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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테크길이 끝나는 전망대 아래 나무에서. 호숫가로 내려 온 능선들과 '참나무 언덕'이 한눈에 들어 온다. 이곳에 앉아 호수를 가만히 바라 보면 속세의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이 호수처럼 차분히 가라앉고 청명해질 것 같다. 사진 속 인물은 서승희 서산 해미읍성 상설공연 총예술감독.
 좌측 테크길이 끝나는 전망대 아래 나무에서. 호숫가로 내려 온 능선들과 "참나무 언덕"이 한눈에 들어 온다. 이곳에 앉아 호수를 가만히 바라 보면 속세의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이 호수처럼 차분히 가라앉고 청명해질 것 같다. 사진 속 인물은 서승희 서산 해미읍성 상설공연 총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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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 장소로 유명하며, 대청호 오백리길 21구간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4구간 호반낭만길 '명상의 정원'과 '물속마을 정원'에 대해 소개하겠다.(대청호 오백리길 사이트 참조 http://www.dc500.org/)

명상의 정원 일대는 2005년 방영된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영화 <역린>(2014), <나의 절친 악당들>(2014), <트루 픽션>(2017), <7년의 밤>(2018), <창궐>(2018) 등이 여기서 촬영됐다.

차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대전시에서 2020년 1월경 마산동쉼터 공영주차장과 공중화장실을 만들었다. 계속 방문객들이 늘어나자 대전시에서는 이곳 조금 아래인 '마산B지구' 버스주차장 뒤쪽에 자가용 72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을 올해 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느 곳에서 찍어도 '작품'만 나오네

명상의 정원이 만들어진 것은 2020년 6월경이다. 대전시 동구청은 기존에 있던 숲을 정리하고 거기에 기와담장, 대나무숲, 장독대, 팔각정 등을 만들었다. 보행매트도 깔고, 주차장에서 명상의 정원까지 걸어갈 수 있는 데크길도 설치했다. 

물속마을 정원은 대전마케팅공사에서 2020년 가을에 조성했다. 2층 팔각정 기와정자 '호반정'과 둥그렇게 만들어진 화단, 산책길 등을 만들었다. 호반정 앞 우물은 영화 <7년의 밤> 세트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두 갈래 길에서 좌측으로 빠지는 800미터 길이의 데크길과 '대청호 오백리길' 글씨 조형물, 옆의 정자(파고라)와 벤치,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에 세워진 철재프레임 포토존도 대전마케팅공사에서 '명품 오백리길 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 연말 쯤에 세운 것이다.

명상의 정원과 물속마을 정원은 보는 곳곳마다 다 아름다워 모든 곳이 사진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 중에서 사진포인트로 몇 군데 골라본다면 첫 번째는 왼쪽 데크길이 끝나는 전망대 아래 홀로 서 있는 한 그루 나무를 꼽을 수 있다.

여기는 일반인들보다 사진애호가들이 더 선호하는 곳인데, 새벽에 해가 뜰 때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색감과 나무의 분위기가 서로 어우러져 멋진 풍경사진이 나온다. 또 사람이 나무 아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뒤쪽이나 옆으로 찍어도 좋은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 글자 조형물이 세워진 장소. 언덕 아래쪽에서 위쪽을 바라보고 찍었다. 실루엣이 분위기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 글자 조형물이 세워진 장소. 언덕 아래쪽에서 위쪽을 바라보고 찍었다. 실루엣이 분위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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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포인트는 대청호 오백리길 글자 조형물과 옆으로 벤치, 팔각정(파고라)이 세워진 장소다. 여기는 대청호 오백리길 글자가 주는 상징성으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치지 않고 인증샷을 남기는 필수 코스다. 언덕 아래쪽에서 한낮에 태양을 바라보고 실루엣을 찍어도 분위기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광각렌즈로 언덕 위에서 글자 조형물과 함께 호수와 산을 사진에 넣어 풍경사진을 찍어도 좋고, 인물을 넣어도 괜찮다. 새벽에 글자 위로 태양이 뜨는 장면을 앵글로 잡으면 멋진 풍경사진이 나올 수 있다.

인물이 가장 아름답게 나오는 명소
  
'명상의 정원'에 놓여 있는 테이블 벤치에서. 호수에 관동묘려 앞쪽에 있는 가마우찌들의 집단 서식지인 모자섬이 보인다. 사진 속 인물은 서승희 서산 해미읍성 상설공연 총예술감독.
 "명상의 정원"에 놓여 있는 테이블 벤치에서. 호수에 관동묘려 앞쪽에 있는 가마우찌들의 집단 서식지인 모자섬이 보인다. 사진 속 인물은 서승희 서산 해미읍성 상설공연 총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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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물사진 찍기 좋은 명상의 정원이다. 여기는 설치돼 있는 기와담장과 그 옆에 만들어 놓은 장작더미ㅡ 예쁘장한 소나무, 대나무 숲 등을 이용해 인물사진을 찍어 두면 나중에 좋은 추억거리가 되겠다. 그리고 크고 작은 옹기와 장독, 맷돌 등이 있는 곳에서 대청호를 배경 삼아 풍경사진을 찍어도 좋고, 인물을 넣어 사진을 남겨도 괜찮은 그림이 되겠다.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뒷모습이나 앞모습을 사진에 담아도 분위기 있는 그림이 만들어진다. 또 테이블 의자에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며 차라도 한 잔 마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도 좋을 것 같다. 야생 거위들도 종종 명상의 정원 쪽으로 올라오기도 하는데, 운이 좋으면 거위를 사진에 담을 수도 있다.
  
