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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많은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채워나가고 있다. 고생한 나를 위해 주는 작은 선물이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나서 걸어나가기 위한 힘을 기르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글쓰기'다.

글쓰기라고 해서 당장에 등단을 노리는 문인이 되고자 하는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생각을 개인적인 기록을 넘어 타인에게도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 관련 책도 읽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 글 쓰는 시간을 갖고, 일주일에 한 번은 필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내 글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무엇을 하든 일단 기본적인 실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부족한 내 글을 세상에 드러낼 용기가 없어 '나중에, 준비가 더 되면'이라는 말 뒤에 숨어있었던 것이다. 부족하지만 작게라도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마이뉴스>를 알게 되고 꾸준히 글을 써보기로 했다. 너무 욕심내지 않고 일주일에 1개씩 꾸준히 써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처음 썼던 기사가 채택되어 감사하게도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아직도 내 글이 기사로 처음 채택되었을 때의 그 짜릿한 기분을 잊을 수 없다. 기사가 하나둘 쌓여가니 최근 <오마이뉴스> 라이프플러스팀에서 나와 같은 시민 기자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민기자 교육'에 초대해 주셨다.

강의 주제는 '리뷰 잘 쓰는 법 :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리뷰'였다. 강의는 오마이스타 기자이자, 일반인들이 작가가 되는 등용문의 대명사가 된 플랫폼 '브런치'에서 약 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계신 손화신 기자님이 맡아 주셨다. 

사실 강의를 듣기 전에는 왜 '리뷰' 쓰는 것에 대해 교육하는 것인지 의아함이 있었다. '리뷰' 하면 블로그 글 같은 캐주얼하고 사적인 공간에 쓴 글이라는 나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강의를 듣고 나서 리뷰에 대한 내 생각이 편협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리뷰에 대한 정의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손화신 기자님이 생각하는 리뷰란 결국 '나'를 쓰는 것이었다. 즉, 대상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비평과는 달리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감상' 했는지에 대해 적는 것이 리뷰라고 작가는 말했다. 
 
대상에 대한 감상을 나만의 관점으로 드러내는 리뷰는 곧 나에 대해 쓰는 행위이다.
 대상에 대한 감상을 나만의 관점으로 드러내는 리뷰는 곧 나에 대해 쓰는 행위이다.
ⓒ 송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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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강의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바로 이것. 

'자신만의 관점을 가진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바로 대상에 애정을 갖는다는 것이다. 애정을 가지려면 관찰해야 한다. 관찰에서 점차 애정이 피어나고, 그 애정으로 대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대상과 나 사이에 강렬한 '스파크(Spark)'가 일어난다.'

리뷰는 바로 대상을 바라보며 내 안에 피어난 불꽃에 대해서 쓰는 행위인 것이다. 그 불꽃에 대해 오롯이 집중해서 쓰기만 해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이 태어난다. 그 불꽃은 내가 관찰한 대상이 '나'라는 고유한 부싯돌에 가닿으면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또 관찰한다. 모든 경험은 내면에 저마다의 불꽃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는 의식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꺼져버리고 마는 맥주의 거품과도 같다. 리뷰를 쓴다는 것은 내 안에 일어났다 사라지는 불꽃을 포착하고 드러내는 행위를 통해 나만의 부싯돌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경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리뷰의 대상이 된다. 리뷰의 대상은 곧 글감이다. 결국 글쓰기라는 행위는 글감에 대한 리뷰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이번 기자 교육의 주제에 왜 '리뷰'가 선정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영화나 책, 그리고 맛집과 여행만이 리뷰의 대상이라고 여기던 내 생각이 얼마나 좁았는지, 글쓰기라는 행위가 얼마나 폭넓은 행위인지에 대해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상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용기 있게 드러내는 것. 그것이 리뷰이고, 그것이 곧 글쓰기다.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을 찾게 된다는 손화신 기자님의 책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의 제목이 가리키듯 글쓰기는 곧 나 자신도 몰랐던 진정한 나를 찾게 되는 여정이 아닐까.

자신의 글이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를 드러내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과 부끄러움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이 된다는 손기자님의 말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나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한 편의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내 글에 공감을 하고 위안을 얻는다면 세상에 이로운 행위를 한 것이라 믿으며.

덧붙이는 글 | 해당 글은 개인 블로그에도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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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하고 단순하게 사는 남자. 세상을 더 이롭게,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명상과 마음챙김, 맨몸 운동, 물구나무, 산책, 독서 그리고 그 밖에 '창조'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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