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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흑석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노동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28일 서울 흑석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노동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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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흑석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노동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28일 서울 흑석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노동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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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이 더운 날에는 한 시간만 작업해도 속옷까지 다 젖는다. 이 상태로 그늘에서 잠시 쉬다가 또 일하는 거다. 쉬는 시간 이용해 잠깐 샤워라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28일 서울 흑석동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이 주관한 '폭염 노동실태 간담회'에 참석해 한 하소연이다.

건설노동자는 이어 "대기업이 주도하는 현장은 그나마 컨테이너와 그늘막이라도 마련해 노동자가 잠깐이지만 땀이라도 식히게 하는데 작은 현장은 이마저도 없다"면서 "높으신 분들이 밑바닥 현장까지 두루두루 살펴 현장에서의 위법한 부분을 바로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이날 흑석동 현장은 소위 말하는 '불지옥'과 다르지 않았다. 공사현장 속 노동자들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 마스크와 안전모, 장갑 등을 착용한 채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짊어지고 작업을 이어갔다. 아파트 공사현장 곳곳에 그늘막과 정수기 등을 갖춘 휴게공간이 마련됐지만, 온도계로 측정한 현장 기온은 그늘막 아래에서조차 40도에 육박했다. 기자가 직접 철제 난간을 맨손으로 만졌지만 열기로 인해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7월에만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 건설노동자가 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인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50대 노동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한 뒤 연락이 끊겼고,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앞서 16일 경기도 양주 신축 공사현장에서 옥상 작업 중 노동자가 쓰러져 사망했다. 사흘 뒤인 19일에도 서울에서 옥상 미장 작업 중 노동자가 쓰러져 사망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주택 건설 공사현장에서 거푸집 설치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휴식을 취하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5일 건설사를 대상으로 무더위 시간인 오후에 공사를 중지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열사병 예방수칙'을 보면 사업장의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이틀 이상 지속되면 무더위 시간대인 14시부터 17시까지는 옥외 작업을 단축하고, 35도 이상 온도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공단은 오는 9월 10일까지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폭염 예방 수칙이 지켜지는지 점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휴게시간 보장 절실... 정부, 강력히 단속해야"     
 
28일 서울 흑석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컨테이너 휴게소에서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8일 서울 흑석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컨테이너 휴게소에서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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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장에서는 휴게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지난 21일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조합원 14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폭염에도 작업 중단을 지시받은 적이 없다'는 답변이 76.2%에 달했다. '폭염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되거나 중단된 적 있다'는 응답은 23.8%에 불과했다.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마다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수칙이 지켜지는 현장도 22.8%에 그쳤다.

'모든 작업자가 충분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고 말한 현장은 9.4%에 불과했다.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쉬는 경우는 33.5%뿐이었고, 절반 이상(52.5%)은 '현장에 냉방기가 설치된 휴게실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건설현장 폭염대책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면서 "정부당국의 확실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장)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39조(사업주의 보건조치)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566조에는 "사업주가 적정 휴식시간 및 그늘진 휴게장소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명시됐다. 하지만 이 규칙이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노동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 관계자도 2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작업장과 가까운 장소에 그늘이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시행령도 검토하고 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28일 서울 흑석동 공사 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28일 서울 흑석동 공사 현장에서 윤미향 의원실 주관으로 폭염 노동실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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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을 찾은 윤미향 의원은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면서 "보도자료에 나오는 권고가 아니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 지침과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이 지난 3월에 대표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노동자에 대한 휴게공간 설치를 사업주의 의무로 명시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이 휴게시설의 운영 실태를 확인점검해야 한다"라고 명시됐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1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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