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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人의 예술가가 전하는 한반도 평화이야기' 전시회 '전방'(前方)이 오두산 통일전망대 전시실에서 지난 7월 7일부터 시작됐다. 9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3개월간 통일부 국립통일 교육원 주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예술가들 (통일부 비영리민간단체) 주관 하에 열린다. 
 
좌측 위는 오두산 통일 전망대 전경 / 아래는 전경과 한강,임진강이 합류하는 강물과 개성 송악산 풍경 / 우측은 전시회 ‘전방’(前方) 포스터
▲ 오두산 전망대와 포스터 좌측 위는 오두산 통일 전망대 전경 / 아래는 전경과 한강,임진강이 합류하는 강물과 개성 송악산 풍경 / 우측은 전시회 ‘전방’(前方)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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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행위예술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는 국내외 20명의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신작을 발표하는데, 특히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해외 작가들은 제작 과정 중에 적어도 한번 이상 DMZ 현장을 답사하는 등 한반도 분단 상황을 가슴으로 이해하며 작품을 제작하려고 노력했다.

한국의 전방 DMZ 상황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태, 군사 등 모든 것과 연동된다. 어쩌면 DMZ의 역사는 곧 한국의 현대사이고 한국의 현주소라고 하겠다. 작가들은 물리적 전방 DMZ와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려는 앞선 의식과 경험들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며 무한한 상상력으로 한반도 분단의 현실, 즉 통일의 문제들을 토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또 전쟁과 분단을 표현한 작품들이지만, 이 전시에는 역설적으로 작가들의 지독한 평화에의 열망이 담겨 있다. 작가들은 일일이 작품을 설명하지 않고 전시회를 찾아 작품을 만나는 관객들 개개인의 시선과 영감에 그 이해를 맡겼다. 

'전방'(前方)의 작품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 대한민국을 국내외 예술가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그들의 눈에 한반도는 어떤 나라일까? 바로 이런 주제로 우리의 문제를 관조하고 통찰해 볼 수 있는 전시회 '전방'(前方) 입구에서부터 숨이 턱 막히고 만다.

먼저 이태호 작가의 <기차놀이>(한지에 목판화 / 1500 x 70cm / 2021년)다. 제목답게 세 면의 벽면을 가로로 길게 잇는 대작 목판화 '기차놀이'는 긴 탱크 행렬과 그 옆에서 천진하게 기차놀이를 하는 어린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아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온몸으로 무자비한 전쟁 속의 탱크 행렬을 막고 있다.

작가는 "어린이들의 순결하고 천진한 마음이 인간의 탐욕의 산물인 전쟁과 재난을 막을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 전쟁과 재난을 막아낼 수 있는 동심-첫마음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한다. 불특정 다수가 동심으로 돌아간다면 인류의 전쟁과 재난 작금의 코로나도 막아낼 수 있을까? 

흥미로운 점은 제목 <기차놀이>가 시사하듯 이미지를 이어 붙여 거의 무한대로 작품 길이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갑자기 관객인 나도 어느새 유년으로 돌아가 난만하게 웃으며 무자비한 탱크를 막아내려는 그림 속 기차놀이의 주인공이 된다.
 
< 이태호작가의 기차놀이 / 한지에 목판화 / 1500 x 70cm / 2021년 >
▲ 이태호 작가의 기차놀이 < 이태호작가의 기차놀이 / 한지에 목판화 / 1500 x 70cm / 202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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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작가 프레데릭 크라우케(독일)의 영상이다. 그는 2018년~2019년까지 DMZ 남과 북의 풍경이 모두 보이는 한 초소 유리창 세 면에 그림을 그린다. 세면에 보이는 풍경은 두면, 혹은 세면을 겹쳐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그림이다. 또 이 작업과 함께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일부 조각을 가져다가 DMZ 주민에게서 얻은 항아리에 담고 그 위에 나무를 심어 김장독처럼 DMZ 땅 속에 묻는다. 
 
프레데릭 크라우케가 DMZ 남북 해안이 보이는 작은초소 3면의 창에 평화를 염원하는 작품을 그리고 있다
▲ 독일 작가 프레데릭 크라우케 "잃어버린 국경선" 영상 中에서 프레데릭 크라우케가 DMZ 남북 해안이 보이는 작은초소 3면의 창에 평화를 염원하는 작품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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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 조각과 DMZ 흙이 담긴 한국의 항아리 속에서 나무가 자라 남북 통일과 세계 평화로 커져가는 작가의 기원을 담았다. 이 작품들은 작품의 틀이 되는 창문을 떼어 베를린으로 이송, 전시를 하게 된다.
 
