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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어가 없는 1호선 창동역
 스크린도어가 없는 1호선 창동역
ⓒ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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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역은 수도권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으로 두 노선은 일평균 6만여 명 시민이 이용한다. 모두 지상에 있다. 1호선 창동역에 들어서면 민자 역사 공사 때문에 수년 전에 설치된 임시구조물들을 마주하게 된다. 표면엔 '안전서행'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승강장 통로가 좁은 구간에서는 스크린도어가 없어서 더 위험하게 느껴진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 익숙해진 스크린도어가 1호선 창동역엔 아직도 없다. 서울시 내 지하철역 중에서 스크린도어가 미설치된 유일한 역이다.
      
1호선 창동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가 안 돼 있어 문제라는 걸 직접적으로 인지한 것은 지난해 4월 투신 사망사고가 생기고 나서였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로 인명사고가 급감했는데 창동역에서는 그 해 두 건(4월, 10월)의 사고가 있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사고가 있고 난 뒤에야 스크린도어 설치를 위한 공사 발주를 냈다.

그동안 왜 설치를 안 했을까?
 
민자역사 구조물로 인한 보강 설비가 되어 있다
▲ 1호선 창동역사 내부 민자역사 구조물로 인한 보강 설비가 되어 있다
ⓒ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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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토교통부는 연말까지 수도권 철도 역사의 스크린도어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창동역은 민자역사 개발과 함께 스크린도어가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2010년 공사 중단되면서 기약 없이 미뤄졌다. 국토부 지원도 민자역사 개발이 예정돼 있다 보니 후순위로 밀려난 것이다.  

창동역 민자역사는 2005년에 공사가 시작돼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행사 임직원의 배임 및 횡령 혐의로 2010년 11월 시행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공정률 27.5%에서 공사가 멈췄다. 개인투자금으로만 1000억 원대가 들어가서 피해 규모도 상당히 컸다. 이렇게 피해 규모가 크고, 운행 중인 철도 위에 5층 규모로 중단된 채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사업 난항을 겪고 11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민간사업이다보니 공공이 개입해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주변 개발 호재, 특히 GTX(광역급행열차)-C 노선 정차역으로 창동역이 발표되면서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법원에서 창동 민자역사 사업자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돼 지난해 (주)창동역사디오트를 인수자로 확정했다. 그리고 지난 5월 기업회생인가가 최종 결정됐고 인수금으로 1100억 원을 투입해 분양 채권·미지급 공사비 등 채권 금액을 청산한 상태로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도봉구 창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 드디어 해결된 것이다.

공사 중단된 장기 방치 건축물은 이렇게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나?

2020년 국토교통부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공사 중단 건축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322곳이 공사 중단으로 건축물이 방치됐으며 15년 이상 방치된 곳도 48%(153곳)으로 조사됐다. 도심 내 방치돼 있는 건축물은 통행시 안전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주변이 슬럼화가 돼 우범지역이 되기 십상이다. 도시미관을 저해해서 인근 지역 환경을 크게 저하시키기도 한다.

국토부에서는 2015년부터 정비 선도사업으로 시행해오다가 2018년 '공사 중단 장기 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 정비 사업으로 개선되기를 기다리기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출근길마다, 아파트 베란다 앞에서 매일 마주하는 지역주민들에겐 하루라도 빨리, 포토샵 배경 지우개를 사용해서라도 지우고 싶은 풍경이다. 

작은 아이디어만 있어도 달라지는 풍경
 
대상 ‘행복_널리 퍼져라!(피종삼 作)
▲ 2019 서초구 공사장 가설울타리 상상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작 대상 ‘행복_널리 퍼져라!(피종삼 作)
ⓒ 서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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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을 걷다 공사 현장 가림판들을 보면 지자체마다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다채로운 변화를 주고 있다. 서초구는 '공사장 가설 울타리 상상 디자인 공모전'을 매년 개최해 다양하고 참신한 공사장 가림판을 선보이고 있다. 은평구는 광익 광고 전문가인 이제석씨 작품으로 공사장 가림판을 만들었다. 이제석씨, 은평구, 은평 경찰서가 공동으로 연구개발 조명 시스템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또 은평 행복주택에는 '공포의 외인구단' 문구와 만화가 이현세씨의 재치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 소셜미디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해외에서는 폐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 말레이시아의 한 건축가 겸 조형예술가는 2015년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도시 예술 축제의 전시품으로 공사가 중단된 4층짜리 폐건물에 500미터가 넘는 강철 케이블과 LED 조명을 설치해서 폐건물 속에 큰 별을 만들어 냈다. 작은 아이디어 만으로도 슬럼화돼서 칙칙한 공간이 별이 빛나는 공간이 되고, 지친 일상에 미소를 줄 수 있는 갤러리로 변신할 수 있다.

창동 민자역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2005년으로부터 11년이 흘렀다. 11년 전에는 SF영화 속에나 있었던 장면이 현실이 돼 전 세계인이 마스크를 쓰고 2년째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고, BTS가 빌보드차트에서 8주 연속 1위를 하는 2021년이 됐다. 긴 세월 동안 방치됐던 창동역이 활력을 찾게 돼 나 역시 속이 후련하다. 운행 중인 역사 위 망가진 건물 구조를 보강하고 다시 건설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주민들이 새롭게 탄생될 창동역을 기다리는 시간이 설렘이 되면 좋겠다. 공사 기간동안 좀 더 안전한 창동역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공사 현장도 작은 야외 갤러리처럼 탈바꿈하길 바라본다. 그리고 내부도 상업시설만이 꽉 차 있는 2005년 버전이 아니라 콘텐츠가 담긴 2021년 버전 창동역이 되면 좋겠다.
 
2021년 5월 18일 (주)창동역사디오트가 기업회생 인가 결정이 되면서 공사 재개 되었다
▲ 11년째 공사가 중단된 창동민자역사 2021년 5월 18일 (주)창동역사디오트가 기업회생 인가 결정이 되면서 공사 재개 되었다
ⓒ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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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서 시작하고, 내 주변부터 변화하는 따뜻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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