'참나무 언덕' 풍경. 능선이 호숫가로 길게 뻗어 내렸고, 언덕 입구와 언덕 끝에 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참나무 언덕" 풍경. 능선이 호숫가로 길게 뻗어 내렸고, 언덕 입구와 언덕 끝에 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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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포인트는 명상의 정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걷고 싶어 하는 '참나무언덕'이다. 언덕 주위로 넓게 하얀 백사장이 형성돼 있고, 언덕 바로 앞에 섬까지 있어 상당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다.

이곳은 능선이 좁고 낮게 가다가 다시 높아지면서 넓게 형성된 언덕처럼 보여 수위가 높아지면 좁고 낮은 곳이 물에 잠겨 섬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곳에 참나무가 세 그루 있었는데, 지금은 한 그루가 죽고 두 그루만 살아 있다. 여기는 백사장 걷는 모습, 참나무와 함께 찍은 인물사진, 참나무언덕으로 걸어가는 모습 등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면 그냥 그림이 되는 멋진 곳이다.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에 세워 진 철재프레임 포토존. 사진 속 인물은 서승희 서산 해미읍성 상설공연 총예술감독.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에 세워 진 철재프레임 포토존. 사진 속 인물은 서승희 서산 해미읍성 상설공연 총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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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포인트는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였으며, 지금은 철재프레임이 세워져 있는 포토존이다. 이곳도 인증샷 장소로 빠질 수 없는 필수 코스인데, 촬영자가 조금씩 움직여 찍는 장소를 변경하면 철재프레임 속에 예쁜 섬이나 신상교, 바람의 언덕 등이 잡히기 때문에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좋은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가족들이 함께 왔을 경우는 앞쪽 벤치에 가족들이 앉고 한 명 씩 돌아가면서 철재프레임에 앉거나 기대어 사진을 찍어도 좋은 추억거리가 되겠다.

마지막 사진포인트는 '물속마을 정원'이다. 영화 <7년의 밤> 세트로 만들어 둔 우물과 그 옆의 버드나무를 대청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좋고, 한국적인 멋을 드러내기 위해 건설한 이층 팔각정 기와정자 위에 올라가 대청호 전체 풍경을 찍어도 괜찮다. 겨울철에는 새벽에 우물가 앞쪽에서 해돋이 사진을 많이 찍는데, 산에서 떠오르는 해와 호수에 비친 햇살, 그리고 우물가 앞쪽 조그만 웅덩이에 비친 해그림자가 한 장의 사진에 담겨져 멋진 일출 사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똑같은 길 걸어도 처음 온 길처럼 느껴진다"

40년 가까이 대청호와 인연을 맺고 있는 이주진 대전문화유산울림 상임이사는 "아침 물안개 필 적의 환상적인 모습, 물이 빠진 뒤 깨끗한 백사장이 드러난 풍경, 봄에 참나무 언덕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에 핀 야생화는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에 비가 오고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면 대청호가 한폭의 동양화로 변해 버리고, 참나무 언덕과 '바람의 언덕은 물에 잠겨 섬이 되어버린다. 겨울에 눈이 오면 온 천지가 하얗게 변하며,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으면 황홀하다"며 "대청호는 어느 달에 어떤 길을 걷느냐에 따라 똑같은 길을 갔어도 처음 온 길처럼 느껴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소리짓발전소 대표이자 서산 해미읍성 상설공연 총예술감독인 서승희씨는 명상의 정원과 물속마을 정원 코스를 기자와 함께 걸어 본 뒤 "대전 시내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시선 돌리는 곳마다 그림이 되고, 사진찍기에도 너무 좋은 곳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숲 냄새와 물 냄새를 동시에 맡으며 걷는 길은 환상적이다. 사막같기도 한 백사장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호수가 대청댐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적인 세트장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곳을 걷는 사람들 표정이 여유롭고 차분해 보였다. 자연이 주는 힘인 것 같다. 바람을 쐬고 싶다거나 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여기가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고 전했다.

명상의 정원과 물속마을 정원 길은 마산동쉼터 공영주차장(대전시 동구 마산동 551-4)에 차를 정차한 뒤, 흔들의자가 있는 테크길 입구 → 두갈래 길 중 좌측 데크길 → 데크길 끝의 사각프레임이 있는 전망대 → 호숫가 전망대 바로 앞 나무 → 대청호 오백리길 글자가 새겨진 조형물과 벤치 → 한옥담장과 장독대가 있는 명상의 정원 → 참나무언덕 → 물속마을 정원 → 좌측 흙길을 따라 가면 나오는 데크길과 전망대 →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덧붙이는 글 | 대청호는 기상변화와 대청댐의 수위조절 등에 따라 변화가 많은 곳이다. 어느 때 대청호에 가 본 곳이 기자가 찍은 사진 모습과 다를 수도 있다. 이런 점 충분히 고려해서 여행하시면 좋을 것 같다.


태그:#대청호, #대청호 오백리길, #명상의 정원, #물속마을 정원, #슬픈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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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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