크라우케는 세계 분단과 평화통일의 상징인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한조각을 DMZ 마을 주민에게서 얻은 항아리에 담고 나무를 심어 남북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다시 DMZ에 묻는다.
▲ 프레데릭 크라우케 영상 LOST BORDER 중에서 크라우케는 세계 분단과 평화통일의 상징인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한조각을 DMZ 마을 주민에게서 얻은 항아리에 담고 나무를 심어 남북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다시 DMZ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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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인 2019년 작가는 베를린 전시회를 위해 세 면의 유리창을 가지러 다시 DMZ에 가는데, 세 면 중에 북으로 난 면의 창이 세찬 바람에 그만 산산조작이 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방인인 프레데릭 크라우케는 이 창문을 떼는 해체 작업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프데데릭은 남은 두 개의 창문을 해체해서 베를린으로 이송하는 장면까지를 모두 영상에 담아 다큐를 제작한다. 
 
아래 죄측 사진 / 전시회 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 과정을 기획자 '하인리히 빌헬름 보만' 박사(좌측)에게  설명하는 프레드릭 크라우케 (우측)
▲ 작가 프레데릭 크라우케의 Lost Border 아래 죄측 사진 / 전시회 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 과정을 기획자 "하인리히 빌헬름 보만" 박사(좌측)에게 설명하는 프레드릭 크라우케 (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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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9년 11월, 독일에서 "장벽을 허물자" 라는 타이틀의 전시회는 큰 화제를 모으며 세계인의 공감을 사게 되는데, '관람객들과의 대화'에서 작가 프레데릭 크라우케는 전시 기획자인 하인리히-빌헬름 보만 박사와 이야기 나누며 '세계 유일 분단국가, 사실상 전쟁이 계속되는 나라'인 한국의 현주소를 전했다. 이를 통해 남북미중을 넘어 전 세계에 '종전의 필요성'과 '평화의 메시지'를 각인시켰다.

이 전시회 '전방'의 기획자이자 DMZ아트페스타 미술감독인 차주만 작가의 작품, <믿음만 있다면 건널 수 있다>(철 프레임, 고무 흙, 2021)의 날카로운 철조망 안에 우리 민족의 보물인 청자가 쓰러져 있다.

우리 민족이 하나 되어 민족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자는 의미이며 청자를 둘러싼 사각형의 철책 구조물은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4km 지점의 공간을 나타낸다. 보는 이들이 철로 착각하는 철조망은 실제로는 고무로 제작되어 있는데, "믿음만 있으면 건널 수 있다"는 작가의 간절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눈앞의 철조망은 허구이다. 하나 될 수 있다는 믿음만 가지면 우리는 건널 수 있다. 남북이 하나가 되는 데는 능동적인 마음과 자세를 가지고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라고 열변을 토한다. 이 작품은 군대 시절 최전방인 DMZ에서 근무하면서 바라보며 가진 철책선에서 대한 청년 차주만의 매우 복합적이고 복잡한 감정들의 결실이다.  
 
차주만작가 / 믿음만 있다면 건널 수 있다 (좌측 우)  나가시마 사토코 Color Names View in Hangul  (우측 위와 아래)
▲ 차주만 작가와 나가시마 사토코 작가 차주만작가 / 믿음만 있다면 건널 수 있다 (좌측 우) 나가시마 사토코 Color Names View in Hangul (우측 위와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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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신으로 현재 대구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니가시마 시토코 교수는 2008년부터 "Color Names"라는 '색상의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리즈를 실크스크린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평소 매일 보아온 360도 풍경의 '전방'(前方) 모두를 한국 색의 이름으로 표현한 작품, <Color Names View in Hangul>(컴그래픽 42×119 cm 2021)을 선보였다. 색의 이름의 다양성은 한 국가의 문화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며, 글씨에 색을 입히고 사물이 가지고 있는 단어를 글씨로 표현하고 색깔로 구분한다. 이 작품에서는 빨강 초록 하늘색 글씨가 모여 평화의 터전, 풍경을 이룬다.
 
