다. 결국 가사 속에서 그의 이상형과 삶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어렴풋이 느껴졌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상황에 따라서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추억의 인기가요인 토이의 <좋은 사람>이라는 노래에 나오는 '좋은 사람'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오늘은 무슨 일인거니
울었던 얼굴 같은걸
그가 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니
나에겐 세상 젤 소중한 너인데

자판기 커피를 내밀어
그 속에 감춰온 내 맘을 담아
고마워 오빤 너무 좋은 사람이야
그 한마디에 난 웃을뿐

여기서 '좋은 사람'은 지금까지 언급한 긍정적인 의미만을 갖지 않는다. 호감을 보이는 이성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은 때로는 '상대방의 호감에 대한 예의바른 거절'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청춘을 보내면서 한번쯤은 이런 표현을 들어봤거나 누군가에게 써봤으리라 생각된다. 왠지 썸을 타는 관계에서 연인관계까지는 결코 도달할 수 없을 때 사용되는 '슬픈 긍정'의 역설적인 표현이랄까. 이렇듯,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같은 말 '좋은 사람'의 의미는 서로 다를 수 있다.

누군가의 '좋은 사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예외적인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자신의 지인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인정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지인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자주 만나지 못해도 그들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마음속의 온기와 진심이 느껴지며 언제 보더라도 진실한 만남이 가능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나는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만약 누군가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라면, 그 누군가에게 나는 과연 어떤 '좋은 사람'일까. 앞으로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에 멈칫할 일은 없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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