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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서울장차연)등 5개 단체가 9일 서대문 경찰청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침해 특별수사본부'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서울장차연)등 5개 단체가 9일 서대문 경찰청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침해 특별수사본부"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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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매달아 때린 게 CCTV에 찍혔는데도 바뀌는 게 없다. 장애인들이 얼마나 더 맞아야 하나. 매년 장애인시설에서 이런 사건이 터지고, 기자회견을 한다. 그런데, 경찰은 뭐하나.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그렇게 빨리 특수수사본부를 만들어 대처했던 경찰은 왜 장애인 폭행 문제는 질질 끄나."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등 5개 단체가 9일 서대문 경찰청 앞에 모였다.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인권침해 장애인거주시설 '라파엘의 집'에 대한 경찰의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한다"면서 "경찰은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침해 특별수사본부'를 만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도 가해 정황 직원, 피해자 같은 공간에..."
 
 서울장차연은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침해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포함한 요구안을 경찰청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서울장차연은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침해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포함한 요구안을 경찰청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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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물 먹이며 머리 폭행하기, 운동용 공 몸에 맞히기, 선 자세를 유지하는 보조운동기구인 기립기를 나무로 임의 제작해 묶어두기.

이같은 폭력이 발생한 곳은 장애인거주시설인 여주 '라파엘의 집'이다. 이곳의 생활재활교사를 비롯한 직원 15여 명은 중증장애인 7명을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2020년) 1월부터 6개월간 벌어진 일이었다. 코로나로 외부 접촉이 제한된 상황에서 라파엘의 집에서 벌어진 폭력은 경찰조사 후인 지난 3월에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여주 라파엘의 집에 집단 거주하는 이들은 140여 명으로 알려졌다. 거주인의 대부분은 시각·발달 중복장애인이다. 라파엘의 집은 경기도 여주에 있지만 운영자금은 서울시에서 나온다. 시설의 법인인 사회복지법인 하상복지재단이 서울 강남구에 있기 때문이다. 여주 라파엘의 집은 서울시 관리·감독을 받는 거주시설 중에서 거주인 100명이 넘는 초대형 거주시설 5곳 중 1곳이다. 지난해 10월에 거주인 24명, 종사자 10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인 박현정 국립서울맹학교 학부모 회장은 "라파엘의 집은 서울시 돈으로 운영된다. 당연히 서울시를 비롯한 경찰청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주경찰서가 이 사건을 어떻게 수사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속절없이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처럼 지난해 9월, 여주경찰서는 라파엘의 집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2월 가해직원 15명을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가해정황이 있는 일부 직원은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장차연은 "지금도 가해 정황이 있는 직원과 피해자는 분리되지 않고 있다. 이들을 한 공간에 두면 피해자 진술이 오염되거나 2차 가해의 위험이 있다"면서 "경찰은 당장 가해 정황이 있는 직원과 피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어 "경찰, 지자체,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어디에서도 가해자와 분리자의 조치가 늦어진 점, 학대 증거가 뚜렷한데도 경찰조사가 7개월이 걸린 점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폭행 계속 발생... 철저한 수사와 후속 조치 필요"

서울장차연은 또 라파엘의 집에서 벌어진 장애인폭행 사건은 다른 장애인거주시설에서도 반복됐다고 강조했다. 정민구 장애와 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2018년 울산광역시와 경북 경주시, 2019년 경기도와 전북 장수군, 2020년 서울시, 경기도, 경남 합천군, 전북 무주군 등 장애인거주시설 폭행, 추행,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다"면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앞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6일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라파엘의 집' 학대 사건의 정확한 조사를 요구하며,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구 활동가는 "장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전국 37개 100인 이상의 장애인거주시설을 대상으로 인권 침해 전수 조사를 약속을 받았다"면서 "전수조사가 시작되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장차연은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침해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비롯해 ▲ 경기도 여주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 ▲ 발달장애인과 의사소통 경험이 많은 경찰관의 전담 조사 진행 ▲ 신뢰 관계에 있는 조력인 지원이 담긴 요구안을 경찰청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박현정 회장은 "장애인들이 제대로 의사표시를 하지 못한다고 아픔도 못 느끼는 줄 아나. 내 딸을 비롯한 장애인들 모두 맞으면 아프고, 괴롭히면 힘들다. 우리의 요구를 꼭 들어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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