(위) 이승택 작가의 무제 켄버스 위에 군용모포. 여러개의 훈장 (아래 좌) 서용선의 백령도 가는길 (아래 우) 이건용 작가의 분단과 평화 공존
▲ 이승백 작가, 서용선 작가, 이건용 작가 (위) 이승택 작가의 무제 켄버스 위에 군용모포. 여러개의 훈장 (아래 좌) 서용선의 백령도 가는길 (아래 우) 이건용 작가의 분단과 평화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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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위미술 선구자"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승택 작가의 이번 작품, <무제 캔버스 위에 군용모포, 여러 개 훈장>(355 x 220cm/2021년)은 그가 그간 받아왔던 훈장과 수상 메달, 유공자 증서 등의 오브제들과 6.25 전쟁 당시 사용했던 2개의 낡은 모포와 내의을 나열한 작품으로 그의 90년 인생을 기록한 서사적 회화이다.

6·25 참전 당시에 자신이 사용한 구멍 뚫리고 낡은 군용 모포, 그리고 그가 직접 사용한 삶의 실물들을 오브제들은 힘들고 지난했던 작가의 지난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분단과 평화, 그리고 공존에 대하여 

"섬은 언제나 흥미로운 곳이다. 그것은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섬, 백령도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백령도는 섬 이름부터 남북한 경계의 최전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백령도 가는 길은 인천에서 배를 탈 때부터 그 분위기가 다른 섬과는 전혀 다른데, 평소 일상에서는 무감한 남북 분단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철조망과 초소 경계병의 무정한 모습에서 남과 북 적대관계와 긴장감을 확인하게 된다. 서용선의 <백령도 가는 길>(캔버스 위에 아크릴 130.3 x 161.8 cm 2012.2020)은 그런 심리적 부담을 가지고 백령도행 여객선에 앉아 있는 자화상을 담고 있다.

"그림은 그려지는 순간 스스로의 언어로 태어나며 무엇을 지시하는 방향으로도 그림의 내용을 드러낸다"는 작가, 특히 그림 시작일부터 작업을 마친 일자를 그림의 한 부분으로 기입한 부분이 흥미롭다.

이건용 작가는 <분단과 평화 공존>(캔버스 위에 아크릴 컬라/162×130cm/2021년)을 선보였다. 왼팔과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움직여, 남북한의 분단과 평화 공존을 표현해서 '전쟁 속의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와 사랑'이라는 강력한 평화통일 메시지를 전한다. 이건용 작가는 미국 미술 매체 아트시(Artsy) 선정 '지금 주목해야 할 세계예술가 35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전시회 '전방'(前方)에는 관객들에게 평화에의 염원과 소망을 전하며 특히 다음 세대들을 위한 통일의 지표가 될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울러 전시장과 이어지는 또다른 방에는 평화 통일의 남북 상설전시가 열리고 있다. '평화의 피아노'부터 대한민국 전현직 대통령들의 '평화 통일 그리고 '남북 통일이 주는 의미와 경제 효과' 등이 여러가지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전시실 중간에 서울을 출발해서 평양을 지나 프랑스 파리까지 이어지는 'KTX 고속철도 모형'은 우리 가슴을 뛰게 한다. 어느새 나는 서울에서 출발하는 프랑스 파리행 고속열차를 타고 평양을 지나 시베리아 벌판을 지나고 있다.
 
평통예모 그리고 전시회 전방
▲ 평통예모와 전시회 "전방" 차주만 작가 평통예모 그리고 전시회 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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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전방'(前方)은 물론 덤으로 대한민국 통일 역사까지를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 문득 차주만 작가의 말이 생각났다.

"평화를 갈망하는 전략적 전시, 즉 물리적으로 싸우는 전방이 아닌 대중들의 의식의 지점을 최전방으로 생각한 지점, 즉 우리가 설정한 전방은 대중 속에 있다."

"앞으로도 많은 대중들이 주목하길 바라며 해외에서도 전시장뿐만 아닌 대중들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할 수 있는 광장을 섭외해 흥미롭게 전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차주만 작가의 말에 가슴 벅차다. 그래, "믿음만 있다면 우리는 건널 수 있어", 우리는 할 수 있어, We can do it !

덧붙이는 글 | 반드시 남과 북은 만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는 세계에 선포되어야 한다. 더 이상 주저 해서는 안된다. 이 멋진 전시회를 만들어 주신 '평통예모' 아름다운 예술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들이 있기에 한반도에 평화의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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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한 질서와 문화를 아름답고 살맛나는 문화로 바꿔가는 오마이에 새로운 마음으로 동참합니다. 음악과 영화를 사랑하는 병아리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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