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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가 세계인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저항의식 또한 꺾이지 않고 타오르고 있다. 

그 의지를 북돋는데 한국의 민중가요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의 뮤지션들이 부른 미얀마 민중가요 '어찌 잊으리'와 우리 노래 '광야에서'다.

지난 11일 마포에 있는 사무실에서 네 명의 뮤지션이 만든 그룹 '라오니엘'의 리더 전현규씨와 재한 미얀마 대학생 얀나쏘잉을 만나 이들의 활동 방향과 미얀마 상황을 들어봤다.
 
미얀마 사태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에 미얀마 민중가요 '어찌잊으리'를 찾아서 번안해 부르고 우리나라 노래 '광야에서'를 같이 붙여 부르며 미얀마 시민들에게 희망을 준 뮤지션 라오니엘과 미얀마 대학생과의 인터뷰
▲ "라오니엘" 리더 전현규와 재한미얀마 대학생 "얀나잉쏘" 미얀마 사태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에 미얀마 민중가요 "어찌잊으리"를 찾아서 번안해 부르고 우리나라 노래 "광야에서"를 같이 붙여 부르며 미얀마 시민들에게 희망을 준 뮤지션 라오니엘과 미얀마 대학생과의 인터뷰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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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의 봄', '챌린저' 등을 널리 알려주시면 좋겠다"

- 소개 좀 해달라 특히 나이가 궁금하다. 이런 문제 인식을 갖고 노래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이십대라 매우 신선할 것 같다
"'라오니엘' 그룹명으로 네 명의 뮤지션이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라오니엘'이다. 많은 사람이 미얀마 사태를 잘 알지 못했을 때 처음 시작했다. 저는 리더 전현규로 37살이다. 멤버 한 명은 36살, 나머지 두 명은 25, 26살이다.

국내에도 41년 전 5.18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미얀마 사태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미얀마 민중가요를 찾아봤던 게 시작이다."

-광주는 언로가 다 차단됐었으나 지금의 미얀마 사태는 SNS를 통해 빠르게 전달되고 있다. 뉴스 보도도 많이 나와서 세계인의 관심 속에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는가?
"차이는 분명하다. 실제로 자행되는 폭력은 국내언론에서 노출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미얀마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보면 광주의 모습과 일제 강점기때 친일 경찰들이 사람들에 가한 폭력들이 섞여 있다. 굉장히 잔혹하다."

- 미얀마 시민들은 무장투쟁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지.
"무장투쟁도 있다. 사제폭탄 등을 온라인에서 구입해서 만든 것을 가지고 있다. 지하루트로 도와주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것을 들고 나가서 군부와 싸우는 순간 군에서는 '반군'으로 지정이 되는 거다. 그러면 자기네들이 탱크, 전투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명분이 되는 거다. 그래서 미얀마 시민들이 우리나라 촛불처럼 반 무력시위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평화시위를 할 수밖에 없다는 건가?
"네, 꽃, 촛불, 피켓시위 이런 것을 하는 거다. 거기서도 반정부 군인이 있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예전에 '임시정부' 형태인데 일부 소수민족들이 무기를 가지고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다. 

미얀마 대학생들이 초창기에는 유엔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도 많이 보냈다. 그런데 지금은 유엔에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친구들도 방향을 바꾼 것이 영향력 있는 연예인 또는 영향력 있는 누군가가 이런 것들을 다뤄주기 시작하면 굉장히 빠르게 국민 사이에 퍼진다. 미얀마 친구들은 챌린저를 통해 이런 내용이 퍼지기를 기대하고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자신들이 시작하는 힘은 적지만 어떻게 퍼지고 커져 나가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에 희망을 거는 것이다."

-주로 시위는 학생들이 참여하는가?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위주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평화시위를 한다고 해도 옆에서 무력진압 때문에 사람이 죽어 나가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격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 친구들이 투쟁의 목표는 같은데 계파도 있고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친구들이 힘들어한다. 목소리도 각기 다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마케팅이다. '미얀마의 봄' 이런 행사를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전적인 부분도 필요하다. 원래는 국내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자국에서는 형제나 부모님이 학비ㆍ용돈 보내준 것으로 생활하던 학생들이다. 학비를 못 내서 휴학하는 부분, 법률적인 문제에 대한 도움도 필요하다. 금전적 후원은 재한미얀마 대학생 활동 측에서 곧 계좌개설을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친구들이 하는 국내 활동들 '미얀마의 봄', '챌린저' 등을 널리 알려주시면 좋겠다."

-재한미얀마대학생연합회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단체그룹 카톡에 160여 명 된다. 실제로는 300여 명이다. 어제 들은 얘기로는 (정부에서 집계)천명 넘는다고 들었다."

-'라오니엘'이 부른 미얀마 번안 노래 등이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킨 것인지 궁금하다.
"대부분의 미얀마 시민들이 알 정도다.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다. 미얀마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도 알려졌다. 더 유명한 이유는 이 친구들이 미얀마 노래를 번안해서 불러주니까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에 저희가 준비한 건 미얀마 학생들이 실제 참여한 음악이다. 어느 곡이 좋겠는지 물어보고 미얀마에서는 '알럿무시' 즉 <반대하다>라는 뜻을 가진 곡에 '그날이 오면'을 붙였다. 

이 친구들한테 처음 알려진 곡은 '광야에서'와 번안한 미얀마 곡 '어찌 잊으리'다. 이번에 재한미얀마 학생들과 선정해서 함께 부른 곡은  '알랏무시'를 번안한 '그날이 오면'이다. 미얀마 곡을 한국어로 번안해 부른 건 저희가 처음인것 같다."

-미얀마 현지에서 집회시에 이 노래들을 계속 부르는 건가?
"항상 부르고 있다. 그리고 '알랏무시' 같은 경우 집에서만 불러도 잡혀간다. 실제로 그렇게 노래를 부르다가 잡혀간 이웃들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어찌 잊으리' 이 곡을 번안해서 부를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국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으니까, 분명히 미얀마에도 민중가요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접근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니 '어찌 잊으리'가 있었다. 저희가 부르기에도 어렵지 않아 번역해서 부른 것이다. 미얀마 곡과 우리나라 곡을 연속으로 같이 붙인 것이다. 조회 수는 20만 정도다. 미얀마 영상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 많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은. 
"이 친구들은 이 사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이나 각자의 SNS를 통해 이 친구들의 활동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덧붙이는 글 | 신문고뉴스에도 게재됩니다.


태그:##미얀마의봄, ##라오니엘, ##세이브미얀마,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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